공군 병사가 ‘계집 파일’ 만들어 여군 평가…뒤늦게 수사의뢰

입력 2023.05.23 (07:23) 수정 2023.05.23 (20: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공군의 한 부대에서 당직 병사들이 여군 간부들의 외모를 평가하며 저급한 욕설이 적힌 문서를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부대 간부들은 신고를 받고도 즉각 조치하지 않아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군의 한 전투비행단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인계 노트'입니다.

교대 근무자들 사이에서 해야 할 일들을 공유하기 위해 문서 파일로 만들어 공용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파일에는 근무 정보뿐 아니라 여군 장교 얼굴 사진과 신상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사진 밑으로 외모 평가와 저급한 욕설, 성적인 행위를 뜻하는 단어가 댓글처럼 달려있습니다.

또 다른 문건에는 다른 여군 사진과 함께 성폭력을 뜻하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이 문서들 외에 '계집 파일'이라는 이름의 다른 파일도 존재했는데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계집 파일'과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인수인계 노트'는 현재 해당 컴퓨터에서 삭제된 상태.

하지만 최근 한 병사가 파일 일부를 발견했고 간부에게 신고했습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피해자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올바른 절차에 따라서 이번 일이 해결되고,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해서..."]

하지만 부대 내 조치도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위관급 장교를 포함한 간부 3명은 '해당 파일을 지우라'며 요구하는 등 처리를 차일피일 미뤘고 대대장에 보고하지도 않았습니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공군은 보고를 지연한 간부 3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또 해당 문건을 작성한 전역 병사를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당시 해당 문건을 볼 수 있었던 병사들은 8명으로 모두 제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공군 병사가 ‘계집 파일’ 만들어 여군 평가…뒤늦게 수사의뢰
    • 입력 2023-05-23 07:23:40
    • 수정2023-05-23 20:05:37
    뉴스광장
[앵커]

공군의 한 부대에서 당직 병사들이 여군 간부들의 외모를 평가하며 저급한 욕설이 적힌 문서를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부대 간부들은 신고를 받고도 즉각 조치하지 않아 징계를 받게 됐습니다.

이수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공군의 한 전투비행단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수인계 노트'입니다.

교대 근무자들 사이에서 해야 할 일들을 공유하기 위해 문서 파일로 만들어 공용 컴퓨터에 저장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파일에는 근무 정보뿐 아니라 여군 장교 얼굴 사진과 신상정보가 적혀 있습니다.

사진 밑으로 외모 평가와 저급한 욕설, 성적인 행위를 뜻하는 단어가 댓글처럼 달려있습니다.

또 다른 문건에는 다른 여군 사진과 함께 성폭력을 뜻하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이 문서들 외에 '계집 파일'이라는 이름의 다른 파일도 존재했는데 수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계집 파일'과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인수인계 노트'는 현재 해당 컴퓨터에서 삭제된 상태.

하지만 최근 한 병사가 파일 일부를 발견했고 간부에게 신고했습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피해자가 존중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올바른 절차에 따라서 이번 일이 해결되고, 피해자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해서..."]

하지만 부대 내 조치도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위관급 장교를 포함한 간부 3명은 '해당 파일을 지우라'며 요구하는 등 처리를 차일피일 미뤘고 대대장에 보고하지도 않았습니다.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공군은 보고를 지연한 간부 3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또 해당 문건을 작성한 전역 병사를 민간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당시 해당 문건을 볼 수 있었던 병사들은 8명으로 모두 제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뉴스 이수민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