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영정’ 두고 갈등…남원시-시민단체 대립

입력 2023.05.23 (09:53) 수정 2023.05.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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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춘향제를 앞둔 남원에서 춘향 영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색 논란을 빚어 떼어낸 자리에 어떤 영정을 걸지를 놓고 남원시와 시민단체가 맞서고 있는 건데요,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원시 광한루원에 있는 춘향 사당.

춘향 영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3년 전 왜색 논란이 불거지며 철거됐기 때문입니다.

남원시는 이후 영정을 새로 그리기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가 소설 속 춘향이 조선시대에 사는 10대인 점을 고려해 이에 맞는 영정을 그리기로 결정했고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남원시 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그때(조선) 시대 고증을 해서 복장이랑 의복은 그렇게 고증을 거쳤고, 남원에 있는 학교에 요청해서 (10대) 얼굴들을 이제 표준 얼굴로 만들어서…."]

저고리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여성.

1930년대 강신호, 임경수 화백이 그린 '춘향 최초 영정'으로 알려진 그림입니다.

시민단체는 일제가 식민 지배 당시 이 최초 영정 대신, 친일 작가가 그린 그림을 내거는 방식으로 항일 정신을 억눌렀다며 새로 그린 영정이 아닌 이 최초 영정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경식/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위원장 : "('최초 영정'은) 우리 민족 정신과 조국을 향한 일편단심을 담은 영정입니다. (그런데 남원시가) 결정을 내서 새로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런 건 잘못된 것이고 다시 시민들의 뜻을 합쳐서…."]

정통성과 저항 정신을 담은 최초 영정을 지켜야 한다는 시민단체 반발 속에, 남원시는 오는 25일 개막하는 춘향제에 새로 그린 영정 봉안식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마찰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화면 제공: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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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향 영정’ 두고 갈등…남원시-시민단체 대립
    • 입력 2023-05-23 09:53:56
    • 수정2023-05-23 10:49:55
    930뉴스(전주)
[앵커]

춘향제를 앞둔 남원에서 춘향 영정을 둘러싸고 갈등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색 논란을 빚어 떼어낸 자리에 어떤 영정을 걸지를 놓고 남원시와 시민단체가 맞서고 있는 건데요,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남원시 광한루원에 있는 춘향 사당.

춘향 영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습니다.

3년 전 왜색 논란이 불거지며 철거됐기 때문입니다.

남원시는 이후 영정을 새로 그리기 위한 연구 용역에 들어가 소설 속 춘향이 조선시대에 사는 10대인 점을 고려해 이에 맞는 영정을 그리기로 결정했고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남원시 관광시설사업소 관계자/음성변조 : "최대한 그때(조선) 시대 고증을 해서 복장이랑 의복은 그렇게 고증을 거쳤고, 남원에 있는 학교에 요청해서 (10대) 얼굴들을 이제 표준 얼굴로 만들어서…."]

저고리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여성.

1930년대 강신호, 임경수 화백이 그린 '춘향 최초 영정'으로 알려진 그림입니다.

시민단체는 일제가 식민 지배 당시 이 최초 영정 대신, 친일 작가가 그린 그림을 내거는 방식으로 항일 정신을 억눌렀다며 새로 그린 영정이 아닌 이 최초 영정을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경식/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위원장 : "('최초 영정'은) 우리 민족 정신과 조국을 향한 일편단심을 담은 영정입니다. (그런데 남원시가) 결정을 내서 새로 그리기로 했습니다. 그런 건 잘못된 것이고 다시 시민들의 뜻을 합쳐서…."]

정통성과 저항 정신을 담은 최초 영정을 지켜야 한다는 시민단체 반발 속에, 남원시는 오는 25일 개막하는 춘향제에 새로 그린 영정 봉안식을 강행할 예정이어서 마찰이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화면 제공: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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