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의견 수렴도 형식적…검증은 말뿐?

입력 2023.05.23 (21:39) 수정 2023.05.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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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말일로 예정된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 기간이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각종 문제점과 의혹에 대한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도민 의견만 수렴하고 있는데요.

도민들은 제주도의 의견수렴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결정 이틀 만에 전격 발표된 국토부의 기본계획안, 오영훈 지사는 도민 결정권을 내세우며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지난 3월 8일/KBS제주 7시 뉴스 : "우선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내용이 가장 중요하고요. 기본계획 내용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지난번과 어떤 차이, 어떻게 보완이 됐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도민 의견 수렴이 진행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오 지사가 강조했던 제주도 차원의 검증은 없습니다.

의견 수렴은 제대로 되고 있을까.

제주시내 한 주민센터에 마련된 자료 공람 자립니다.

3천 페이지가 넘는 전량환경영향평가서, 여기에 입지 타당성 평가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서까지 6권이나 됩니다.

전문용어들이 가득한 데다, 공람한 주민도 거의 없습니다.

[이동구/제주시 이호동 : "알기 쉽게 만들어야죠. 간단하게. 너무 복잡해서 누가 앉아서 저걸 다 보겠어요."]

이 읍사무소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접수된 의견서는 2건, 평가서를 읽는 것부터가 어렵습니다.

[문세숙/제주시 조천읍 :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지금 같은 경우는 저희는 아무것도 몰라요. 이게 여기 있는 줄도 몰랐고요."]

고성이 오가고, 욕설까지.

지난 3월 성산읍을 시작으로 4차례 진행된 도민 경청회는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기보다 찬반 측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로 끝이 났습니다.

[강정연/서귀포시 성산읍/경청회 참석자 : "도민 경청회가 아니라 맨 앞의 (용역사 설명)순서들은 제2공항 건설을 목적으로 해서 진행되었던 사례 발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실제 자료 공람과 경청회, 제주도 홈페이지로 접수된 도민 의견 천430여 건 가운데 80%가 단순 찬반 입장 표명에 그쳤습니다.

[정영신/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 "(안전성, 조류충돌 등)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 조사를 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거든요. (도민)결정은 그 다음에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가 강조한 도민 결정권의 시간, 의견수렴이 형식에 그치는 건 아닌지, 검증은 말뿐인 건지 되새겨 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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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공항 의견 수렴도 형식적…검증은 말뿐?
    • 입력 2023-05-23 21:39:16
    • 수정2023-05-23 21:59:46
    뉴스9(제주)
[앵커]

이달 말일로 예정된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 수렴 기간이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제2공항 갈등 해결을 위해 각종 문제점과 의혹에 대한 검증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도민 의견만 수렴하고 있는데요.

도민들은 제주도의 의견수렴 방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결정 이틀 만에 전격 발표된 국토부의 기본계획안, 오영훈 지사는 도민 결정권을 내세우며 검증을 강조했습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지난 3월 8일/KBS제주 7시 뉴스 : "우선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내용이 가장 중요하고요. 기본계획 내용이 어떻게 정리됐는지, 지난번과 어떤 차이, 어떻게 보완이 됐는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도민 의견 수렴이 진행된 지 석 달 가까이 지난 지금, 오 지사가 강조했던 제주도 차원의 검증은 없습니다.

의견 수렴은 제대로 되고 있을까.

제주시내 한 주민센터에 마련된 자료 공람 자립니다.

3천 페이지가 넘는 전량환경영향평가서, 여기에 입지 타당성 평가와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서까지 6권이나 됩니다.

전문용어들이 가득한 데다, 공람한 주민도 거의 없습니다.

[이동구/제주시 이호동 : "알기 쉽게 만들어야죠. 간단하게. 너무 복잡해서 누가 앉아서 저걸 다 보겠어요."]

이 읍사무소 사정도 마찬가집니다.

접수된 의견서는 2건, 평가서를 읽는 것부터가 어렵습니다.

[문세숙/제주시 조천읍 :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지금 같은 경우는 저희는 아무것도 몰라요. 이게 여기 있는 줄도 몰랐고요."]

고성이 오가고, 욕설까지.

지난 3월 성산읍을 시작으로 4차례 진행된 도민 경청회는 제기된 의혹들을 해소하기보다 찬반 측 입장만 재확인하는 자리로 끝이 났습니다.

[강정연/서귀포시 성산읍/경청회 참석자 : "도민 경청회가 아니라 맨 앞의 (용역사 설명)순서들은 제2공항 건설을 목적으로 해서 진행되었던 사례 발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실제 자료 공람과 경청회, 제주도 홈페이지로 접수된 도민 의견 천430여 건 가운데 80%가 단순 찬반 입장 표명에 그쳤습니다.

[정영신/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 "(안전성, 조류충돌 등)논란이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학적 조사를 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거든요. (도민)결정은 그 다음에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가 강조한 도민 결정권의 시간, 의견수렴이 형식에 그치는 건 아닌지, 검증은 말뿐인 건지 되새겨 봐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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