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화장실서 ‘불법 촬영’ 피해…호텔 측은 “조용히 해달라”

입력 2023.05.23 (21:41) 수정 2023.05.2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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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특급 호텔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불법촬영을 하고 달아났습니다.

피해자는 촬영당한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이 남성을 쫓아가다 넘어져 다치기까지 했는데 호텔 측은 가해자를 잡는 대신 '소란을 피운다'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젯밤(22일) 10시쯤, 외국인 알렉스 정 씨는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친구들을 만난 뒤 공용화장실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변기 앞에 서 있는 정 씨 곁으로 웬 남성이 다가오더니, 불쑥 휴대전화를 들이밀었습니다.

[알렉스 정 : "뒤에서 누가 인기척과 이렇게 어깨에 핸드폰을 이제 아래로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놀라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 정 씨가 상황을 눈치채자 마자 가해자는 도망갔습니다.

정 씨는 급하게 쫓다가 회전문 등에 부딪쳐 다쳤고, 호텔 밖까지 추격했지만 가해자를 잡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호텔 측은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알렉스 정 : "저기 1층에서 여기까지 뛰어 왔어요, 그다음 경찰을 만나서 설명하고..."]

범인을 놓친 정 씨가 호텔 측에 항의하자, 돌아온 건 조용히 해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화난 정 씨가 언성을 높였다고 오히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알렉스 정 : "진짜로 성범죄에 당한 건데, 피해자인데 그 사람이 화낼 수 있고 그 업장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호텔 측은 사건 당시 돕지 않았던 것은 직원들도 상황 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고, 피해 손님을 신고한 건 다른 손님들이 있는 상황에서 해결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의 안정을 위한 노력은 물론 피의자 추적을 위한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한 시간 전부터 호텔 안을 배회한 행적이 CCTV에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자료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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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급호텔 화장실서 ‘불법 촬영’ 피해…호텔 측은 “조용히 해달라”
    • 입력 2023-05-23 21:41:49
    • 수정2023-05-23 22: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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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특급 호텔 화장실에서 한 남성이 불법촬영을 하고 달아났습니다.

피해자는 촬영당한 것을 알아차리자마자 이 남성을 쫓아가다 넘어져 다치기까지 했는데 호텔 측은 가해자를 잡는 대신 '소란을 피운다'면서 오히려 피해자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젯밤(22일) 10시쯤, 외국인 알렉스 정 씨는 서울의 한 특급호텔에서 친구들을 만난 뒤 공용화장실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변기 앞에 서 있는 정 씨 곁으로 웬 남성이 다가오더니, 불쑥 휴대전화를 들이밀었습니다.

[알렉스 정 : "뒤에서 누가 인기척과 이렇게 어깨에 핸드폰을 이제 아래로 촬영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놀라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 정 씨가 상황을 눈치채자 마자 가해자는 도망갔습니다.

정 씨는 급하게 쫓다가 회전문 등에 부딪쳐 다쳤고, 호텔 밖까지 추격했지만 가해자를 잡지 못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호텔 측은 아무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알렉스 정 : "저기 1층에서 여기까지 뛰어 왔어요, 그다음 경찰을 만나서 설명하고..."]

범인을 놓친 정 씨가 호텔 측에 항의하자, 돌아온 건 조용히 해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화난 정 씨가 언성을 높였다고 오히려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알렉스 정 : "진짜로 성범죄에 당한 건데, 피해자인데 그 사람이 화낼 수 있고 그 업장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호텔 측은 사건 당시 돕지 않았던 것은 직원들도 상황 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고, 피해 손님을 신고한 건 다른 손님들이 있는 상황에서 해결이 안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의 안정을 위한 노력은 물론 피의자 추적을 위한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해자는 범행 한 시간 전부터 호텔 안을 배회한 행적이 CCTV에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자료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전유진/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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