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일대 마비 왜?…“원인은 스프레이”

입력 2023.05.2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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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0시쯤 제주국제공항 일대. 도로에 전세버스가 줄을 지어 있다.오늘 오전 10시쯤 제주국제공항 일대. 도로에 전세버스가 줄을 지어 있다.

오늘(24일) 오전 10시쯤 KBS 제주에 "전세버스 때문에 제주국제공항 일대가 마비됐다"는 제보 전화가 왔습니다.

공항 일대 교통이 정체되면서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걸까.

■ 수학여행단 기다리는 전세버스에 교통 체증…"항공기 지연 때문"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가보니, 실제로 제주공항 주변 도로에 전세버스 수십 대가 줄지어 있어 다른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공항 주차장도 가득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공항에 들어오는 데만 두 시간 반이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대기 중인 전세버스들은 다른 지역 수학여행단이 예약한 것으로,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공항 주변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 오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출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 ‘지연(DELAYED)’ 표시가 가득하다.오늘 오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출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 ‘지연(DELAYED)’ 표시가 가득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근래 들어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단이 크게 늘면서 오전 시간 이 같은 정체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하루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수학여행단만도 27개 팀으로, 한 학교당 많게는 400명이 오면 차량 10대가량이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날은 여느 때보다 유독 정체가 심하다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이었습니다. 항공기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지연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늘 오후 3시 기준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기 110편과 출발편 96편이 지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수하물 속 스프레이 검사하느라 장시간 소요"

기상특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 왜 항공기가 지연된 걸까.

한국공항공사에 지연 사유를 물으니 "김포공항에서 수학여행단이 화재 위험이 있는 스프레이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면서 직원들이 일일이 개봉해 검사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기내 선반에 한도가 있다 보니 인솔 선생님들이 가능한 한 위탁 수화물로 부치라고 안내했고, 이 과정에서 위탁으로 맡기면 안 되는 화학물 스프레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됐다는 게 공항공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오늘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한 수학여행단 모습.오늘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한 수학여행단 모습.

헤어 스프레이의 경우, 폭발로 인한 화재의 위험으로 국제선은 대부분 국가에서 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내선은 생활용품일 때 1인당 1개 500ml 이내만 기내·위탁 수하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스프레이가 항공기 발목을 잡으면서, 이날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이용객 수천 명도 지연에 따른 영향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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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공항 일대 마비 왜?…“원인은 스프레이”
    • 입력 2023-05-24 16: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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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0시쯤 제주국제공항 일대. 도로에 전세버스가 줄을 지어 있다.
오늘(24일) 오전 10시쯤 KBS 제주에 "전세버스 때문에 제주국제공항 일대가 마비됐다"는 제보 전화가 왔습니다.

공항 일대 교통이 정체되면서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어떻게 된 걸까.

■ 수학여행단 기다리는 전세버스에 교통 체증…"항공기 지연 때문"

취재진이 직접 현장에 가보니, 실제로 제주공항 주변 도로에 전세버스 수십 대가 줄지어 있어 다른 차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공항 주차장도 가득 차 있는 상태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공항에 들어오는 데만 두 시간 반이 걸렸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대기 중인 전세버스들은 다른 지역 수학여행단이 예약한 것으로,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 공항 주변에서 머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 오전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출도착을 알리는 전광판에 ‘지연(DELAYED)’ 표시가 가득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근래 들어 제주를 찾는 수학여행단이 크게 늘면서 오전 시간 이 같은 정체 현상이 반복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날 하루 제주공항을 이용하는 수학여행단만도 27개 팀으로, 한 학교당 많게는 400명이 오면 차량 10대가량이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날은 여느 때보다 유독 정체가 심하다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설명이었습니다. 항공기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지연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늘 오후 3시 기준 제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기 110편과 출발편 96편이 지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수하물 속 스프레이 검사하느라 장시간 소요"

기상특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 왜 항공기가 지연된 걸까.

한국공항공사에 지연 사유를 물으니 "김포공항에서 수학여행단이 화재 위험이 있는 스프레이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면서 직원들이 일일이 개봉해 검사하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기내 선반에 한도가 있다 보니 인솔 선생님들이 가능한 한 위탁 수화물로 부치라고 안내했고, 이 과정에서 위탁으로 맡기면 안 되는 화학물 스프레이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됐다는 게 공항공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오늘 오후 제주공항에 도착한 수학여행단 모습.
헤어 스프레이의 경우, 폭발로 인한 화재의 위험으로 국제선은 대부분 국가에서 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내선은 생활용품일 때 1인당 1개 500ml 이내만 기내·위탁 수하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스프레이가 항공기 발목을 잡으면서, 이날 김포공항과 제주공항 이용객 수천 명도 지연에 따른 영향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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