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줄었는데 역대 2위?…3월 사망자 수의 비밀

입력 2023.05.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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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입니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인구 동향' 자료도 그래서 관심의 대상입니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매번 '최저 기록'을 경신하는 현실이 이번에도 이어졌는지,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지 이 자료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4일 발표된 '2023년 3월 인구 동향'에서는 사망 통계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지난 3월 사망자가 1년 전보다 무려 35% 넘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1년 만에 사망자가 이렇게 많이 줄어든 건 처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3월 사망자 지난해 대비 35.2%↓…'역대 최대 감소'


지난 3월 사망자는 2만 8,92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인 2022년 3월 사망자 수가 4만 4,611명인 것과 비교하면 1만 5,689명, 약 35.2%가 감소한 겁니다.

전례 없는 감소의 원인은 올해가 아니라 지난해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달 사망자 수는,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19년부터 줄곧 2만 명 대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1년 12월 3만 1,664명으로 불쑥 치솟더니, 2022년 1월 2만 9,848명 2월 2만 9,295명 그리고 3월엔 4만 4,461명으로 급증합니다. 지난해 4월에도 사망자 수는 3만 6,000명을 넘어섰다가 6월에야 2만 명 대 중반 수준으로 다소 안정을 찾았습니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월별 사망자 숫자가 가장 컸던 때입니다.

이런 흐름은 코로나 신규 확진 환자 수 그래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지난해 봄 코로나가 대유행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3월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무려 990만 명을 넘을 만큼 전국을 휩쓸고 갔습니다. 코로나 19 '엔데믹'이 선언될 때까지 우리가 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사망자 수로 보면 전염병의 흔적이 깊게 남은 겁니다. 지난해 3월 사망자 수가 많다 보니 기저효과로 올해 3월 감소 폭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다음 달에도 사망자 감소 폭이 큰 흐름이 이어지겠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망자 수 역대 최대 감소에도…3월 기준 '역대 2위'?

역대 최대라는 감소 폭에 가려지기 쉽지만, 지난 3월 사망자 수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사실 3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고령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망자 숫자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3년 1분기 사망 통계를 살펴보면, 남성 사망자 중 65세 이상 사망자가 7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여성 사망자의 경우 65세 이상이 87.9%로 고령층 사망자 비율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코로나 19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물론 규모로 보면 990만 명 나오던 지난해보다야 급감했지만, 여전히 사망자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수치로 통계청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기저 질환자의 경우 코로나 19의 그림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3월 출생아 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1분기 합계출산율 0.81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2만 1,138명으로 1년 전보다 8.1%, 1,864명이 줄었습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벌써 '84개월 연속' 같은 달 기준 최소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0.81로 역시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습니다. 통상 출산이 1, 2, 3월에 가장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출산 관련 기록은 이 수치에서 점점 더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그나마 코로나 19로 급감했던 혼인 건수가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3월 혼인 건수는 1만 8,192건으로 1년 전보다 18.8%가 늘었고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가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새로 탄생하는 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을 3월 인구동향 통계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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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숙제입니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인구 동향' 자료도 그래서 관심의 대상입니다.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매번 '최저 기록'을 경신하는 현실이 이번에도 이어졌는지,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지 이 자료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4일 발표된 '2023년 3월 인구 동향'에서는 사망 통계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지난 3월 사망자가 1년 전보다 무려 35% 넘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1년 만에 사망자가 이렇게 많이 줄어든 건 처음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3월 사망자 지난해 대비 35.2%↓…'역대 최대 감소'


지난 3월 사망자는 2만 8,92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인 2022년 3월 사망자 수가 4만 4,611명인 것과 비교하면 1만 5,689명, 약 35.2%가 감소한 겁니다.

전례 없는 감소의 원인은 올해가 아니라 지난해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달 사망자 수는,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2019년부터 줄곧 2만 명 대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21년 12월 3만 1,664명으로 불쑥 치솟더니, 2022년 1월 2만 9,848명 2월 2만 9,295명 그리고 3월엔 4만 4,461명으로 급증합니다. 지난해 4월에도 사망자 수는 3만 6,000명을 넘어섰다가 6월에야 2만 명 대 중반 수준으로 다소 안정을 찾았습니다.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월별 사망자 숫자가 가장 컸던 때입니다.

이런 흐름은 코로나 신규 확진 환자 수 그래프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지난해 봄 코로나가 대유행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3월 신규 확진 환자 수가 무려 990만 명을 넘을 만큼 전국을 휩쓸고 갔습니다. 코로나 19 '엔데믹'이 선언될 때까지 우리가 잘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사망자 수로 보면 전염병의 흔적이 깊게 남은 겁니다. 지난해 3월 사망자 수가 많다 보니 기저효과로 올해 3월 감소 폭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인데요. 다음 달에도 사망자 감소 폭이 큰 흐름이 이어지겠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망자 수 역대 최대 감소에도…3월 기준 '역대 2위'?

역대 최대라는 감소 폭에 가려지기 쉽지만, 지난 3월 사망자 수는 결코 적지 않습니다. 사실 3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습니다. 우선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고령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망자 숫자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23년 1분기 사망 통계를 살펴보면, 남성 사망자 중 65세 이상 사망자가 7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여성 사망자의 경우 65세 이상이 87.9%로 고령층 사망자 비율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두 번째 원인은 코로나 19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코로나 확진자 수는 3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물론 규모로 보면 990만 명 나오던 지난해보다야 급감했지만, 여전히 사망자 규모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만한 수치로 통계청은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고령자, 기저 질환자의 경우 코로나 19의 그림자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3월 출생아 수 같은 달 기준 역대 최소…1분기 합계출산율 0.81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2만 1,138명으로 1년 전보다 8.1%, 1,864명이 줄었습니다. 출생아 수는 2016년 4월부터 벌써 '84개월 연속' 같은 달 기준 최소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이의 수)은 0.81로 역시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습니다. 통상 출산이 1, 2, 3월에 가장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출산 관련 기록은 이 수치에서 점점 더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는 그나마 코로나 19로 급감했던 혼인 건수가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납니다. 3월 혼인 건수는 1만 8,192건으로 1년 전보다 18.8%가 늘었고 1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가 증가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새로 탄생하는 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을 3월 인구동향 통계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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