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의견수렴은 갈등만 키워”

입력 2023.05.25 (07:44) 수정 2023.05.2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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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도의 도민 의견수렴 방식에 대해 찬반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죠.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시민참여제도에선 제주도의 의견수렴 방식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 방식으로 제주도가 택한 건, 문서 공람과 네 차례의 경청회입니다.

현재까지 의견 천4백여 건이 접수됐지만, 80%가 단순한 찬반 의견이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입니다.

2공항 추진에 따른 지하수 영향은 있는 건지, 조류 충돌 위험성은 없는지, 예정지 내 용암동굴은 없는 건지 등 그동안 제기된 의문점에 대한 검증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명신/제주시 연동/경청회 참석자 : "궁금증을 해소하지도 못했고 자기네 사업 목적만 얘기했지."]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 시행되는 '시민참여제도'에선 이미 이러한 문제점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는 이 제도에선 행정당국이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설명회를 여는 단계를 요식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의견청취와 설득 과정도 형식적인 절차로 보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시민의견 수렴과 참여는 행정당국과 권한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검증이 포함됩니다.

이 제도에서 형식적인 절차로 보는 제주도 의견 수렴 방식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공장/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 : "추가적인 조사가 없다면 계속 반대하시는 분은 계속 반대만 하실 것이고 찬성하시는 분은 계속 찬성하실 것이고 결국은 의견에 변화가 없지 않을까. 갈등은 지속 될 것 같다라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검증 등의 투명한 과정으로 행정당국이 신뢰를 확보해야 큰 합의의 실마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조공장/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 : "(제2공항은) 과정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똑같은 문제로 갈등이 일어나는데, 초기 단계에서 좀 더 이렇게 정보를 공개하고 논의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에 시간을 투입한다면 오히려 갈등이 줄어들고."]

이달 말일로 성큼 다가온 도민 의견수렴 기간, 제주도는 당초 강조했던 검증엔 입을 다문채 국토부에 보낼 의견 전달 방식만 고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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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순한 의견수렴은 갈등만 키워”
    • 입력 2023-05-25 07:44:35
    • 수정2023-05-25 08:15:13
    뉴스광장(제주)
[앵커]

KBS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도의 도민 의견수렴 방식에 대해 찬반 입장만 확인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죠.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시민참여제도에선 제주도의 의견수렴 방식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강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와 기본계획안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 방식으로 제주도가 택한 건, 문서 공람과 네 차례의 경청회입니다.

현재까지 의견 천4백여 건이 접수됐지만, 80%가 단순한 찬반 의견이라는 게 제주도의 설명입니다.

2공항 추진에 따른 지하수 영향은 있는 건지, 조류 충돌 위험성은 없는지, 예정지 내 용암동굴은 없는 건지 등 그동안 제기된 의문점에 대한 검증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명신/제주시 연동/경청회 참석자 : "궁금증을 해소하지도 못했고 자기네 사업 목적만 얘기했지."]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에서 시행되는 '시민참여제도'에선 이미 이러한 문제점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는 이 제도에선 행정당국이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고 설명회를 여는 단계를 요식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의견청취와 설득 과정도 형식적인 절차로 보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시민의견 수렴과 참여는 행정당국과 권한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사실상 검증이 포함됩니다.

이 제도에서 형식적인 절차로 보는 제주도 의견 수렴 방식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조공장/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 : "추가적인 조사가 없다면 계속 반대하시는 분은 계속 반대만 하실 것이고 찬성하시는 분은 계속 찬성하실 것이고 결국은 의견에 변화가 없지 않을까. 갈등은 지속 될 것 같다라는 우려를 하게 됩니다."]

검증 등의 투명한 과정으로 행정당국이 신뢰를 확보해야 큰 합의의 실마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조공장/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 : "(제2공항은) 과정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똑같은 문제로 갈등이 일어나는데, 초기 단계에서 좀 더 이렇게 정보를 공개하고 논의 과정에서 투명성 확보에 시간을 투입한다면 오히려 갈등이 줄어들고."]

이달 말일로 성큼 다가온 도민 의견수렴 기간, 제주도는 당초 강조했던 검증엔 입을 다문채 국토부에 보낼 의견 전달 방식만 고민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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