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또 ‘오픈런’, 편한 온라인 구매는 왜 안될까

입력 2023.05.25 (16:02) 수정 2023.05.2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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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앞 길고도 긴 줄. 오늘(25일) 진행된 위스키 '오픈런' 현장입니다. 한정판 위스키를 싸게 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이 가득 몰렸습니다.

이런 모습, 이젠 꽤 익숙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여기저기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위스키 오픈런이 열리는 곳마다 장사진입니다. 편의점 한 곳에 백 명 넘게 몰리기도 하고, 밤을 새우기 위해 캠핑 장비까지 동원합니다.

[연관 기사] 위스키 꽂힌 2030 오픈런까지…열풍 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2676

■ 위스키, "내가 제일 잘 나가"

위스키의 기세는 다른 술을 압도합니다. 특히 최근 3년 새 매우 도드라집니다. 긴말 필요 없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매출 신장률이 다른 주종보다 한참 위입니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소주·맥주가 1루타를, 전통주·와인이 3루타를 쳤다면, 위스키는 대형 홈런을 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3년 연달아.

위스키가 왜 인기를 끌까? 분석과 의견은 분분합니다.

①홈술·혼술이 늘어 자기 취향을 찾아가는 현상
②술을 마시는 것으로만 보지 않고 뽐내는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경향
③1인 가구가 늘면서 와인보다 보관이 쉬운 위스키를 택하는 성향 등등…

정밀한 시장 조사는 아직은 없지만, 아마도 이들 요인이 모두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의 기세가 계속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한 대형마트 주류 바이어는 "지금 위스키 시장은 쏠림 현상이 심하다. 입소문을 탄 소수 상품만 잘 팔린다. 그런 상품들만 오픈런에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몇몇 상품의 인기가 꺼지면, 위스키 매출도 확 빠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외 여행이 늘면 위스키 인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해외 여행이 막힌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 소비' 차원에서 비싼 위스키를 사들였다는 견해입니다.

■ 오픈런 매진인데, 온라인 구매 안 될까

이유가 무엇이건 오픈런 인기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다면,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도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명품 운동화'도 단골 오픈런 상품이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수천 명이 백화점 개점을 기다리는 모습, 에스컬레이터를 역주행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습니다. 그러자 온라인 쇼핑몰이 바삐 움직였습니다.

명품 운동화에 대한 온라인 특가 할인판매가 마련됐습니다. 밤새 줄서기보다는 마우스 클릭이 편하기에 많은 이들이 몰렸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위스키도 온라인에서 살 순 없는 걸까.

불가능합니다. 왜?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류는 온라인 판매를 막고 있습니다. 국민건강과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입니다. 인터넷으로 술을 편하고 쉽게 살 수 있으면, 과음이 늘고 음주 청소년이 늘 수 있다는 걱정이 큰 겁니다.

술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과잉규제라고 몰아세우기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전통주만 예외입니다. 2017년부터 일부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습니다. 전통주를 보호하고 육성하자는 취지입니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는 전통주의 범위는 복잡합니다. '막걸리=전통주'라고 흔히 생각하겠지만, 많은 막걸리가 온라인 판매 금지 대상입니다.)

다른 주류는 온라인 '결제'만 가능합니다. 2020년 4월부터 주류 '스마트 오더'가 허용됐습니다. 앱으로 결제하고, 매장을 직접 방문해 술을 받는 방식입니다. 온라인 판매 금지 원칙에 약간의 예외를 둔 겁니다.

면세 주류, 이르면 7월부터 온라인 구매 확대

주류 온라인 판매 금지 원칙을 정부는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마트오더 방식은 허용해줬듯이, 조금씩 예외를 넓히는 기조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7월부터 면세 주류도 스마트오더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시중 면세점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류를 구매한 뒤, 출국일에 면세품 인도장에서 술을 받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진 금지했는데, 면세업 활성화를 위해 방침을 바꿨습니다. 현재 <주류 판매에 대한 고시> 개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입니다.

Q. '와인 직구' 문제없던데?

A. 맞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와인을 골라 담고 결제하면, 집 앞으로 배송됩니다. 정부도 일정 액수까지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행 국내법은 온라인 '판매'만 금지할 뿐 '구매'는 불법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와인 직구 사이트는 외국 업체이기 때문에 국내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겁니다.

국내 주류업체가 일종의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래픽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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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스키 또 ‘오픈런’, 편한 온라인 구매는 왜 안될까
    • 입력 2023-05-25 16:02:58
    • 수정2023-05-25 16: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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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앞 길고도 긴 줄. 오늘(25일) 진행된 위스키 '오픈런' 현장입니다. 한정판 위스키를 싸게 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들이 가득 몰렸습니다.

이런 모습, 이젠 꽤 익숙해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여기저기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위스키 오픈런이 열리는 곳마다 장사진입니다. 편의점 한 곳에 백 명 넘게 몰리기도 하고, 밤을 새우기 위해 캠핑 장비까지 동원합니다.

[연관 기사] 위스키 꽂힌 2030 오픈런까지…열풍 왜?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602676

■ 위스키, "내가 제일 잘 나가"

위스키의 기세는 다른 술을 압도합니다. 특히 최근 3년 새 매우 도드라집니다. 긴말 필요 없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죠.


매출 신장률이 다른 주종보다 한참 위입니다.

야구에 비유하자면, 소주·맥주가 1루타를, 전통주·와인이 3루타를 쳤다면, 위스키는 대형 홈런을 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3년 연달아.

위스키가 왜 인기를 끌까? 분석과 의견은 분분합니다.

①홈술·혼술이 늘어 자기 취향을 찾아가는 현상
②술을 마시는 것으로만 보지 않고 뽐내는 아이템으로 생각하는 경향
③1인 가구가 늘면서 와인보다 보관이 쉬운 위스키를 택하는 성향 등등…

정밀한 시장 조사는 아직은 없지만, 아마도 이들 요인이 모두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의 기세가 계속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한 대형마트 주류 바이어는 "지금 위스키 시장은 쏠림 현상이 심하다. 입소문을 탄 소수 상품만 잘 팔린다. 그런 상품들만 오픈런에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몇몇 상품의 인기가 꺼지면, 위스키 매출도 확 빠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외 여행이 늘면 위스키 인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해외 여행이 막힌 것에 대한 일종의 '보복 소비' 차원에서 비싼 위스키를 사들였다는 견해입니다.

■ 오픈런 매진인데, 온라인 구매 안 될까

이유가 무엇이건 오픈런 인기가 이렇게 오래 지속된다면,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도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명품 운동화'도 단골 오픈런 상품이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재테크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수천 명이 백화점 개점을 기다리는 모습, 에스컬레이터를 역주행하는 모습 등이 포착됐습니다. 그러자 온라인 쇼핑몰이 바삐 움직였습니다.

명품 운동화에 대한 온라인 특가 할인판매가 마련됐습니다. 밤새 줄서기보다는 마우스 클릭이 편하기에 많은 이들이 몰렸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위스키도 온라인에서 살 순 없는 걸까.

불가능합니다. 왜?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류는 온라인 판매를 막고 있습니다. 국민건강과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입니다. 인터넷으로 술을 편하고 쉽게 살 수 있으면, 과음이 늘고 음주 청소년이 늘 수 있다는 걱정이 큰 겁니다.

술의 부작용을 생각하면, 과잉규제라고 몰아세우기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단, 전통주만 예외입니다. 2017년부터 일부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습니다. 전통주를 보호하고 육성하자는 취지입니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는 전통주의 범위는 복잡합니다. '막걸리=전통주'라고 흔히 생각하겠지만, 많은 막걸리가 온라인 판매 금지 대상입니다.)

다른 주류는 온라인 '결제'만 가능합니다. 2020년 4월부터 주류 '스마트 오더'가 허용됐습니다. 앱으로 결제하고, 매장을 직접 방문해 술을 받는 방식입니다. 온라인 판매 금지 원칙에 약간의 예외를 둔 겁니다.

면세 주류, 이르면 7월부터 온라인 구매 확대

주류 온라인 판매 금지 원칙을 정부는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스마트오더 방식은 허용해줬듯이, 조금씩 예외를 넓히는 기조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7월부터 면세 주류도 스마트오더에 포함시킬 예정입니다.

시중 면세점 홈페이지에 접속해 주류를 구매한 뒤, 출국일에 면세품 인도장에서 술을 받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진 금지했는데, 면세업 활성화를 위해 방침을 바꿨습니다. 현재 <주류 판매에 대한 고시> 개정 작업이 마무리 단계입니다.

Q. '와인 직구' 문제없던데?

A. 맞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와인을 골라 담고 결제하면, 집 앞으로 배송됩니다. 정부도 일정 액수까지는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행 국내법은 온라인 '판매'만 금지할 뿐 '구매'는 불법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와인 직구 사이트는 외국 업체이기 때문에 국내법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겁니다.

국내 주류업체가 일종의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그래픽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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