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왜 이러나?…횡령 직원들 ‘승진’에 억대 환수금 ‘대납’까지

입력 2023.05.27 (06:46) 수정 2023.05.27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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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억 대의 국가보조금을 횡령해 사법 처리된 직원들에게 가벼운 징계만 내리고 승진까지 시킨 체육 단체가 있습니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운영과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인데, 더 큰 문제는 두 비위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고 횡령 환수금을 대신 내준 사실입니다.

강재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야구연합회 직원 3명과 외부 업체 직원 1명은 2016년, 국가보조금 약 1억 5천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수년간 대회 숙박비를 부풀리거나 심판 수당을 허위 지급하는 수법 등으로 거액을 빼돌렸습니다.

문체부는 이후 통합 단체로 출범했지만 대한체육회 관리단체였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중징계를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한 명은 파면 조치됐고 다른 2명, A씨와 B씨는 감봉 징계를 받고 협회에 남았습니다.

이후 1심 법원에서 A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 B씨는 벌금 2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파면된 직원과 함께 범행을 주도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문체부의 추가 중징계 지시가 있었지만 협회는 2명에게 경고 조치만 했습니다.

협회는 형이 최종 확정된 후 이듬해인 2019년 A씨를 승진까지 시켰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횡령 환수금을 범행 직원들이 부담하지 않고 협회가 대신 내줬다는 사실입니다.

협회는 해당 직원들에게 구상권도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 지적을 받자 협회는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두 번 열린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안건 상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용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 : "(두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입니까?) 그건 제가 결정 못하는 거죠. (협회장에게) 보고를 드리고 결정해야죠. 안건으로 올린다니까요, 다음 이사회 때."]

A씨가 야구계 안팎에서 협회 실세인 사무처장쪽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체육계의 그릇된 온정주의가 또 다른 비위 행위를 부추기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촬영기자:한상윤/영상편집: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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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5-27 06: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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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억 대의 국가보조금을 횡령해 사법 처리된 직원들에게 가벼운 징계만 내리고 승진까지 시킨 체육 단체가 있습니다.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운영과 아마추어 야구를 총괄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인데, 더 큰 문제는 두 비위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고 횡령 환수금을 대신 내준 사실입니다.

강재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야구연합회 직원 3명과 외부 업체 직원 1명은 2016년, 국가보조금 약 1억 5천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수년간 대회 숙박비를 부풀리거나 심판 수당을 허위 지급하는 수법 등으로 거액을 빼돌렸습니다.

문체부는 이후 통합 단체로 출범했지만 대한체육회 관리단체였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중징계를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한 명은 파면 조치됐고 다른 2명, A씨와 B씨는 감봉 징계를 받고 협회에 남았습니다.

이후 1심 법원에서 A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 B씨는 벌금 2백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파면된 직원과 함께 범행을 주도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문체부의 추가 중징계 지시가 있었지만 협회는 2명에게 경고 조치만 했습니다.

협회는 형이 최종 확정된 후 이듬해인 2019년 A씨를 승진까지 시켰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횡령 환수금을 범행 직원들이 부담하지 않고 협회가 대신 내줬다는 사실입니다.

협회는 해당 직원들에게 구상권도 청구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서 지적을 받자 협회는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두 번 열린 이사회에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습니다.

KBS가 취재에 들어가자 뒤늦게 안건 상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용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 : "(두 직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예정입니까?) 그건 제가 결정 못하는 거죠. (협회장에게) 보고를 드리고 결정해야죠. 안건으로 올린다니까요, 다음 이사회 때."]

A씨가 야구계 안팎에서 협회 실세인 사무처장쪽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체육계의 그릇된 온정주의가 또 다른 비위 행위를 부추기지나 않을지 우려됩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촬영기자:한상윤/영상편집:최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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