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자는 젊으면 가산점”…채용도 차별 [창업주 갑질③]

입력 2023.05.27 (07:13) 수정 2023.05.2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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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들에게 심한 폭언과 체벌을 일삼은 중견업체 창업주의 갑질을 KBS가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보도를 계기로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겠다며 업체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국내 1호 최대 인력파견회사 '더케이텍'의 창업주이자 고문 이 모 씨는 직장 내 괴롭힘 뿐만 아니라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채용 담당자들이 모여있는 '더케이텍'의 SNS 대화방.

한 직원이 "고문님 전달사항"이라며 여성 지원자 중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취미·특기인 지원자는 서류 합격이라고 전합니다.

"96년생 이하 여성은 가산점이 있으니 최대한 면접을 독려하라"는 당부도 있습니다.

"부동산학과와 법학과 출신은 채용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합니다.

[이○○/고문/음성변조 : "우리 법학과는 안 뽑는 거 너희가 알고 있지. 근데 여자애인데 아까워, 그래서 '너 왜 얘 제쳐 놨냐' (했더니) '법학과라서요' 이게 기획력이 없는 거야."]

"키가 크면 머리가 나쁘다"든가 "남성 직원이 야단치기 편하다"는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고문/음성변조 : "내가 (키)190cm 이상 뽑지 말라 그랬어. 190cm 넘는 XX들이 대가리도 안 돌아가요. 여자 없어, 내가 편하려고 그래. 막 야단칠 수 있거든."]

서울고용노동청이 '더케이텍'을 조사해 국회에 제출한 내용을 입수해 보니 이 고문이 직원 채용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별과 나이, 신체 조건 등을 이유로 고용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을 위반한 겁니다.

퇴사자에 대해서는 험담을 하며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직원/음성변조 : "(퇴사자) 성격이 특이하고 버릇이 없어서 신고를 하고 나갔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더케이텍' 고문 이 모 씨는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등기이사와 고문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고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기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 김태석/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최창준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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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7 07:13:19
    • 수정2023-05-27 07: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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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원들에게 심한 폭언과 체벌을 일삼은 중견업체 창업주의 갑질을 KBS가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보도를 계기로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겠다며 업체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국내 1호 최대 인력파견회사 '더케이텍'의 창업주이자 고문 이 모 씨는 직장 내 괴롭힘 뿐만 아니라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석혜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채용 담당자들이 모여있는 '더케이텍'의 SNS 대화방.

한 직원이 "고문님 전달사항"이라며 여성 지원자 중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취미·특기인 지원자는 서류 합격이라고 전합니다.

"96년생 이하 여성은 가산점이 있으니 최대한 면접을 독려하라"는 당부도 있습니다.

"부동산학과와 법학과 출신은 채용하지 말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합니다.

[이○○/고문/음성변조 : "우리 법학과는 안 뽑는 거 너희가 알고 있지. 근데 여자애인데 아까워, 그래서 '너 왜 얘 제쳐 놨냐' (했더니) '법학과라서요' 이게 기획력이 없는 거야."]

"키가 크면 머리가 나쁘다"든가 "남성 직원이 야단치기 편하다"는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고문/음성변조 : "내가 (키)190cm 이상 뽑지 말라 그랬어. 190cm 넘는 XX들이 대가리도 안 돌아가요. 여자 없어, 내가 편하려고 그래. 막 야단칠 수 있거든."]

서울고용노동청이 '더케이텍'을 조사해 국회에 제출한 내용을 입수해 보니 이 고문이 직원 채용에서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별과 나이, 신체 조건 등을 이유로 고용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을 위반한 겁니다.

퇴사자에 대해서는 험담을 하며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직원/음성변조 : "(퇴사자) 성격이 특이하고 버릇이 없어서 신고를 하고 나갔다, 은혜를 원수로 갚았다, 이렇게 얘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 '더케이텍' 고문 이 모 씨는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등기이사와 고문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고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기업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만큼 노동관계법 위반 여부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혜원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 김태석/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최창준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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