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노래 흥얼거리며 어깨 춤까지”…내가 ‘맘마미아’를 또 보는 이유는?

입력 2023.05.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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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 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고 합니다. 뮤지컬 공연계의 상징이라고도 평가받는 '맘마미아'도 그렇습니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각기 다른 캐스팅 버전으로 5번을 봤는데도 볼 때마다 신나고 즐거운 건 똑같지만 느낌은 또 다릅니다. 그게 바로 '맘마미아'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년 초연이 시작됐으니 내년이면 20주년을 맞게 됩니다. 누적 200만 관객은 이미 4년 전에 돌파했고 누적 2천회 공연이 새 목표라고 합니다. 최정원 배우는 '도나'역만 1030회를 넘겼습니다. 일일이 기록을 열거하기도 벅찹니다.


이른바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맘마미아'의 롱런 비결은 음악이라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노래'만 좋으면 흥행의 절반은 성공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듯이 '맘마미아'는 그런 면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게 맞습니다.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 스타 '아바'의 주옥 같은 명곡들이 공연 내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바'는 특히 한국의 중장년 음악 팬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존재인 것도 중장년층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 했습니다.

보고 듣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N차 관람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관객들이 객석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따라 부르거나 함께 어깨 춤을 들썩이는 모습, '맘마미아'에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광경입니다. 저는 '마티네' 라고 불리는 낮 시간대 공연 (평일 낮 2시 30분)을 봤는데 가족들을 챙겨야 돼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기 힘든 '아줌마 부대'들이 단체로 몰려 와 공연장을 전세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아마추어 그룹의 리더였던 '도나'가 세 남자와 뜨거운 사랑을 한 뒤 낳은 딸이 결혼을 앞두고 겪는 소동입니다. 딸은 아빠일 가능성이 높은(?) 3명의 남자들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고 이 남자들은 화를 내기는 커녕 서로가 아빠라고 주장하며 딸을 데리고 결혼식에 입장하길 원합니다.


여성의 삶과 사랑, 자유를 내세운 '페미니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유쾌함이 앞서는 작품이기에 무겁게 느낄 만한 지점은 없어 보입니다. 작품 곳곳엔 다양한 세대들의 다양한 방식, 종류의 '사랑'도 배치돼 있습니다. "신나게 즐겨봐, 인생은 멋진 거야!" 라는 '댄싱 퀸'의 노래 가사가 이 뮤지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이번이 12번째 시즌이지만 새로운 볼거리도 많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맘마미아'를 위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최정원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믿고 보는 배우 신영숙은 물론 딸 소피 역엔 김환희와 최태이가 새로 가세했습니다. 3명의 아빠 역에는 장현성과 송일국 등 브라운 관에서 낯이 익은 중견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송일국 배우는 이 역할이 너무 하고 싶어 제 발로 오디션에 찾아왔다고 말할 정도로 '맘마미아'에 애정이 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6월 25일까지 서울 공연이 이어지고, 6월말부터는 지방 순회 공연에 들어갑니다. 대전을 시작으로 인천, 군산, 구미 등 23개 지역입니다.

한 지역에서 사흘씩, 촘촘히 돌 예정이어서 웬만한 중소 도시에서도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의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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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7 08: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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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 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고 합니다. 뮤지컬 공연계의 상징이라고도 평가받는 '맘마미아'도 그렇습니다. 뮤지컬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각기 다른 캐스팅 버전으로 5번을 봤는데도 볼 때마다 신나고 즐거운 건 똑같지만 느낌은 또 다릅니다. 그게 바로 '맘마미아'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2004년 초연이 시작됐으니 내년이면 20주년을 맞게 됩니다. 누적 200만 관객은 이미 4년 전에 돌파했고 누적 2천회 공연이 새 목표라고 합니다. 최정원 배우는 '도나'역만 1030회를 넘겼습니다. 일일이 기록을 열거하기도 벅찹니다.


이른바 '국민 뮤지컬'로 불리는 '맘마미아'의 롱런 비결은 음악이라고 보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노래'만 좋으면 흥행의 절반은 성공할 수 있다는 속설이 있듯이 '맘마미아'는 그런 면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게 맞습니다. 스웨덴 출신의 전설적인 팝 스타 '아바'의 주옥 같은 명곡들이 공연 내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아바'는 특히 한국의 중장년 음악 팬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존재인 것도 중장년층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 했습니다.

보고 듣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N차 관람이 많다는 분석입니다. 관객들이 객석에서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따라 부르거나 함께 어깨 춤을 들썩이는 모습, '맘마미아'에선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광경입니다. 저는 '마티네' 라고 불리는 낮 시간대 공연 (평일 낮 2시 30분)을 봤는데 가족들을 챙겨야 돼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을 내기 힘든 '아줌마 부대'들이 단체로 몰려 와 공연장을 전세 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아마추어 그룹의 리더였던 '도나'가 세 남자와 뜨거운 사랑을 한 뒤 낳은 딸이 결혼을 앞두고 겪는 소동입니다. 딸은 아빠일 가능성이 높은(?) 3명의 남자들에게 엄마의 이름으로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고 이 남자들은 화를 내기는 커녕 서로가 아빠라고 주장하며 딸을 데리고 결혼식에 입장하길 원합니다.


여성의 삶과 사랑, 자유를 내세운 '페미니즘' 작품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유쾌함이 앞서는 작품이기에 무겁게 느낄 만한 지점은 없어 보입니다. 작품 곳곳엔 다양한 세대들의 다양한 방식, 종류의 '사랑'도 배치돼 있습니다. "신나게 즐겨봐, 인생은 멋진 거야!" 라는 '댄싱 퀸'의 노래 가사가 이 뮤지컬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설명해 줍니다.

이번이 12번째 시즌이지만 새로운 볼거리도 많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맘마미아'를 위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최정원과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믿고 보는 배우 신영숙은 물론 딸 소피 역엔 김환희와 최태이가 새로 가세했습니다. 3명의 아빠 역에는 장현성과 송일국 등 브라운 관에서 낯이 익은 중견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습니다. 송일국 배우는 이 역할이 너무 하고 싶어 제 발로 오디션에 찾아왔다고 말할 정도로 '맘마미아'에 애정이 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6월 25일까지 서울 공연이 이어지고, 6월말부터는 지방 순회 공연에 들어갑니다. 대전을 시작으로 인천, 군산, 구미 등 23개 지역입니다.

한 지역에서 사흘씩, 촘촘히 돌 예정이어서 웬만한 중소 도시에서도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의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라는 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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