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전국 욕창 지도’에 드러난 충격적 실상

입력 2023.05.27 (09:00) 수정 2023.05.28 (09: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시사기획 창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 중에서]

#시사기획창 #가난 #욕창 #간병 #요양병원

- 아버지를 보내고 나니까 너무나 아픈 거야. 손을 쓸 수 있는 시간도 없거니와 설령 내가 저렇게 봤다고 해서 딴 병원을 갈 데가 없어. 어?
- 전라도권은 그만큼 뒤떨어진 거야.
- 아니 의사도 그렇고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위급하다는 인식을 갖고 초기에 대처하고 해야 하는데 그거 자체를 안 한 것 같아. 암보다 더 무서운 거야.
- 종사자들도 이 부분을 잘 알아, 아는데 첫째적으로 의료, 수가, 이런 모든 부분이 돈이 안 되니까. 방치한 거야. 돈 되는 것만 하고.
- 그렇지. 돈이 되는 걸로 환자를 유도하지.
- 앰뷸런스가 주차장에 있는 거야. 주차장에. 간호사 한 명에 누나하고. 천불이 나지.
- 응급실도 못 들어가?
- 아 그러니까 진료가 안 된다 그러니까. 안 된다 그러니까 어떻게 할 거야?
내 부모가 혈압 떨어지고 막 그래. 살리고 싶은 욕망에.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해? 서울로 가는 거야. 그래서 아버지를, 아는 지인, 모르는 지인 있는 대로 동원을 해서 실오라기 잡는 것처럼.
- 친구야. 보건복지부가 뭘 했어.
- 지방에서 살면 그런 의료진을 받을 수가 없어. 그냥 죽는 거야.

아버지는 욕창 발견 열흘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좋은 시설에서 편하게 지내시라고 형제간에 돈을 모아 모셨던 요양병원인 만큼, 배신감이 큽니다.

"아…그렇게 아픈 것도 모르고. 그 긴 시간을 얼마나 아팠겠어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살이 썩어서 그 상태가 되도록 자식새끼들이 아무도 몰랐다는 거야. 아무도."

"엄마 손잡고 가. 알았지? 잘 가. 아버지."

"사진만 보고도 아예 받아주지를 않았어요. 왜 안 받아주냐 그러니까 욕창이 이제 꼬리뼈까지 다 녹아버렸기 때문에 성형 재건 수술을 해야 된대요. 그러면 순천에는 이제 전라남도는 없는 거죠."

지역별 욕창 발병률, 얼마나 차이가 날까?

취재진은 전국의 욕창 환자 분포를 조사했습니다.

욕창 환자의 85%는 60대 이상임을 고려해, 60대 이상 인구만 놓고 욕창 환자 비율이 높은 곳을 찾았습니다.

어딜까?

욕창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전라남도 장흥군이었습니다. 60살 이상 주민이 만 5천여 명, 지난 5년간 욕창 환자 수는 430여 명으로 인구 대비 2.83%가 욕창 환자로 나타났습니다.

보성과 해남, 고흥, 곡성도 욕창 환자 비율이 높습니다.

경북과 경남, 그리고 인천 강화도 욕창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전남과 경북, 인천은 최근 경실련이 뽑은 최악의 의료 취약지이기도 합니다.

"세 가지 요소 모두 포함해서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고, 의사 수가 부족하고 공공병원 설치율이 부족한 전국 최악의 의료 취약지는 인천, 전남, 경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낙후된 의료 환경에 환자들은 서울로 서울로 모여듭니다.

"지방이고 시골이라고 해서 세금 적게 내는 거 아니거든요. 도시 지역이나 똑같이 세금을 부과해요. 그런데도 이런 의료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것은 이 생명을 다루는 의료가 지방하고 수도권, 지역하고 도시하고 농촌이 너무 차이가 나게 되면 이게 선진국이 되겠습니까."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는 돌봄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교통이 불편해서 마을버스 타고 들어와야 해서 보험공단에서도 그러고 업체에서도 (간병 인력을) 지금 한 1년 넘게 못 구하고 있고. 외래나 다른 병원 갈 때 이동할 때는 무조건 사설 구급차로 다녀야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크죠."

#발목지뢰 #의료수가 #간병비 #비급여 #가난 #지역 #소외 #의료공백

방송일시 : 2023년 5월 23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창+] ‘전국 욕창 지도’에 드러난 충격적 실상
    • 입력 2023-05-27 09:00:07
    • 수정2023-05-28 09:11:43
    심층K
▲ [시사기획 창 ‘욕창, 여기 사람 있어요’ 중에서]

#시사기획창 #가난 #욕창 #간병 #요양병원

- 아버지를 보내고 나니까 너무나 아픈 거야. 손을 쓸 수 있는 시간도 없거니와 설령 내가 저렇게 봤다고 해서 딴 병원을 갈 데가 없어. 어?
- 전라도권은 그만큼 뒤떨어진 거야.
- 아니 의사도 그렇고 종사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위급하다는 인식을 갖고 초기에 대처하고 해야 하는데 그거 자체를 안 한 것 같아. 암보다 더 무서운 거야.
- 종사자들도 이 부분을 잘 알아, 아는데 첫째적으로 의료, 수가, 이런 모든 부분이 돈이 안 되니까. 방치한 거야. 돈 되는 것만 하고.
- 그렇지. 돈이 되는 걸로 환자를 유도하지.
- 앰뷸런스가 주차장에 있는 거야. 주차장에. 간호사 한 명에 누나하고. 천불이 나지.
- 응급실도 못 들어가?
- 아 그러니까 진료가 안 된다 그러니까. 안 된다 그러니까 어떻게 할 거야?
내 부모가 혈압 떨어지고 막 그래. 살리고 싶은 욕망에. 그러면 어디로 가야 해? 서울로 가는 거야. 그래서 아버지를, 아는 지인, 모르는 지인 있는 대로 동원을 해서 실오라기 잡는 것처럼.
- 친구야. 보건복지부가 뭘 했어.
- 지방에서 살면 그런 의료진을 받을 수가 없어. 그냥 죽는 거야.

아버지는 욕창 발견 열흘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좋은 시설에서 편하게 지내시라고 형제간에 돈을 모아 모셨던 요양병원인 만큼, 배신감이 큽니다.

"아…그렇게 아픈 것도 모르고. 그 긴 시간을 얼마나 아팠겠어 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 살이 썩어서 그 상태가 되도록 자식새끼들이 아무도 몰랐다는 거야. 아무도."

"엄마 손잡고 가. 알았지? 잘 가. 아버지."

"사진만 보고도 아예 받아주지를 않았어요. 왜 안 받아주냐 그러니까 욕창이 이제 꼬리뼈까지 다 녹아버렸기 때문에 성형 재건 수술을 해야 된대요. 그러면 순천에는 이제 전라남도는 없는 거죠."

지역별 욕창 발병률, 얼마나 차이가 날까?

취재진은 전국의 욕창 환자 분포를 조사했습니다.

욕창 환자의 85%는 60대 이상임을 고려해, 60대 이상 인구만 놓고 욕창 환자 비율이 높은 곳을 찾았습니다.

어딜까?

욕창 환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전라남도 장흥군이었습니다. 60살 이상 주민이 만 5천여 명, 지난 5년간 욕창 환자 수는 430여 명으로 인구 대비 2.83%가 욕창 환자로 나타났습니다.

보성과 해남, 고흥, 곡성도 욕창 환자 비율이 높습니다.

경북과 경남, 그리고 인천 강화도 욕창 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전남과 경북, 인천은 최근 경실련이 뽑은 최악의 의료 취약지이기도 합니다.

"세 가지 요소 모두 포함해서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고, 의사 수가 부족하고 공공병원 설치율이 부족한 전국 최악의 의료 취약지는 인천, 전남, 경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낙후된 의료 환경에 환자들은 서울로 서울로 모여듭니다.

"지방이고 시골이라고 해서 세금 적게 내는 거 아니거든요. 도시 지역이나 똑같이 세금을 부과해요. 그런데도 이런 의료 혜택을 못 받는다는 것은 이 생명을 다루는 의료가 지방하고 수도권, 지역하고 도시하고 농촌이 너무 차이가 나게 되면 이게 선진국이 되겠습니까."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서는 돌봄 인력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교통이 불편해서 마을버스 타고 들어와야 해서 보험공단에서도 그러고 업체에서도 (간병 인력을) 지금 한 1년 넘게 못 구하고 있고. 외래나 다른 병원 갈 때 이동할 때는 무조건 사설 구급차로 다녀야 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크죠."

#발목지뢰 #의료수가 #간병비 #비급여 #가난 #지역 #소외 #의료공백

방송일시 : 2023년 5월 23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Eb31RoX5RnfYENmnyokN8A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hangkbs
WAVVE '시사기획 창' 검색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