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의 남수북조, 바닥 드러난 메콩강
입력 2023.05.27 (22:01)
수정 2023.05.27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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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물이 부족한 중국은 남쪽의 물을 끌어다 북쪽에서 쓴다는 '남수북조'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메콩강 상류에도 모두 11개의 중국 댐이 들어섰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메콩강은 그런대로 수량이 풍부해서 어업도 성했지만 중국이 계속 댐을 지으면서 지금은 바닥이 드러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특파원이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부처의 신체 일부를 모셨다는 사찰 일부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국에서 불교 신도들이 기도를 하기위해 모여듭니다.
마을 주민들은 몇 해만에 또 사람 키만큼 수위가 낮아졌다고 말합니다.
["강 수위가 더 낮아져서 지난해에는 (배가) 사찰 왼쪽으로 돌아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됩니다."]
강 한복판에서 강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수심이 낮아졌습니다.
강의 수위를 알려주는 기둥들.
수위 4미터 밑으로는 계단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콩강의 수위는 보통 수심 7~8미터 정도였습니다.
비가 많이 올때 우수기때 만수위 그러니까 강이 넘치는 수위는 14미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메콩강의 수위는 1미터도 되지 않습니다.
차로 1시간쯤 더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 지역은 강 바닥이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지 않고 걸어서 태국에서 라오스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아피난/아우타마 농카이시청 국장 : "수량이 너무 줄어서, 마치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같아요."]
강물이 말라 들어가자 마을 취수장은 석달전부터 멈춰섰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식수원이 사라졌습니다.
[사닛 푸나/농카이 시청 과장 : "중국이나 라오스 댐에서 물을 안보내주니까요, 그들이 50cm만 더 방류를 해줘도 우리는 취수장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농수로도 말랐습니다.
이제 건기에는 벼농사가 어려워지면서 한 해 한 번 농사를 짓습니다.
[쁘라니 데트샛 : "지하수를 10미터 이상 팠는데 여름에도 물이 없었어요. 이제 농사는 못짓죠."]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메콩강 상류에 모두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이때문에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의 수위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본 메콩강, 불과 3년만에 강줄기는 형편없이 가늘어졌습니다.
반므앙 지역의 한 강변 마을, 배를 타고 래프팅을 즐기는 메콩강의 대표 유원지였습니다.
하지만 강폭이 1/10로 쪼그라들면서 거대한 모래섬이 들어섰습니다.
상인들은 뱃놀이를 포기하고, 강 한가운데 원두막을 차렸습니다.
겨우 어른 무릎만큼 수심이 낮아진 메콩강은, 아이들이 헤엄치기 좋은 강이 됐습니다.
[민박집 주인 : "우리는 모르죠, 언제 (중국댐들이) 물을 방류해줄지... 거기에 수위가 결정되니까요."]
강폭이 좁아지면서 곳곳에서 지반이 침하되고 강둑이 무너져 내립니다.
며칠전에 쓰러진 망고나무에 아직 망고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지 전부터 메콩강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질러 주변 6개 나라의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강들의 어머니라 불렸던 메콩강은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잠겨있다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과거 강물이 어디까지 차 있었는지 흔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중과 수상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2019년 7월 16일에 (라오스의) 샤야부리댐이 들어서면서 수심이 갑자기 5-6미터가 내려갔어요. 여기저기 죽은 물고기 천지였어요."]
수년째 아예 자취를 감춘 수중 생물들도 많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이건 1kg에 520바트(2만원)나 받아서 메콩강의 여왕이라고 불렸는데, 반무앙 지역에선 사라졌어요."]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양동이에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들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숫따 임쌈란/어부 : "예전엔 1년에 10만~20만 바트(800만원) 정도 벌었어요. 물고기가 많았어요. 지금은 한달에 1천바트(4만원) 정도, 어떤 날은 아예 없어요."]
["그럼 어부들은 지금 뭐해요?"]
["고무를 채취하거나, 양봉업을 하거나 어떤 사람들은 사금을 채취하러 갔습니다."]
주민들은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그물을 들어 올립니다.
강 길이 4,300km의 메콩강에는 최소 10여개의 댐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메콩강은 계속 말라들어가고, 강을 따라 수천 년을 살아온 수백만 주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갑니다.
메콩강 중류 반무앙에서 김원장입니다.
물이 부족한 중국은 남쪽의 물을 끌어다 북쪽에서 쓴다는 '남수북조'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메콩강 상류에도 모두 11개의 중국 댐이 들어섰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메콩강은 그런대로 수량이 풍부해서 어업도 성했지만 중국이 계속 댐을 지으면서 지금은 바닥이 드러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특파원이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부처의 신체 일부를 모셨다는 사찰 일부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국에서 불교 신도들이 기도를 하기위해 모여듭니다.
마을 주민들은 몇 해만에 또 사람 키만큼 수위가 낮아졌다고 말합니다.
["강 수위가 더 낮아져서 지난해에는 (배가) 사찰 왼쪽으로 돌아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됩니다."]
강 한복판에서 강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수심이 낮아졌습니다.
강의 수위를 알려주는 기둥들.
수위 4미터 밑으로는 계단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콩강의 수위는 보통 수심 7~8미터 정도였습니다.
비가 많이 올때 우수기때 만수위 그러니까 강이 넘치는 수위는 14미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메콩강의 수위는 1미터도 되지 않습니다.
차로 1시간쯤 더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 지역은 강 바닥이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지 않고 걸어서 태국에서 라오스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아피난/아우타마 농카이시청 국장 : "수량이 너무 줄어서, 마치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같아요."]
강물이 말라 들어가자 마을 취수장은 석달전부터 멈춰섰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식수원이 사라졌습니다.
[사닛 푸나/농카이 시청 과장 : "중국이나 라오스 댐에서 물을 안보내주니까요, 그들이 50cm만 더 방류를 해줘도 우리는 취수장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농수로도 말랐습니다.
이제 건기에는 벼농사가 어려워지면서 한 해 한 번 농사를 짓습니다.
[쁘라니 데트샛 : "지하수를 10미터 이상 팠는데 여름에도 물이 없었어요. 이제 농사는 못짓죠."]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메콩강 상류에 모두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이때문에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의 수위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본 메콩강, 불과 3년만에 강줄기는 형편없이 가늘어졌습니다.
반므앙 지역의 한 강변 마을, 배를 타고 래프팅을 즐기는 메콩강의 대표 유원지였습니다.
하지만 강폭이 1/10로 쪼그라들면서 거대한 모래섬이 들어섰습니다.
상인들은 뱃놀이를 포기하고, 강 한가운데 원두막을 차렸습니다.
겨우 어른 무릎만큼 수심이 낮아진 메콩강은, 아이들이 헤엄치기 좋은 강이 됐습니다.
[민박집 주인 : "우리는 모르죠, 언제 (중국댐들이) 물을 방류해줄지... 거기에 수위가 결정되니까요."]
강폭이 좁아지면서 곳곳에서 지반이 침하되고 강둑이 무너져 내립니다.
며칠전에 쓰러진 망고나무에 아직 망고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지 전부터 메콩강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질러 주변 6개 나라의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강들의 어머니라 불렸던 메콩강은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잠겨있다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과거 강물이 어디까지 차 있었는지 흔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중과 수상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2019년 7월 16일에 (라오스의) 샤야부리댐이 들어서면서 수심이 갑자기 5-6미터가 내려갔어요. 여기저기 죽은 물고기 천지였어요."]
수년째 아예 자취를 감춘 수중 생물들도 많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이건 1kg에 520바트(2만원)나 받아서 메콩강의 여왕이라고 불렸는데, 반무앙 지역에선 사라졌어요."]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양동이에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들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숫따 임쌈란/어부 : "예전엔 1년에 10만~20만 바트(800만원) 정도 벌었어요. 물고기가 많았어요. 지금은 한달에 1천바트(4만원) 정도, 어떤 날은 아예 없어요."]
["그럼 어부들은 지금 뭐해요?"]
["고무를 채취하거나, 양봉업을 하거나 어떤 사람들은 사금을 채취하러 갔습니다."]
주민들은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그물을 들어 올립니다.
강 길이 4,300km의 메콩강에는 최소 10여개의 댐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메콩강은 계속 말라들어가고, 강을 따라 수천 년을 살아온 수백만 주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갑니다.
메콩강 중류 반무앙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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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개의 남수북조, 바닥 드러난 메콩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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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5-27 22:01:47
- 수정2023-05-27 22:24:27
[앵커]
물이 부족한 중국은 남쪽의 물을 끌어다 북쪽에서 쓴다는 '남수북조'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메콩강 상류에도 모두 11개의 중국 댐이 들어섰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메콩강은 그런대로 수량이 풍부해서 어업도 성했지만 중국이 계속 댐을 지으면서 지금은 바닥이 드러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특파원이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부처의 신체 일부를 모셨다는 사찰 일부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국에서 불교 신도들이 기도를 하기위해 모여듭니다.
마을 주민들은 몇 해만에 또 사람 키만큼 수위가 낮아졌다고 말합니다.
["강 수위가 더 낮아져서 지난해에는 (배가) 사찰 왼쪽으로 돌아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됩니다."]
강 한복판에서 강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수심이 낮아졌습니다.
강의 수위를 알려주는 기둥들.
수위 4미터 밑으로는 계단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콩강의 수위는 보통 수심 7~8미터 정도였습니다.
비가 많이 올때 우수기때 만수위 그러니까 강이 넘치는 수위는 14미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메콩강의 수위는 1미터도 되지 않습니다.
차로 1시간쯤 더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 지역은 강 바닥이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지 않고 걸어서 태국에서 라오스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아피난/아우타마 농카이시청 국장 : "수량이 너무 줄어서, 마치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같아요."]
강물이 말라 들어가자 마을 취수장은 석달전부터 멈춰섰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식수원이 사라졌습니다.
[사닛 푸나/농카이 시청 과장 : "중국이나 라오스 댐에서 물을 안보내주니까요, 그들이 50cm만 더 방류를 해줘도 우리는 취수장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농수로도 말랐습니다.
이제 건기에는 벼농사가 어려워지면서 한 해 한 번 농사를 짓습니다.
[쁘라니 데트샛 : "지하수를 10미터 이상 팠는데 여름에도 물이 없었어요. 이제 농사는 못짓죠."]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메콩강 상류에 모두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이때문에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의 수위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본 메콩강, 불과 3년만에 강줄기는 형편없이 가늘어졌습니다.
반므앙 지역의 한 강변 마을, 배를 타고 래프팅을 즐기는 메콩강의 대표 유원지였습니다.
하지만 강폭이 1/10로 쪼그라들면서 거대한 모래섬이 들어섰습니다.
상인들은 뱃놀이를 포기하고, 강 한가운데 원두막을 차렸습니다.
겨우 어른 무릎만큼 수심이 낮아진 메콩강은, 아이들이 헤엄치기 좋은 강이 됐습니다.
[민박집 주인 : "우리는 모르죠, 언제 (중국댐들이) 물을 방류해줄지... 거기에 수위가 결정되니까요."]
강폭이 좁아지면서 곳곳에서 지반이 침하되고 강둑이 무너져 내립니다.
며칠전에 쓰러진 망고나무에 아직 망고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지 전부터 메콩강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질러 주변 6개 나라의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강들의 어머니라 불렸던 메콩강은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잠겨있다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과거 강물이 어디까지 차 있었는지 흔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중과 수상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2019년 7월 16일에 (라오스의) 샤야부리댐이 들어서면서 수심이 갑자기 5-6미터가 내려갔어요. 여기저기 죽은 물고기 천지였어요."]
수년째 아예 자취를 감춘 수중 생물들도 많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이건 1kg에 520바트(2만원)나 받아서 메콩강의 여왕이라고 불렸는데, 반무앙 지역에선 사라졌어요."]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양동이에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들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숫따 임쌈란/어부 : "예전엔 1년에 10만~20만 바트(800만원) 정도 벌었어요. 물고기가 많았어요. 지금은 한달에 1천바트(4만원) 정도, 어떤 날은 아예 없어요."]
["그럼 어부들은 지금 뭐해요?"]
["고무를 채취하거나, 양봉업을 하거나 어떤 사람들은 사금을 채취하러 갔습니다."]
주민들은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그물을 들어 올립니다.
강 길이 4,300km의 메콩강에는 최소 10여개의 댐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메콩강은 계속 말라들어가고, 강을 따라 수천 년을 살아온 수백만 주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갑니다.
메콩강 중류 반무앙에서 김원장입니다.
물이 부족한 중국은 남쪽의 물을 끌어다 북쪽에서 쓴다는 '남수북조'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메콩강 상류에도 모두 11개의 중국 댐이 들어섰습니다.
10여년 전만해도 메콩강은 그런대로 수량이 풍부해서 어업도 성했지만 중국이 계속 댐을 지으면서 지금은 바닥이 드러나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원장 특파원이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부처의 신체 일부를 모셨다는 사찰 일부가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국에서 불교 신도들이 기도를 하기위해 모여듭니다.
마을 주민들은 몇 해만에 또 사람 키만큼 수위가 낮아졌다고 말합니다.
["강 수위가 더 낮아져서 지난해에는 (배가) 사찰 왼쪽으로 돌아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됩니다."]
강 한복판에서 강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 수심이 낮아졌습니다.
강의 수위를 알려주는 기둥들.
수위 4미터 밑으로는 계단이 없습니다.
예전에는 물속에 잠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콩강의 수위는 보통 수심 7~8미터 정도였습니다.
비가 많이 올때 우수기때 만수위 그러니까 강이 넘치는 수위는 14미터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 메콩강의 수위는 1미터도 되지 않습니다.
차로 1시간쯤 더 상류로 올라가 봤습니다.
이 지역은 강 바닥이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이제 강을 건너지 않고 걸어서 태국에서 라오스로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아피난/아우타마 농카이시청 국장 : "수량이 너무 줄어서, 마치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 같아요."]
강물이 말라 들어가자 마을 취수장은 석달전부터 멈춰섰습니다.
당장 주민들의 식수원이 사라졌습니다.
[사닛 푸나/농카이 시청 과장 : "중국이나 라오스 댐에서 물을 안보내주니까요, 그들이 50cm만 더 방류를 해줘도 우리는 취수장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농수로도 말랐습니다.
이제 건기에는 벼농사가 어려워지면서 한 해 한 번 농사를 짓습니다.
[쁘라니 데트샛 : "지하수를 10미터 이상 팠는데 여름에도 물이 없었어요. 이제 농사는 못짓죠."]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메콩강 상류에 모두 11개의 댐을 건설했습니다.
이때문에 태국과 캄보디아 베트남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의 수위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본 메콩강, 불과 3년만에 강줄기는 형편없이 가늘어졌습니다.
반므앙 지역의 한 강변 마을, 배를 타고 래프팅을 즐기는 메콩강의 대표 유원지였습니다.
하지만 강폭이 1/10로 쪼그라들면서 거대한 모래섬이 들어섰습니다.
상인들은 뱃놀이를 포기하고, 강 한가운데 원두막을 차렸습니다.
겨우 어른 무릎만큼 수심이 낮아진 메콩강은, 아이들이 헤엄치기 좋은 강이 됐습니다.
[민박집 주인 : "우리는 모르죠, 언제 (중국댐들이) 물을 방류해줄지... 거기에 수위가 결정되니까요."]
강폭이 좁아지면서 곳곳에서 지반이 침하되고 강둑이 무너져 내립니다.
며칠전에 쓰러진 망고나무에 아직 망고가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역사를 기록하지 전부터 메콩강은 인도차이나반도를 가로질러 주변 6개 나라의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래서 강들의 어머니라 불렸던 메콩강은 하지만 이제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잠겨있다 모습을 드러낸 바위들, 과거 강물이 어디까지 차 있었는지 흔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수중과 수상 생태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2019년 7월 16일에 (라오스의) 샤야부리댐이 들어서면서 수심이 갑자기 5-6미터가 내려갔어요. 여기저기 죽은 물고기 천지였어요."]
수년째 아예 자취를 감춘 수중 생물들도 많습니다.
[차이왓 파라쿤/메콩보이스/시민단체 : "이건 1kg에 520바트(2만원)나 받아서 메콩강의 여왕이라고 불렸는데, 반무앙 지역에선 사라졌어요."]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아 돌아오는 마을 주민을 만났습니다.
양동이에는 손가락만한 물고기들만 잔뜩 들어있습니다.
[숫따 임쌈란/어부 : "예전엔 1년에 10만~20만 바트(800만원) 정도 벌었어요. 물고기가 많았어요. 지금은 한달에 1천바트(4만원) 정도, 어떤 날은 아예 없어요."]
["그럼 어부들은 지금 뭐해요?"]
["고무를 채취하거나, 양봉업을 하거나 어떤 사람들은 사금을 채취하러 갔습니다."]
주민들은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빈 그물을 들어 올립니다.
강 길이 4,300km의 메콩강에는 최소 10여개의 댐이 추가로 건설될 예정입니다.
메콩강은 계속 말라들어가고, 강을 따라 수천 년을 살아온 수백만 주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갑니다.
메콩강 중류 반무앙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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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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