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 다음은 ‘K-트랙터’?…지난해 수출 신기록

입력 2023.05.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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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지난해 수출 신기록 세운 'K-트랙터'…"무역수지 10억 달러 돌파"
- 코로나19 시대에 증가한 '소형 트랙터' 수출…흥행 비결은?
- 'K-트랙터', 열풍 이어갈 수 있을까?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농기구', 대표적으로 전통 농기구인 '호미'가 있습니다. 꽃삽만 쓰던 외국 정원사들에게 'ㄱ자'로 꺾여 쓰기 편하고 손목 힘도 덜 들어가는 호미의 장점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입니다.

제2의 호미를 넘보는 K-농기구가 있습니다. 바로 '트랙터'입니다. 지난해 우리 트랙터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수출 신기록 세운 'K-트랙터'…"무역수지 10억 달러 돌파"

트랙터 수출은 2020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하며, 지난해에는 수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수출액 12억 4천5백만 달러로 1년 전보다도 23% 넘게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겁니다.

반면 원래 낮은 수준이던 트랙터 수입은 지난해 감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트랙터 무역수지는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는 흑자로 나타났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바로 트랙터 수출이 급성장한 '시기'입니다.

2019년까지는 6억 달러를 밑돌던 수출이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가 오기 직전인 2019년 비해 2.2배나 상승한 셈인데, 이 급성장의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코로나19 시대에 증가한 '소형 트랙터' 수출…흥행 비결은?

관세청은 코로나19 시대에 '소규모 농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로 자택에 격리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일거리, 즉 취미로 농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봤습니다.

코로나19 공포가 한풀 꺾일 무렵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겪으며 '먹거리 자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소규모 농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트랙터를 찾게 됐고, 이런 혜택을 받은 게 중소형 트랙터를 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였다는 결론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수출을 견인한 건 다름 아닌 '소형 트랙터', 즉 엔진 동력 50마력 이하 트랙터였습니다.

지난해 수출액 기준 소형 트랙터는 9억 2천만 달러 넘게 팔려, 우리가 수출한 전체 트랙터(액수)의 74%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봐도, 소형 트랙터만큼은 일본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소형트랙터 수출액은 2019년 일본보다 약 2억 5천만 달러가 뒤처졌는데, 지난해 이 격차가 4백만 달러 수준으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자급자족을 위해서 또는 취미로 농업을 한다면 트랙터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우리 트랙터가 많이 팔린 국가를 살펴보면 이런 의문도 풀립니다.

지난해 우리 트랙터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는 미국(10억 6백만 달러), 캐나다(5천만 달러), 호주(4천1백만 달러) 순입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국토가 넓은 편인 글로벌 농업 선진국이라는 점입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취미나 부업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트랙터까지는 필요 없겠지만, 국토가 넓은 선진국에서는 소형 트랙터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K-트랙터', 열풍 이어갈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코로나 시대가 끝난 이제부터일 겁니다. 일단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4월까지의 수출액 실적은 3억 7천8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좋습니다. 소형 트랙터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형 트랙터와 대형 트랙터도 동기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이 갖춘 품목이라면, 세계 시장에 선보일 기회를 만날 경우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소형 트랙터가 보여줍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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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미 다음은 ‘K-트랙터’?…지난해 수출 신기록
    • 입력 2023-05-31 16: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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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농기구', 대표적으로 전통 농기구인 '호미'가 있습니다. 꽃삽만 쓰던 외국 정원사들에게 'ㄱ자'로 꺾여 쓰기 편하고 손목 힘도 덜 들어가는 호미의 장점이 입소문을 탔기 때문입니다.

제2의 호미를 넘보는 K-농기구가 있습니다. 바로 '트랙터'입니다. 지난해 우리 트랙터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수출 신기록 세운 'K-트랙터'…"무역수지 10억 달러 돌파"

트랙터 수출은 2020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하며, 지난해에는 수출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수출액 12억 4천5백만 달러로 1년 전보다도 23% 넘게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겁니다.

반면 원래 낮은 수준이던 트랙터 수입은 지난해 감소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트랙터 무역수지는 최초로 10억 달러를 넘는 흑자로 나타났습니다.


눈에 띄는 건 바로 트랙터 수출이 급성장한 '시기'입니다.

2019년까지는 6억 달러를 밑돌던 수출이 '코로나19 기간'을 거치며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가 오기 직전인 2019년 비해 2.2배나 상승한 셈인데, 이 급성장의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 코로나19 시대에 증가한 '소형 트랙터' 수출…흥행 비결은?

관세청은 코로나19 시대에 '소규모 농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먼저 코로나19로 자택에 격리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일거리, 즉 취미로 농작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봤습니다.

코로나19 공포가 한풀 꺾일 무렵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겪으며 '먹거리 자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소규모 농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농업에 종사하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트랙터를 찾게 됐고, 이런 혜택을 받은 게 중소형 트랙터를 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였다는 결론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수출을 견인한 건 다름 아닌 '소형 트랙터', 즉 엔진 동력 50마력 이하 트랙터였습니다.

지난해 수출액 기준 소형 트랙터는 9억 2천만 달러 넘게 팔려, 우리가 수출한 전체 트랙터(액수)의 74%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봐도, 소형 트랙터만큼은 일본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소형트랙터 수출액은 2019년 일본보다 약 2억 5천만 달러가 뒤처졌는데, 지난해 이 격차가 4백만 달러 수준으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자급자족을 위해서 또는 취미로 농업을 한다면 트랙터까지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우리 트랙터가 많이 팔린 국가를 살펴보면 이런 의문도 풀립니다.

지난해 우리 트랙터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는 미국(10억 6백만 달러), 캐나다(5천만 달러), 호주(4천1백만 달러) 순입니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국토가 넓은 편인 글로벌 농업 선진국이라는 점입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취미나 부업으로 농사를 짓는다면 트랙터까지는 필요 없겠지만, 국토가 넓은 선진국에서는 소형 트랙터를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K-트랙터', 열풍 이어갈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코로나 시대가 끝난 이제부터일 겁니다. 일단 올해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4월까지의 수출액 실적은 3억 7천8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좋습니다. 소형 트랙터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형 트랙터와 대형 트랙터도 동기간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이 갖춘 품목이라면, 세계 시장에 선보일 기회를 만날 경우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소형 트랙터가 보여줍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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