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빼돌려 호화주택 27채 샀다…‘세금 회피’ 다국적 기업도

입력 2023.05.31 (21:58) 수정 2023.05.3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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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금을 안 내려고 국내 재산이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개인과 법인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탈세 수법이 교묘해지고 규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치민의 한 고급 아파트, 전용 수영장까지 갖춰 월 임대료가 2천 달러에 육박합니다.

국세청이 적발한 의류 수출업자는 이런 해외 고급 아파트와 주택 27채를 사 임대소득을 올렸습니다.

홍콩에 자녀 명의로 서류 상에만 존재하는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에 수출 물량과 대금을 몰아주면서 부동산 매입 자금을 마련해 줬습니다.

임대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수출 물량을 넘겨주거나 현지 법인에 저가로 수출하는 경우입니다."]

연 7%의 배당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강남부자보험' 광고, 한 투자회사 대표는 자녀 명의로 이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 20억 원을 대신 내줬습니다.

일종의 '편법 증여'인데, 보험에서 나오는 배당수익도 해외 계좌에 숨겼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자회사 쪼개기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세계적 플랫폼 기업, 국내 시장 철수를 앞두고 해외 본사의 제품을 일부러 비싸게 사들여 손실을 자처한 외국 법인 국내 자회사도 적발됐습니다.

이중엔 글로벌 100대 기업 중 4곳과 코스피 상장사 6곳도 포함돼 있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법적 형식은 정상처럼 보이나 경제적 실질은 탈세인 양상으로 그 수법이 진화됐습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과 과세당국 국제 공조를 통해 매년 2백 건 안팎의 역외 탈세 세무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건당 부과 세액은 68억 원으로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7배 수준이고 해마다 느는 추세입니다.

최근 3년간 추징한 세금도 4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화면제공:국세청/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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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삿돈 빼돌려 호화주택 27채 샀다…‘세금 회피’ 다국적 기업도
    • 입력 2023-05-31 21:58:17
    • 수정2023-05-31 22:21:35
    뉴스 9
[앵커]

세금을 안 내려고 국내 재산이나 이익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개인과 법인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탈세 수법이 교묘해지고 규모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베트남 호치민의 한 고급 아파트, 전용 수영장까지 갖춰 월 임대료가 2천 달러에 육박합니다.

국세청이 적발한 의류 수출업자는 이런 해외 고급 아파트와 주택 27채를 사 임대소득을 올렸습니다.

홍콩에 자녀 명의로 서류 상에만 존재하는 회사를 만들고 이 회사에 수출 물량과 대금을 몰아주면서 부동산 매입 자금을 마련해 줬습니다.

임대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에 수출 물량을 넘겨주거나 현지 법인에 저가로 수출하는 경우입니다."]

연 7%의 배당수익을 보장한다는 이른바 '강남부자보험' 광고, 한 투자회사 대표는 자녀 명의로 이 보험에 가입한 뒤, 보험료 20억 원을 대신 내줬습니다.

일종의 '편법 증여'인데, 보험에서 나오는 배당수익도 해외 계좌에 숨겼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자회사 쪼개기 수법으로 세금을 회피한 세계적 플랫폼 기업, 국내 시장 철수를 앞두고 해외 본사의 제품을 일부러 비싸게 사들여 손실을 자처한 외국 법인 국내 자회사도 적발됐습니다.

이중엔 글로벌 100대 기업 중 4곳과 코스피 상장사 6곳도 포함돼 있습니다.

[오호선/국세청 조사국장 : "법적 형식은 정상처럼 보이나 경제적 실질은 탈세인 양상으로 그 수법이 진화됐습니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과 과세당국 국제 공조를 통해 매년 2백 건 안팎의 역외 탈세 세무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건당 부과 세액은 68억 원으로 일반 법인 세무조사의 7배 수준이고 해마다 느는 추세입니다.

최근 3년간 추징한 세금도 4조 원이 넘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대범/화면제공:국세청/CG: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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