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나타난 데이원 선수들 “넉 달 임금 못 받아…직업 잃을까 두렵다”

입력 2023.06.01 (15:50) 수정 2023.06.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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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데이원 구단은 2022-2023시즌 내내 경기장 안팎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2021-2022시즌 후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 스포츠는,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KBL 특별가입비를 기한 안에 내지 못했고, 구단 직원과 선수들의 임금도 체불 된 상황이다.


재정난 속에서도 선수들은 힘을 냈다. '고양 캐롯' 이름으로 정규리그 5위에 올랐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 PO에서 안양 인삼공사에 막혀 올 시즌을 마감했지만, 선수들의 투혼 넘치는 경기는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런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이때, 국회에 나타났다.

■ "선수 모두 넉 달 치 임금 못 받아…KBL 선수 복지기금 등 활용해서라도"
주장 김강선을 비롯해 전성현, 이정현 등 데이원 소속 선수들은 어제(3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이개호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의원 쪽에서 먼저 요청해 성사된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개호 의원실 제공)(이개호 의원실 제공)

선수들의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건 임금 체불이다. 최근 4개월 치 임금을 전원이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생계가 걸린 문제인 만큼 구단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적립된 'KBL 선수복지기금'을 통해 먼저 임금을 지급한 후, KBL이 추후 구단에 청구하는 등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 "해체 시 드래프트보다는 FA로…직업 잃는 선수 최소화 필요"
KBL은 어제(31일)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에 6월 15일까지 체불 된 임금을 포함해 채무를 변제 하라고 요구했다. 이행하지 못하면 6월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단 존속에 관해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구단이 해체된다면, 그 이후의 상황도 선수들은 생각해야 한다.

(이개호 의원실 제공)(이개호 의원실 제공)

선수들은 해체 후 '드래프트'가 아닌 자유계약, FA를 원하고 있었다. 드래프트를 하게 되면 다른 9개 구단이 선수들을 지명하게 되는데, 선택권이 구단 쪽에 있으면, 선택받지 못하고 직업을 잃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수들은 밀린 임금만큼이나, 직업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에 의원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단 파행 운영에도 대처 못 해…재발 방지책 마련해야"
임금과 구제, 선수들은 이 밖에 한 가지 의견을 더 전달했다. 바로 '재발 방지 대책'이다. 선수들이 경기장 밖 이슈로 시즌 내내 시달렸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선수는 "구단 측으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다시 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파행 운영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남자농구 표준계약서 조항에 따르면 구단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급여를 3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은 경우 선수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즉, 데이원 선수들은 당장이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일단 구단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지켜볼 계획이다. 시즌 내내 팀을 응원하고 사랑해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원 측은 KBL 이사회에 참석해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임금 체불 등을 100% 해결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KBL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데이원 구단의 운명을 가를 최종 이사회는 6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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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에 나타난 데이원 선수들 “넉 달 임금 못 받아…직업 잃을까 두렵다”
    • 입력 2023-06-01 15:50:52
    • 수정2023-06-01 15:51:08
    스포츠K

프로농구 데이원 구단은 2022-2023시즌 내내 경기장 안팎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2021-2022시즌 후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 스포츠는,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구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KBL 특별가입비를 기한 안에 내지 못했고, 구단 직원과 선수들의 임금도 체불 된 상황이다.


재정난 속에서도 선수들은 힘을 냈다. '고양 캐롯' 이름으로 정규리그 5위에 올랐고, 6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비스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4강 PO에서 안양 인삼공사에 막혀 올 시즌을 마감했지만, 선수들의 투혼 넘치는 경기는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런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이때, 국회에 나타났다.

■ "선수 모두 넉 달 치 임금 못 받아…KBL 선수 복지기금 등 활용해서라도"
주장 김강선을 비롯해 전성현, 이정현 등 데이원 소속 선수들은 어제(3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이개호 의원 등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 의원 쪽에서 먼저 요청해 성사된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현재 상황에 대해 진솔한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개호 의원실 제공)
선수들의 당면한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건 임금 체불이다. 최근 4개월 치 임금을 전원이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생계가 걸린 문제인 만큼 구단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적립된 'KBL 선수복지기금'을 통해 먼저 임금을 지급한 후, KBL이 추후 구단에 청구하는 등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달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 "해체 시 드래프트보다는 FA로…직업 잃는 선수 최소화 필요"
KBL은 어제(31일) 이사회를 열고, 데이원 구단에 6월 15일까지 체불 된 임금을 포함해 채무를 변제 하라고 요구했다. 이행하지 못하면 6월 1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단 존속에 관해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만에 하나 구단이 해체된다면, 그 이후의 상황도 선수들은 생각해야 한다.

(이개호 의원실 제공)
선수들은 해체 후 '드래프트'가 아닌 자유계약, FA를 원하고 있었다. 드래프트를 하게 되면 다른 9개 구단이 선수들을 지명하게 되는데, 선택권이 구단 쪽에 있으면, 선택받지 못하고 직업을 잃는 선수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수들은 밀린 임금만큼이나, 직업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에 의원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단 파행 운영에도 대처 못 해…재발 방지책 마련해야"
임금과 구제, 선수들은 이 밖에 한 가지 의견을 더 전달했다. 바로 '재발 방지 대책'이다. 선수들이 경기장 밖 이슈로 시즌 내내 시달렸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선수는 "구단 측으로부터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전했다. 다시 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파행 운영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남자농구 표준계약서 조항에 따르면 구단이 정당한 사유 없이 급여를 3개월 이상 지급하지 않은 경우 선수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즉, 데이원 선수들은 당장이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일단 구단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지켜볼 계획이다. 시즌 내내 팀을 응원하고 사랑해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데이원 측은 KBL 이사회에 참석해 "농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임금 체불 등을 100% 해결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KBL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데이원 구단의 운명을 가를 최종 이사회는 6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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