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실손 보험’ 갈아탈까?…세 가지 따져 보세요

입력 2023.06.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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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3,997만 명입니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5,141만 명을 바짝 쫓을 만큼 가입자 규모가 큽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실제 치료비의 일부, 혹은 전액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 입장에서는 밑지지 않고, 충분히 활용할만한 보험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과잉진료·과잉청구로 무분별하게 보험금을 타내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문제도 계속 불거졌습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백내장 등 주요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을 도입해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 보험 분쟁 1년 새 22% ↑…'보험금' 관련 분쟁 가장 많아


이 영향으로 보험 관련 분쟁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분쟁조정 유형별 처리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접수된 3만 6,508건의 금융분쟁 조정 건 가운데 3만 2,417건이 보험 관련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2021년도에 접수된 보험 관련 분쟁 2만 6,573건에 비해 22% 늘었습니다.


보험 분쟁을 세부 유형별로 나눠 보면,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 분쟁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분쟁조정 유형별 처리현황'을 보면 2022년 보험 관련 분쟁을 조정 3만 117건 가운데,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한 건은 1만 9,776건으로 65.7%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면·부책결정 5,550건, 고지의무 위반 1,258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자 금감원이 실손 의료보험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했습니다.

■ 갱신 보험료가 부담된다면…해지보다 4세대로 전환을


보험 계약을 갱신하면 보험료도 다시 산정되죠. 대개 그간의 진료비 청구 내역 등을 반영해 보험료가 인상됩니다. 올해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출시 시기별로 보면 1세대 실손보험은 6%, 2세대는 9%, 3세대는 14%대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면서 갱신 보험료 부담에 보험을 해지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4세대 실손 보험으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고 금감원은 안내했습니다.

4세대 실손 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1~3세대에 비해 저렴한데다, 지금은 4세대로 전환한 소비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보험료 50% 감면 혜택도 주어집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아 보험료 청구 빈도가 낮다면 갱신 보험료도 더 낮습니다.

게다가 한 번 해지한 보험은 다시 부활시킬 수 없지만, 전환한 보험은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단 계약 전환을 철회하려면 전환 후 6달 안에 청약철회 의사를 보험사에 전달해야 합니다. 전환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전환 철회를 요구한 경우, 전환 이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계약에 대해서만 철회할 수 있습니다.

■ '4세대 실손' 전환할 때는 '의료기관 이용 패턴' 확인하세요

4세대 실손 보험은 기본 보험료는 낮지만, 보험금 수령액·빈도에 따라 다음 해 보험료가 달라집니다. 때문에 '낮은 기본 보험료'만을 이유로 4세대 실손 보험으로 전환을 결심하신 분이 있다면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합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 동안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 원 이상 받는 경우, 보험료를 100%에서 최대 300%까지 할증합니다. 특히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제 등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을 자주 이용할 경우,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건강 상태와 의료기관 이용 성향을 고려해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 실손 보험 적자 폭 개선…감독 당국, '4세대 실손 전환' 유인 계속할 듯


지난해 실손 의료보험은 1조 5,300억 원 적자로 나타났습니다. 적자이긴 하지만 그 폭은 직전 연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도 101.3%로, 2021년 대비 11.8%p 줄었습니다. 상품별로는 상품 출시 후 5년 동안 보험료가 조정되지 않았던 3세대 실손 상품이 118.7%로 손해율이 가장 높았고, 1세대 113.2%, 2세대 93.2%, 4세대 9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 중 하나로 4세대 실손보험 비중 증가가 꼽힙니다. 4세대 실손 보험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자기 부담률을 높여 과잉진료 통제 수단을 갖춘 거로 평가되는데, 4세대 실손 계약 비중은 2021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5.8%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실손 보험 적자 해소를 위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이달 말까지 적용되는 보험료 할인 혜택 제공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구체적인 할인 비율이나 연장 기간 등은 관련 업계 등과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할인 기간을 연장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서, 연장하더라도 할인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 7월 이후부터는 아예 할인할 수 없다는 점도 알렸습니다. 4세대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할인 기간이 끝나거나 할인 폭이 줄어들기 전에 마음의 결정을 하는 게 좋습니다.

■ '유병력자 실손보험', 3년마다 재가입 의사 표시하세요

치료 이력이 있거나 가벼운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3년마다 재가입 안내문을 등기로 발송합니다. 재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보험사에 재가입 의사를 표시해야 합니다.

특히 2022년 1월 이전 가입 고객의 경우, 반드시 재가입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재가입 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계약이 종료될 수도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2021년 말 '고객의 재가입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직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연장'하도록 약관을 개정했는데, 2022년 1월 이전 가입 고객은 개정 약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입 기간 중 주소가 변경될 경우에도, 등기를 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변경 사항을 보험사에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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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1 17: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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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는 3,997만 명입니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5,141만 명을 바짝 쫓을 만큼 가입자 규모가 큽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실제 치료비의 일부, 혹은 전액까지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 입장에서는 밑지지 않고, 충분히 활용할만한 보험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과잉진료·과잉청구로 무분별하게 보험금을 타내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는 문제도 계속 불거졌습니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백내장 등 주요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을 도입해 실손보험금 지급 기준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 보험 분쟁 1년 새 22% ↑…'보험금' 관련 분쟁 가장 많아


이 영향으로 보험 관련 분쟁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분쟁조정 유형별 처리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접수된 3만 6,508건의 금융분쟁 조정 건 가운데 3만 2,417건이 보험 관련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2021년도에 접수된 보험 관련 분쟁 2만 6,573건에 비해 22% 늘었습니다.


보험 분쟁을 세부 유형별로 나눠 보면,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 분쟁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분쟁조정 유형별 처리현황'을 보면 2022년 보험 관련 분쟁을 조정 3만 117건 가운데,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한 건은 1만 9,776건으로 65.7%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면·부책결정 5,550건, 고지의무 위반 1,258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민원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자 금감원이 실손 의료보험 가입 시 유의해야 할 사항을 안내했습니다.

■ 갱신 보험료가 부담된다면…해지보다 4세대로 전환을


보험 계약을 갱신하면 보험료도 다시 산정되죠. 대개 그간의 진료비 청구 내역 등을 반영해 보험료가 인상됩니다. 올해 보험료 평균 인상률을 출시 시기별로 보면 1세대 실손보험은 6%, 2세대는 9%, 3세대는 14%대 인상률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보험료가 크게 오르면서 갱신 보험료 부담에 보험을 해지할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4세대 실손 보험으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것도 좋다고 금감원은 안내했습니다.

4세대 실손 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1~3세대에 비해 저렴한데다, 지금은 4세대로 전환한 소비자에 한해 한시적으로 보험료 50% 감면 혜택도 주어집니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아 보험료 청구 빈도가 낮다면 갱신 보험료도 더 낮습니다.

게다가 한 번 해지한 보험은 다시 부활시킬 수 없지만, 전환한 보험은 되돌릴 수 있습니다. 단 계약 전환을 철회하려면 전환 후 6달 안에 청약철회 의사를 보험사에 전달해야 합니다. 전환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전환 철회를 요구한 경우, 전환 이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계약에 대해서만 철회할 수 있습니다.

■ '4세대 실손' 전환할 때는 '의료기관 이용 패턴' 확인하세요

4세대 실손 보험은 기본 보험료는 낮지만, 보험금 수령액·빈도에 따라 다음 해 보험료가 달라집니다. 때문에 '낮은 기본 보험료'만을 이유로 4세대 실손 보험으로 전환을 결심하신 분이 있다면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합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직전 1년 동안 비급여 보험금을 100만 원 이상 받는 경우, 보험료를 100%에서 최대 300%까지 할증합니다. 특히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제 등 비급여 항목으로 병원을 자주 이용할 경우,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건강 상태와 의료기관 이용 성향을 고려해 전환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 실손 보험 적자 폭 개선…감독 당국, '4세대 실손 전환' 유인 계속할 듯


지난해 실손 의료보험은 1조 5,300억 원 적자로 나타났습니다. 적자이긴 하지만 그 폭은 직전 연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인 손해율도 101.3%로, 2021년 대비 11.8%p 줄었습니다. 상품별로는 상품 출시 후 5년 동안 보험료가 조정되지 않았던 3세대 실손 상품이 118.7%로 손해율이 가장 높았고, 1세대 113.2%, 2세대 93.2%, 4세대 9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 중 하나로 4세대 실손보험 비중 증가가 꼽힙니다. 4세대 실손 보험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자기 부담률을 높여 과잉진료 통제 수단을 갖춘 거로 평가되는데, 4세대 실손 계약 비중은 2021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5.8%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실손 보험 적자 해소를 위해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이달 말까지 적용되는 보험료 할인 혜택 제공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구체적인 할인 비율이나 연장 기간 등은 관련 업계 등과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할인 기간을 연장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면서, 연장하더라도 할인 비율을 단계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내년 7월 이후부터는 아예 할인할 수 없다는 점도 알렸습니다. 4세대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면, 할인 기간이 끝나거나 할인 폭이 줄어들기 전에 마음의 결정을 하는 게 좋습니다.

■ '유병력자 실손보험', 3년마다 재가입 의사 표시하세요

치료 이력이 있거나 가벼운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유병력자 실손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3년마다 재가입 안내문을 등기로 발송합니다. 재가입을 원하는 고객은 보험사에 재가입 의사를 표시해야 합니다.

특히 2022년 1월 이전 가입 고객의 경우, 반드시 재가입 여부를 밝혀야 합니다. 재가입 여부를 밝히지 않을 경우 계약이 종료될 수도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2021년 말 '고객의 재가입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을 경우, 직전 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연장'하도록 약관을 개정했는데, 2022년 1월 이전 가입 고객은 개정 약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입 기간 중 주소가 변경될 경우에도, 등기를 받지 못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변경 사항을 보험사에 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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