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반 전북이 골골(?)거릴 때만 해도 전북 팬뿐 아니라 타 팀 팬까지 "전북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며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국, 전북은 FA컵 우승, 리그 준우승이라는 나름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며, 역시 전북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올라와야 할 때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밑바닥을 전전하자, 처음 겪는 상황이 너무나도 낯선 전북 팬들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응원가 대신 '나가'라는 외침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구단 버스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멈춰있기 일쑤였다.
상황이 점점 악화됐지만 구단 프런트들은 '기우'에 익숙해진 탓인지, 반등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또 놓치고 말았다.
결국, 전북 구단은 결코 쓰고 싶지 않았던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감독 경질 효과일까, 느리지만 조금씩 전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점 18점으로 리그 7위. 여전히 너무나 낯선 위치이지만 전북 수뇌부는 "올 시즌은 분명 예년과 다르다."라는 이상 신호를 늦게나마 감지한 모양새다.
마음 급해진 구단이 가장 먼저 쓴 쇄신책은 전북 역사상 두 번째 외국인 감독 선임이었다. 전북은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하고 현재 최종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은 비자 발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입국할 예정이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피지컬 코치 등 2명의 코치를 대동할 예정이다. 감독 포함 3명의 작은 사단이지만 전북은 외인 코치진을 구성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다.
전북은 감독 영입을 총괄 지휘한 박지성 디렉터에게 돈에 구애받지 말고 전북의 위상에 걸맞은 감독을 찾아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등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임 과정에서 전북은 4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뿐 아니라 국내 감독도 함께 후보군에 올려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국내 감독 후보군에는 현재 K리그 타 팀에 몸담고 있는 인물도 있었는데, 전북 구단 측은 시즌 중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을 데려오는 것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외국인으로 최종 방향키를 돌렸다.
명성을 되찾기 위해 구단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심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K리그에서 몇 안 되는 통 큰 투자가 이뤄지는 클럽이라는 자부심과 또 그만큼의 나태함 속에 변화와 혁신의 골든 타임을 놓쳐버린 전북.
이번 시즌 그 후과를 제대로 치르고 있는 가운데,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입국하는 대로 박지성 디렉터와 함께 구단의 청사진을 밝힐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신임 감독이 밝히는 축구 철학보다 더 중요한 건 박지성 디렉터가 직접 팬들에게 말하는 K리그 리딩 클럽 전북의 장기적인 비전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북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선수의 이름값만으로 리딩 클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또 선수의 이름값 하나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낀 전북의 후반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축구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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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박했던 전북 “K리그 타 구단 감독 영입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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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6-02 08:01:23
지난해 초반 전북이 골골(?)거릴 때만 해도 전북 팬뿐 아니라 타 팀 팬까지 "전북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며 반등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결국, 전북은 FA컵 우승, 리그 준우승이라는 나름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며, 역시 전북 걱정은 '기우'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그러나 올 시즌만큼은 이야기가 다르다. 올라와야 할 때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히 밑바닥을 전전하자, 처음 겪는 상황이 너무나도 낯선 전북 팬들은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응원가 대신 '나가'라는 외침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구단 버스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멈춰있기 일쑤였다.
상황이 점점 악화됐지만 구단 프런트들은 '기우'에 익숙해진 탓인지, 반등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또 놓치고 말았다.
결국, 전북 구단은 결코 쓰고 싶지 않았던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감독 경질 효과일까, 느리지만 조금씩 전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점 18점으로 리그 7위. 여전히 너무나 낯선 위치이지만 전북 수뇌부는 "올 시즌은 분명 예년과 다르다."라는 이상 신호를 늦게나마 감지한 모양새다.
마음 급해진 구단이 가장 먼저 쓴 쇄신책은 전북 역사상 두 번째 외국인 감독 선임이었다. 전북은 루마니아 출신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선임하고 현재 최종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은 비자 발급이 마무리되는 대로 입국할 예정이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피지컬 코치 등 2명의 코치를 대동할 예정이다. 감독 포함 3명의 작은 사단이지만 전북은 외인 코치진을 구성하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했다.
전북은 감독 영입을 총괄 지휘한 박지성 디렉터에게 돈에 구애받지 말고 전북의 위상에 걸맞은 감독을 찾아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반등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선임 과정에서 전북은 4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뿐 아니라 국내 감독도 함께 후보군에 올려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국내 감독 후보군에는 현재 K리그 타 팀에 몸담고 있는 인물도 있었는데, 전북 구단 측은 시즌 중 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을 데려오는 것은 도의적인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외국인으로 최종 방향키를 돌렸다.
명성을 되찾기 위해 구단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심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K리그에서 몇 안 되는 통 큰 투자가 이뤄지는 클럽이라는 자부심과 또 그만큼의 나태함 속에 변화와 혁신의 골든 타임을 놓쳐버린 전북.
이번 시즌 그 후과를 제대로 치르고 있는 가운데,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입국하는 대로 박지성 디렉터와 함께 구단의 청사진을 밝힐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신임 감독이 밝히는 축구 철학보다 더 중요한 건 박지성 디렉터가 직접 팬들에게 말하는 K리그 리딩 클럽 전북의 장기적인 비전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전북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선수의 이름값만으로 리딩 클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또 선수의 이름값 하나로 위기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것을 몸소 느낀 전북의 후반기가 어떻게 달라질지 축구팬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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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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