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곡물값 급등에 거래 옥죈다…“모든 거래 국가가 장악”

입력 2023.06.0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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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모든 곡물 거래를 국가가 빠짐없이 장악하겠다는 내부 지침을 주민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샌드연구소를 통해 입수한 '량곡판매에서 나서는 법적 요구를 철저히 지킬 데 대하여'라는 북한 내부 문건을 보면 "곡물은 양곡판매소 또는 국가의 승인을 받은 식량공급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 문건은 북한 인민보안성이 올해 2월 각지에 배포한 뒤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건을 보면 "일부 시·군 상업봉사망에서 자기 단위 리익만을 추구하면서 국가의 법은 안중에도 없이 량곡을 비법적으로 구입하여 망탕 판매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들은 크든 작든 국가의 량정 규률을 문란시키고 경제강국 건설을 저애(방해)하는 위법행위"라고 밝혔습니다.

문건은 "국가는 량정(식량 정책)을 틀어쥐고 량곡에 대한 중앙집권적인 관리제를 철저히 실현해 나간다"며 "량곡은 량곡판매소 또는 량곡을 팔도록 국가의 승인을 받은 식량공급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행정처벌법 제75조 및 형법 제103조에 따라 무보수 노동처벌이나 노동단련형(노동단련대 6개월~1년 수용) 등에 처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국가가 양곡 판매 틀어쥐고 장마당 거래도 더 철저히 금지"

북한당국은 양곡 판매 통제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양곡판매소를 만들었습니다. 당국이 양곡판매소를 운영하긴 했지만 지방 정부 등 상대적으로 낮은 단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판매소가 우후죽순 생기거나 기관인들이 인민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이 문건의 핵심은 사실상 양정사업소를 통해 양곡 판매 일체를 국가 통제하에 두고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가 양곡 판매를 더 틀어쥐고 장마당에서의 판매나 개인 간의 거래도 더 철저히 금지한다는 뜻입니다.

최 대표는 "최근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이 나오면서 양곡 판매 통제도 같이 강조된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북 식량난에 곡물 가격 급등…김정은 집권 이래 최고치

앞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곡물 가격 상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5월 3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북한의 누적분은 70여만 톤인데 4월에 19만여 톤이 들어왔다"며 "그러나 5월 춘분기에 식량 사정이 악화돼 현재 곡물 가격은 작년 1분기 대비 옥수수가 약 60%, 쌀이 30% 가까이 올라 김정은 집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내 아사자 발생도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은 민생고로 인해 내부적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는데 강력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여 건에서 300여 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정원은 북한 내 물자 탈취를 노린 사제폭탄 투척 등 대형화·조직화 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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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곡물값 급등에 거래 옥죈다…“모든 거래 국가가 장악”
    • 입력 2023-06-02 17: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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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모든 곡물 거래를 국가가 빠짐없이 장악하겠다는 내부 지침을 주민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샌드연구소를 통해 입수한 '량곡판매에서 나서는 법적 요구를 철저히 지킬 데 대하여'라는 북한 내부 문건을 보면 "곡물은 양곡판매소 또는 국가의 승인을 받은 식량공급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 문건은 북한 인민보안성이 올해 2월 각지에 배포한 뒤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건을 보면 "일부 시·군 상업봉사망에서 자기 단위 리익만을 추구하면서 국가의 법은 안중에도 없이 량곡을 비법적으로 구입하여 망탕 판매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들은 크든 작든 국가의 량정 규률을 문란시키고 경제강국 건설을 저애(방해)하는 위법행위"라고 밝혔습니다.

문건은 "국가는 량정(식량 정책)을 틀어쥐고 량곡에 대한 중앙집권적인 관리제를 철저히 실현해 나간다"며 "량곡은 량곡판매소 또는 량곡을 팔도록 국가의 승인을 받은 식량공급소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행정처벌법 제75조 및 형법 제103조에 따라 무보수 노동처벌이나 노동단련형(노동단련대 6개월~1년 수용) 등에 처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 "국가가 양곡 판매 틀어쥐고 장마당 거래도 더 철저히 금지"

북한당국은 양곡 판매 통제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양곡판매소를 만들었습니다. 당국이 양곡판매소를 운영하긴 했지만 지방 정부 등 상대적으로 낮은 단위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판매소가 우후죽순 생기거나 기관인들이 인민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경희 샌드연구소 대표는 "이 문건의 핵심은 사실상 양정사업소를 통해 양곡 판매 일체를 국가 통제하에 두고 관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가 양곡 판매를 더 틀어쥐고 장마당에서의 판매나 개인 간의 거래도 더 철저히 금지한다는 뜻입니다.

최 대표는 "최근에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이 나오면서 양곡 판매 통제도 같이 강조된게 아닐까 추측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북 식량난에 곡물 가격 급등…김정은 집권 이래 최고치

앞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곡물 가격 상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5월 31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북한의 누적분은 70여만 톤인데 4월에 19만여 톤이 들어왔다"며 "그러나 5월 춘분기에 식량 사정이 악화돼 현재 곡물 가격은 작년 1분기 대비 옥수수가 약 60%, 쌀이 30% 가까이 올라 김정은 집권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 내 아사자 발생도 예년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정보위에 보고했습니다.

북한은 민생고로 인해 내부적 불안요인이 커지고 있는데 강력범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여 건에서 300여 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국정원은 북한 내 물자 탈취를 노린 사제폭탄 투척 등 대형화·조직화 된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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