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고어방’ 항소심…재판부 ‘정신 감정’ 명령

[앵커]

길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이고 그 사진을 SNS에 공유한 2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에 이 남성의 재범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신 감정을 검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한솔 기자입니다.

[리포트]

'총은 쏘면 바로 쓰러지지만 활은 꽂히는 소리도 나고 고통스러워하는 표적을 쫓아가는 재미가 있다.'

살아있는 고양이에게 화살을 쏜 뒤 죽어가는 모습을 찍어 SNS에 공유한 20대 남성 이 모 씨가 단체대화방인 일명 '고어방'에 남긴 메시지입니다.

1심 재판부가 토끼와 고양이 등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4차례에 걸쳐 SNS에 올린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내린 형량은 징역 4개월 및 벌금 백만 원에 집행유예 2년.

당시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이 항소했고, 이 씨에 대한 항소심이 1년 반 만에 다시 열렸습니다.

증인으로 나선 동물보호단체는 동물을 대상으로 잔인한 범죄를 모의하고 인증하는 SNS 대화방이 계속 생겨나는 만큼 '동물 학대는 어차피 벌금형'이라는 인식을 바꿀 만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대전지법 형사항소1부는 검찰에 이 씨의 재범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신 감정을 검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리 검사 등을 통해 이 씨의 재범 가능성이나 폭력성 등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이 씨를 고발한 동물보호단체는 사법기관이 동물 학대를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할 근거가 되는 양형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양성모/동물보호단체 카라 정책팀 활동가 : "양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담당하는 판사 또는 검사마다 구형이나 판결이 매우 제각각입니다. 새로 수립되는 양형위원회에서 부디 동물 학대 범죄에 대해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