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 울려 퍼진 ‘WOO’…우상혁 “높이뛰기 선수여서 행복해”

입력 2023.06.0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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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27·용인시청)이 도약을 준비할 때마다 이탈리아 피렌체 루이지 리돌피 스타디움에서는 'WOO'(우)라는 함성이 반복해서 들렸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도 우상혁은 이탈리아 팬들의 응원을 떠올리며 짜릿함을 느꼈다.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0을 넘어 2위를 차지한 뒤,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우상혁은 "외국 팬들이 내 성을 외치는 걸 듣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장난 아니었다"며 "내가 높이뛰기 선수가 된 게 정말 큰 행운이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모두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관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선수다.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을 때 의기소침했던 기억도 있다"며 "최근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경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추억을 떠올린 순간, "우상혁,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상혁은 밝은 표정으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곧 우상혁 주위에 팬들이 모였고, 우상혁은 내내 밝은 표정으로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응했다.

우상혁은 이제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팬과 만나는 '스타 플레이어'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2m35)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올라선 우상혁은 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2022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2m33), 2022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의 쾌거를 이뤘다.

올해에도 세계 정상급 선수만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회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이제 우상혁은 그가 출전하는 국제대회에서는 홍보 포스터, 대회 조직위가 관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기 얼굴을 본다.

우상혁은 "즐겁게 경기하고, 치열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원정길에서 골든 그랑프리 우승,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2위에 올랐다.

▲ 항상 우승하고 싶지만, 우승하지 못하는 날도 있다. 그래도 이번 원정을 기분 좋게 마쳤다. 골든 그랑프리에서 우승했을 때는 '내가 원하는 대로 조금씩 자리가 잡힌다'고 느꼈다. 훈련 성과가 실전에서 나오는 기분이었다.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위를 하긴 했지만, 훈련 과정과 경기 때의 느낌은 모두 좋았다.

-- 발목 부상 후유증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걸까.

▲ 내 경기력이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지난해에는 1, 2월에 많은 경기를 치르며 감각을 일찍 끌어 올렸는데 올해는 5월부터 제대로 된 실전을 치렀다. 지금은 내 경기력을 올리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경기를 치를수록 기록은 올라갈 것이다.

-- 해리슨과 라이벌 구도가 생겼다.

▲ 나는 유쾌하게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해리슨도 그런 선수였는데 지난해 성적이 나지 않으니 소심해진 것 같았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해리슨이 좋은 결과를 얻고, 올해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두 번 연속 우승하면서 특유의 쇼맨십도 되살아났다. 해리슨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 피렌체 대회에서 해리슨이 먼저 뛰고, 내가 곧바로 뛰는 순서로 배정됐다. 해리슨이 2m30을 1차 시기에서 넘고, 나도 1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해리슨이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해리슨이 3차 시기에서 2m32를 넘고, 나는 모두 실패했다. 내가 2m32을 넘어 더 경쟁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바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시즌 평균 기록을 2m30 근처로 탄탄하게 다진 것도 고무적이다. 꾸준히 2m30을 넘으면 내 실외 기록 2m35, 실내 기록 2m36은 물론이고 내가 원하는 (자신의 키보다 50㎝ 높은) 2m38에 도전할 수 있다.

--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대회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됐는데.

▲ 나는 관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선수다.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을 때 의기소침했던 기억도 있다. 최근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경기하고 있다.

-- 이탈리아에서는 '우'(WOO)라는 함성을 들으며 뛰었다.

▲ 정말 장난 아니었다. 내 성이 외국 팬들도 부르기 좋은 것 같다. 내가 뛸 차례가 되면 매번 관중석에서 '우'라는 함성이 들렸다. 내가 높이뛰기 선수가 된 게, 정말 큰 행운이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모두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받았다.

-- 7월부터는 도쿄올림픽 공동 1위 무타즈 에사 바르심, 장마르코 탬베리와도 맞붙을 텐데.

▲ 7월 2일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맞붙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하면, 스톡홀름 대회는 세계선수권의 전초전이 될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카타르 도하, 예천, 일본 요코하마, 이탈리아 피렌체를 오가며 4개 대회를 치렀다. 경기를 치르면서 보완할 점을 발견하고자, 다소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분간 훈련에 집중할 시간이 있다. 실전에서 발견한 약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 올해 8월 세계선수권, 9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 올해 그래프가 8월과 9월 정점에 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사실 지금 컨디션은 좋은 편이 아니다. 피렌체에서는 비가 내려서 필드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래도 신나게 경기하고 왔다.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 당일에 혹시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여러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8월과 9월에는 분명히 지금보다 잘 준비된 몸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 향후 일정은.

▲ 며칠 동안 회복 훈련을 한 뒤에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계획이다. 훈련하면서 준비한 것을 6월 말 정선 전국육상선수권에서 선보이고자 한다. 정선에서는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다. 이후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7월 2일)와 7월 12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7월에는 5·6월보다 좋은 모습, 8·9월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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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렌체에 울려 퍼진 ‘WOO’…우상혁 “높이뛰기 선수여서 행복해”
    • 입력 2023-06-04 18:50:09
    연합뉴스
우상혁(27·용인시청)이 도약을 준비할 때마다 이탈리아 피렌체 루이지 리돌피 스타디움에서는 'WOO'(우)라는 함성이 반복해서 들렸다.

한국에 도착한 뒤에도 우상혁은 이탈리아 팬들의 응원을 떠올리며 짜릿함을 느꼈다.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0을 넘어 2위를 차지한 뒤, 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우상혁은 "외국 팬들이 내 성을 외치는 걸 듣는 건,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장난 아니었다"며 "내가 높이뛰기 선수가 된 게 정말 큰 행운이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모두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관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선수다.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을 때 의기소침했던 기억도 있다"며 "최근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경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추억을 떠올린 순간, "우상혁, 파이팅"을 외치는 한국 팬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우상혁은 밝은 표정으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곧 우상혁 주위에 팬들이 모였고, 우상혁은 내내 밝은 표정으로 팬들의 사인과 사진 요청에 응했다.

우상혁은 이제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팬과 만나는 '스타 플레이어'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2m35)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올라선 우상혁은 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2022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2m33), 2022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의 쾌거를 이뤘다.

올해에도 세계 정상급 선수만 출전하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회 연속 2위를 차지했다.

이제 우상혁은 그가 출전하는 국제대회에서는 홍보 포스터, 대회 조직위가 관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자기 얼굴을 본다.

우상혁은 "즐겁게 경기하고, 치열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원정길에서 골든 그랑프리 우승,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 2위에 올랐다.

▲ 항상 우승하고 싶지만, 우승하지 못하는 날도 있다. 그래도 이번 원정을 기분 좋게 마쳤다. 골든 그랑프리에서 우승했을 때는 '내가 원하는 대로 조금씩 자리가 잡힌다'고 느꼈다. 훈련 성과가 실전에서 나오는 기분이었다.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위를 하긴 했지만, 훈련 과정과 경기 때의 느낌은 모두 좋았다.

-- 발목 부상 후유증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걸까.

▲ 내 경기력이 아직 완전하지는 않다. 지난해에는 1, 2월에 많은 경기를 치르며 감각을 일찍 끌어 올렸는데 올해는 5월부터 제대로 된 실전을 치렀다. 지금은 내 경기력을 올리는 과정이다. 지금까지는 순조롭다. 경기를 치를수록 기록은 올라갈 것이다.

-- 해리슨과 라이벌 구도가 생겼다.

▲ 나는 유쾌하게 경기하는 스타일이다. 해리슨도 그런 선수였는데 지난해 성적이 나지 않으니 소심해진 것 같았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해리슨이 좋은 결과를 얻고, 올해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두 번 연속 우승하면서 특유의 쇼맨십도 되살아났다. 해리슨을 보면서 좋은 자극을 받았다. 피렌체 대회에서 해리슨이 먼저 뛰고, 내가 곧바로 뛰는 순서로 배정됐다. 해리슨이 2m30을 1차 시기에서 넘고, 나도 1차 시기에서 성공했다. 해리슨이 "정말 재밌다"고 하더라. 해리슨이 3차 시기에서 2m32를 넘고, 나는 모두 실패했다. 내가 2m32을 넘어 더 경쟁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바가 높아 보이지 않았다. 시즌 평균 기록을 2m30 근처로 탄탄하게 다진 것도 고무적이다. 꾸준히 2m30을 넘으면 내 실외 기록 2m35, 실내 기록 2m36은 물론이고 내가 원하는 (자신의 키보다 50㎝ 높은) 2m38에 도전할 수 있다.

-- 일본과 이탈리아에서 '대회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됐는데.

▲ 나는 관심을 받으면 더 잘하는 선수다.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을 때 의기소침했던 기억도 있다. 최근에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경기하고 있다.

-- 이탈리아에서는 '우'(WOO)라는 함성을 들으며 뛰었다.

▲ 정말 장난 아니었다. 내 성이 외국 팬들도 부르기 좋은 것 같다. 내가 뛸 차례가 되면 매번 관중석에서 '우'라는 함성이 들렸다. 내가 높이뛰기 선수가 된 게, 정말 큰 행운이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모두 참가하고 싶을 정도로 감동받았다.

-- 7월부터는 도쿄올림픽 공동 1위 무타즈 에사 바르심, 장마르코 탬베리와도 맞붙을 텐데.

▲ 7월 2일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 맞붙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두 선수가 모두 출전하면, 스톡홀름 대회는 세계선수권의 전초전이 될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카타르 도하, 예천, 일본 요코하마, 이탈리아 피렌체를 오가며 4개 대회를 치렀다. 경기를 치르면서 보완할 점을 발견하고자, 다소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다. 당분간 훈련에 집중할 시간이 있다. 실전에서 발견한 약점을 보완할 생각이다.

-- 올해 8월 세계선수권, 9월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 올해 그래프가 8월과 9월 정점에 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순조롭다. 사실 지금 컨디션은 좋은 편이 아니다. 피렌체에서는 비가 내려서 필드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래도 신나게 경기하고 왔다.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 당일에 혹시라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여러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8월과 9월에는 분명히 지금보다 잘 준비된 몸으로 경기를 치를 것이다.

-- 향후 일정은.

▲ 며칠 동안 회복 훈련을 한 뒤에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계획이다. 훈련하면서 준비한 것을 6월 말 정선 전국육상선수권에서 선보이고자 한다. 정선에서는 실험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다. 이후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7월 2일)와 7월 12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7월에는 5·6월보다 좋은 모습, 8·9월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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