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두고 서로 저격하는 미중…압박받는 한국

입력 2023.06.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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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방문하면 두 팔 벌려 환호할 것이고, 늑대가 찾아오면 당연히 죽일 것이다."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4일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 中)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타이완 문제를 다루며 인용한 문구입니다.

리 부장은 타이완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로 회복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을 뺏으려 한다면 중국군은 주저하지 않고 주권과 영토 보존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중 국방장관, 양자회담 열지 않고 서로 '저격'

미중 갈등의 중심에는 타이완이 있습니다. G7 정상회의는 물론 최근 한미정상회담 등의 발표문 등을 보면 미국의 주도에 따라 '타이완 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언급하는 내용이 계속 포함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국제 공조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국의 국방 수장이 불편한 심기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좌)과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우)이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 만찬 자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오스틴 미 국방장관(좌)과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우)이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 만찬 자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 동안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양측의 냉랭함이 계속 드러났습니다. 양국의 국방 수장은 첫날 만찬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지만, 따로 양자회담도 갖지 않았고 연설을 통해서는 서로를 저격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타이완 해협에서의 분쟁은 파괴적일 것"이라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양자회담이 열리지 않은 데 대해 "중국이 양국 군대 간의 위기 관리를 위한 체계 마련을 위해 더 진지하게 참여하는 것을 꺼리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이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타이완 문제에 대한 결연한 입장을 쏟아낸 것은 전날 오스틴 국방장관의 언급에 대한 '반격'인 셈입니다.

지난 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중국 리샹푸 국방부장이 양자회담을 가졌다.지난 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중국 리샹푸 국방부장이 양자회담을 가졌다.

■ 한미일 국방장관 "타이완해협 안정 강조"…중국은 '입장' 전달

우리나라도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타이완 해협의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3국 장관은 타이완 해협 일대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 등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예민한 이슈입니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 기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양국의 고위급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오갔지만, 이 자리에서도 중국 측은 타이완 해협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언급에 '불장난'이라는 비유까지 쓰며 압박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대화를 위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협력을 위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하고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타이완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중국의 압박과 반발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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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5 08: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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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방문하면 두 팔 벌려 환호할 것이고, 늑대가 찾아오면 당연히 죽일 것이다."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4일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 기조연설 中)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에서 타이완 문제를 다루며 인용한 문구입니다.

리 부장은 타이완에 대해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로 회복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타이완을 뺏으려 한다면 중국군은 주저하지 않고 주권과 영토 보존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미·중 국방장관, 양자회담 열지 않고 서로 '저격'

미중 갈등의 중심에는 타이완이 있습니다. G7 정상회의는 물론 최근 한미정상회담 등의 발표문 등을 보면 미국의 주도에 따라 '타이완 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언급하는 내용이 계속 포함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렇게 국제 공조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중국의 국방 수장이 불편한 심기를 공식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좌)과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우)이 지난 2일 ‘샹그릴라 대화’ 만찬 자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실제로 주말 동안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양측의 냉랭함이 계속 드러났습니다. 양국의 국방 수장은 첫날 만찬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지만, 따로 양자회담도 갖지 않았고 연설을 통해서는 서로를 저격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타이완 해협에서의 분쟁은 파괴적일 것"이라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양자회담이 열리지 않은 데 대해 "중국이 양국 군대 간의 위기 관리를 위한 체계 마련을 위해 더 진지하게 참여하는 것을 꺼리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이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타이완 문제에 대한 결연한 입장을 쏟아낸 것은 전날 오스틴 국방장관의 언급에 대한 '반격'인 셈입니다.

지난 3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중국 리샹푸 국방부장이 양자회담을 가졌다.
■ 한미일 국방장관 "타이완해협 안정 강조"…중국은 '입장' 전달

우리나라도 타이완 문제에 대해 미국과 입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힘에 의한 타이완 해협의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3국 장관은 타이완 해협 일대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 등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는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예민한 이슈입니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 기간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리샹푸 중국 국방부장 취임 후 처음으로 양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양국의 고위급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오갔지만, 이 자리에서도 중국 측은 타이완 해협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타이완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언급에 '불장난'이라는 비유까지 쓰며 압박한 바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대화를 위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협력을 위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하고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 타이완 문제와 관련한 미중 갈등이 격화될수록 중국의 압박과 반발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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