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샛’ 1기 우주 미아 됐지만 “누리호 탑승 후회 없어”

입력 2023.06.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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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누리호가 첫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옥에 티가 있습니다. 부탑재 위성인 한국천문연구원의 큐브위성 도요샛 4기 중 3호인 '다솔'을 우주로 내보지 못한 겁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 당일 사출 여부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던 도요샛 3호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출관 문이 여닫히는 신호와 3단 가속도 측정값이 확인되지 않아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습니다.

목표 고도 550㎞, 목표 투입 속도 초속 7.58㎞는 오차 없이 달성했지만, 도요샛 3호가 누리호에서 미처 내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 "도요샛 3호, 생존 신호 끝까지 확인할 것"

대전 유성구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들이 관제센터에서 도요샛 관련 신호를 수신하고, 위성의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한국천문연)대전 유성구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들이 관제센터에서 도요샛 관련 신호를 수신하고, 위성의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한국천문연)

현재로선 도요샛 3호가 우주 미아가 된 게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위성을 개발한 천문연구원 관계자들은 아직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았습니다.

대전 천문연 관제센터에서 정상 궤도 투입이 확인된 도요샛 3기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자세 안정화 등 각종 시험을 진행 중인데 도요샛 3호를 찾기 위한 신호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도요샛 개발을 총괄한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신호가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위성이 지나간 방향으로 주파수를 계속 맞춰 두고 있다"며 "다른 위성 운용이 모두 끝날 때까지 신호 확인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년 넘는 개발 기간과 어렵게 배정받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결과물인 만큼, 끝까지 확인 작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 "도요샛 3기로도 목표 달성 가능"

일단 도요샛 4기가 나노급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편대비행을 하겠다던 당초 계획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러나 천문연은 도요샛 3기로도 지구 자기장 측정 등 목표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4기가 있을 때보다 정밀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3기로도 우주 플라스마 분포와 같은 우주 환경을 입체적으로 관측 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본부장은 "도요샛은 횡대와 종대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궤도를 돌 계획"이라며 "3기로도 여전히 유의미한 관측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4기에서 3기로 줄긴 했지만 나노급 위성의 편대비행은 여전히 세계 최초이자 도전적인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도요샛을 6개월 정도 운용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전 세계적으로 관측한 적 없는 다양한 우주 날씨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작은 위성으로도 우주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발사체로 갔어도 100% 장담 못 해"

도요샛 4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가상도.도요샛 4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가상도.

도요샛은 당초 지난해 러시아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가 무기한 연기되자 천문연 측이 누리호 탑승을 타진하게 됐고, 누리호 3차 발사와 일정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이 본부장은 "4기가 아닌 3기로 운용하게 돼 약간 아쉽지만, 누리호가 아닌 러시아 발사체로 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없다"며 "러시아 발사체로 발사했더라도 100% 사출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도요샛은 무게 10kg 이하의 큐브위성입니다. 누리호 3차 발사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안테나를 전개했을 때 전체 길이가 5.2m인 것에 비해, 도요샛의 길이는 30cm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위성에 탑재되는 각종 장비도 최소화할 수밖에 없어 교신 등이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 본부장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큐브위성은 발사하지 못한다"면서 "큐브위성의 특성과 본질이 그래서 해외에서도 큐브위성 100개를 발사했을 때 5~6개는 버릴 각오를 하고 접근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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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샛’ 1기 우주 미아 됐지만 “누리호 탑승 후회 없어”
    • 입력 2023-06-06 12: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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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누리호가 첫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옥에 티가 있습니다. 부탑재 위성인 한국천문연구원의 큐브위성 도요샛 4기 중 3호인 '다솔'을 우주로 내보지 못한 겁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 당일 사출 여부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던 도요샛 3호 관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출관 문이 여닫히는 신호와 3단 가속도 측정값이 확인되지 않아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달 30일 밝혔습니다.

목표 고도 550㎞, 목표 투입 속도 초속 7.58㎞는 오차 없이 달성했지만, 도요샛 3호가 누리호에서 미처 내리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 "도요샛 3호, 생존 신호 끝까지 확인할 것"

대전 유성구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들이 관제센터에서 도요샛 관련 신호를 수신하고, 위성의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한국천문연)
현재로선 도요샛 3호가 우주 미아가 된 게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위성을 개발한 천문연구원 관계자들은 아직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았습니다.

대전 천문연 관제센터에서 정상 궤도 투입이 확인된 도요샛 3기와 신호를 주고 받으며 자세 안정화 등 각종 시험을 진행 중인데 도요샛 3호를 찾기 위한 신호도 열어 두고 있습니다.

도요샛 개발을 총괄한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우연히 신호가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위성이 지나간 방향으로 주파수를 계속 맞춰 두고 있다"며 "다른 위성 운용이 모두 끝날 때까지 신호 확인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년 넘는 개발 기간과 어렵게 배정받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결과물인 만큼, 끝까지 확인 작업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재진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
■ "도요샛 3기로도 목표 달성 가능"

일단 도요샛 4기가 나노급 위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편대비행을 하겠다던 당초 계획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그러나 천문연은 도요샛 3기로도 지구 자기장 측정 등 목표 임무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4기가 있을 때보다 정밀도는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3기로도 우주 플라스마 분포와 같은 우주 환경을 입체적으로 관측 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 본부장은 "도요샛은 횡대와 종대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궤도를 돌 계획"이라며 "3기로도 여전히 유의미한 관측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4기에서 3기로 줄긴 했지만 나노급 위성의 편대비행은 여전히 세계 최초이자 도전적인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도요샛을 6개월 정도 운용하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전 세계적으로 관측한 적 없는 다양한 우주 날씨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작은 위성으로도 우주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발사체로 갔어도 100% 장담 못 해"

도요샛 4기가 편대비행을 하며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가상도.
도요샛은 당초 지난해 러시아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발사가 무기한 연기되자 천문연 측이 누리호 탑승을 타진하게 됐고, 누리호 3차 발사와 일정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이 본부장은 "4기가 아닌 3기로 운용하게 돼 약간 아쉽지만, 누리호가 아닌 러시아 발사체로 갔다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없다"며 "러시아 발사체로 발사했더라도 100% 사출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도요샛은 무게 10kg 이하의 큐브위성입니다. 누리호 3차 발사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안테나를 전개했을 때 전체 길이가 5.2m인 것에 비해, 도요샛의 길이는 30cm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위성에 탑재되는 각종 장비도 최소화할 수밖에 없어 교신 등이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 본부장은 "실패를 두려워하면 큐브위성은 발사하지 못한다"면서 "큐브위성의 특성과 본질이 그래서 해외에서도 큐브위성 100개를 발사했을 때 5~6개는 버릴 각오를 하고 접근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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