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또 고독사…“사망 즈음에야 ‘위기가구’ 포착”

입력 2023.06.0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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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집에서 혼자 살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이 남성은 몇 달간 전기·가스를 비롯한 각종 요금을 체납한 상태였습니다. '위기 징후'가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 남성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죽고나서야, 발견된 겁니다.

■ 지난해 12월부터 미납된 전기료...'위기 가구' 포착됐지만

이 남성이 전기료를 미납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지난 3월까지, 총 넉 달의 요금이 밀렸습니다.

단전이나 단수, 석 달 이상의 건보료 체납 등 위기 징후가 의심되면, 관련 기관은 이 정보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합니다.

통보를 받은 복지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이 정보를 등록해 지자체와 공유합니다. 이렇게 '위기 가구'로 지정되면 방문조사와 생계지원금 지급 등 조치가 이루어집니다.

이 남성 역시 정부가 파악한 '위기 가구'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 '사망 발견' 3일 전 위기 가구 등록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1,100명의 위기정보대상자를 지자체와 공유했습니다. 석 달 넘게 전기요금이 밀렸던 이 남성 역시 여기 포함됐습니다.

이에 광진구청이 대상자를 확정해 조사에 돌입한 건 지난달 30일.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2일입니다. 남성이 이미 숨졌거나, 숨지기 직전에 '위기 가구'에 포함이 된 겁니다.

'조금만 빨랐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이유입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최소 3개월 이상 체납이 돼야 해당 관서에서 복지부에 통보하고, 복지부에서 다시 지자체로 통보하는 과정에서 1~2개월 지체되는 경향이 있다"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는 "3개월이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이기에 (발굴에) 늦을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가 기관별로 빨리 넘어갈 수 있게 단축하고, (위기 가구) 발굴과 서비스 제공에 투입되는 인력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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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대 또 고독사…“사망 즈음에야 ‘위기가구’ 포착”
    • 입력 2023-06-09 18: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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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 집에서 혼자 살던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을 때는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이 남성은 몇 달간 전기·가스를 비롯한 각종 요금을 체납한 상태였습니다. '위기 징후'가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 남성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죽고나서야, 발견된 겁니다.

■ 지난해 12월부터 미납된 전기료...'위기 가구' 포착됐지만

이 남성이 전기료를 미납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입니다. 지난 3월까지, 총 넉 달의 요금이 밀렸습니다.

단전이나 단수, 석 달 이상의 건보료 체납 등 위기 징후가 의심되면, 관련 기관은 이 정보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합니다.

통보를 받은 복지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에 이 정보를 등록해 지자체와 공유합니다. 이렇게 '위기 가구'로 지정되면 방문조사와 생계지원금 지급 등 조치가 이루어집니다.

이 남성 역시 정부가 파악한 '위기 가구'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 '사망 발견' 3일 전 위기 가구 등록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2일,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1,100명의 위기정보대상자를 지자체와 공유했습니다. 석 달 넘게 전기요금이 밀렸던 이 남성 역시 여기 포함됐습니다.

이에 광진구청이 대상자를 확정해 조사에 돌입한 건 지난달 30일.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건 지난 2일입니다. 남성이 이미 숨졌거나, 숨지기 직전에 '위기 가구'에 포함이 된 겁니다.

'조금만 빨랐다면' 하는 안타까움이 드는 이유입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최소 3개월 이상 체납이 돼야 해당 관서에서 복지부에 통보하고, 복지부에서 다시 지자체로 통보하는 과정에서 1~2개월 지체되는 경향이 있다"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정순둘 교수는 "3개월이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이기에 (발굴에) 늦을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가 기관별로 빨리 넘어갈 수 있게 단축하고, (위기 가구) 발굴과 서비스 제공에 투입되는 인력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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