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탐사K] 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검찰 수사 착수

입력 2023.06.09 (21:12) 수정 2023.06.12 (14: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 "뒤에서 하는 일 있다"…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 간 모임을 주선해 온 경영 컨설컨트 한 모 씨에 대한 의혹을 어제(8일) 전해드렸습니다.

참석자들은 그 모임이 단순한 사교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는데, KBS가 더 추적해보니 부적절한 로비 통로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확인됐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접대 모임을 주선해 온 M그룹 회장 한 모 씨.

그의 회사는 2020년 한 중견기업과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습니다.

해당 기업은 한 씨가 내세운 인맥 등을 보고 도움을 기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해당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첫 번째 모임에서 ○○○ 3인자래요. 이분도 오시고, ○○○ 차관, 쟁쟁한 분들이 다 있고..."]

실제, 한 씨 측은 음성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비쳤습니다.

[양○○/한 씨 측근/음성변조 : "앞에서 하는 일보다 뒤에서 회장님이 하는 일이 훨씬 크다고 생각을 하셔야지. 그런 것도 알게 모르게 생각을 하셔야 된다는 거지."]

이른바 '로비'를 의미하는 대목입니다.

한 씨와 계약한 다른 기업 두 곳도 한 씨의 인맥을 보고 계약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한 씨는 이런 식으로 총 7개 기업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자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한 회장한테 의존하고, 한 회장은 그거를 빌미로 대가를 형식적으로 갖추고..."]

계약 기업들 대부분은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대표나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늘 고위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모임 참석 국회의원/음성변조 : "무슨 행사 비슷한 것, 그냥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해서 봤던 것인데, (골프 접대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거든요."]

[하승수/변호사 : "잠재적으로는 보험 성격이라고 볼 수 있고, 어떤 사안이 생겼다 수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거나 그랬을 때는 이제 이게 잠재적인 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정보 제공이나 아니면 청탁 같은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니까."]

한 씨는 계약 기업 외에도 여러 기업을 친분에 따라 분류해 관리했습니다.

한 씨 지시로 올해 초 작성됐다는 회사 내부 문서입니다.

7개 계약 기업 외에도 30개 기업이 친소 기업으로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대역 : "아주 막역한 사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뭔가 서로 니즈(이해관계)가 맞았지 않겠습니까?"]

이들 기업 임원들도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수시로 참석했습니다.

한 씨가 내세운 기업 경영 컨설팅의 실체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재현/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훈/리서처:하주언

[앵커]

■ 성공한 로비 있었나? 검찰, 접대 모임 운영자 수사 착수

컨설턴트 한 씨가 자신과 계약한 기업을 위해 실제 로비를 벌인 정황도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 빼기 등, 한 씨가 로비에 성공한 거로 의심되는 사례들도 있는데, 관련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어서 김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마 의자로 잘 알려진 바디프랜드도 한 씨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기업 중 하나입니다.

2021년 9월, 과장 광고 등 논란으로 회사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갈 처지가 됐습니다.

이때 한 씨가 '증인 신청'을 빼주겠다며 나섰다고 합니다.

[바디프랜드 전 관계자/음성변조 : "한OO이 (찾아가라) 시킨 겁니다. 자기가 다 이야기를 해놓을 테니까 보좌진한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접수하고 해라…"]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증인 신청을 요청한 의원실을 찾은 직전과 직후 그 의원실 보좌진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여러분들이 의원님이나 제게 말씀을 주셨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 뒤, "증인 명단에는 포함되진 않았"다고 알려줍니다.

[바디프랜드 전 관계자/음성변조 : "(한 씨가) OOO 의원(여권 핵심인사)과 친분을 과시했었고 최종적으로는 자기가 (이 의원에게) 빌어서 실제로 증인에서 빠졌다고..."]

해당 의원은 로비를 부인했습니다.

[A 국회의원/음성변조 : "그런 거(청탁) 해서 내가 통할 사람도 아니고, (동료 의원들도) 내가 그런 부탁 받고 이런 걸 싫어한다는 걸 아주 잘 아니까…"]

바디프랜드는 2021년 경영진이 관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다 검찰에 넘겨진 뒤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회사 직원은 기소유예를 받았는데, 이 모두 한 씨가 "내가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 씨는 당시 역할을 그 뒤에도 강조했습니다.

[한OO/M그룹 회장/지난 1월/음성변조 : "관세(조사 건)도 그렇고, OOO(조사 건)도 그렇고, 다 우리가 막았잖아. 돈으로 다 찔러서 막았잖아요. 돈을 주고 들어주는 데가 있으면 축복인 거고…"]

바디프랜드 측은 이후 한 씨가 계약한 컨설팅 비용 외에 이른바 대관 업무, 로비에 필요하다며 15억 원을 더 받아갔다고 주장합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 "행정 사무나 법률 업무, 수사나 재판과 관련한 업무를 처리해 준다고 하면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거든요. 그 자체로 이미 변호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로비 여부에 대해 한 씨는 "바디프랜드 측의 부정확하고 왜곡된 주장과 자료에 근거한 편파적 취재"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한때 바디프랜드를 도왔던 한 씨는 2022년 다른 사모펀드와 함께 바디프랜드를 공동 인수했고, 현재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한 씨의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채상우

[앵커]

■ "접대 모임은 로비 생태계...실체 규명해야"

이 내용 취재 중인 우한울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우 기자, 고위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접대 모임이 수시로 있었다는 건데, 모임 주선자인 한 모 씨가 누군지부터 짚어봅니다.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한 씨는 40대 후반으로 공식적으로는 기업 경영을 돕는 경영 컨설팅 업자인데, 주변인들은 사실상 '로비스트'로 보고 있습니다.

특정 기업들의 청탁을 받고, 각종 문제를 음성적으로 해결해주는 해결사 아니냐는 게 한 씨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이죠.

[앵커]

기업 이해관계에 맞게 로비 활동을 했고, 이걸 위해 접대를 했다는 의혹인데, 그 접대는 어느 정도 수준이었나요?

[기자]

저희가 확보한 자료에 자주 등장하는 만찬 장소가 롯데타워 107층 고급 중식당입니다.

한 씨는 여기서 자주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을 함께 만났는데 여기서 4명이 저녁 한 끼 먹으면 백만 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골프 모임도 자주 했는데요.

한 씨는 자주 이용하는 골프장의 회장 전용 샤워실과 전용 카트를 써가면서 모임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모임에는 공직자도 초대됐는데, 상당히 고위직들이에요?

[기자]

네, 저희가 확보한 26차례 모임 초대 인물들만 봐도 국무총리부터 여야 국회의원, 기초단체장들이 있었고요.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현직 검사장 같은 이른바 힘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다 망라해 있습니다.

[앵커]

그 공직자들과 접촉이 됐습니까?

[기자]

네, 모임 당시 현직이었던 공직자 30여 명에게 하나하나 입장을 물었습니다.

대부분은 한 씨가 불러서 나갔다, 지인 소개로 갔다, 무슨 행사라고 해서 갔다, 이런 식으로만 말했습니다.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참석 횟수가 많을수록, 또 그 비용이 클수록, 공직자들은 한 씨를 모른다거나 자리가 기억 안 난다며 답을 거부했습니다.

[앵커]

대부분 청탁이 없었다고 밝혔는데, 이 설명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기자]

네, 그런데 고위 공직자들이 친분도 없는 기업인들, 이해관계가 얽혔거나 얽힐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만나서 비싼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치는 것이 단순한 친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모임 비용은 컨설팅 계약 기업의 법인카드가 자주 이용되기도 했거든요.

기업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접대비를 댔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앵커]

앞서 본 바디프렌드 관련 로비 정황은 꽤 구체적인데요.

로비가 의심되는 다른 건도 있나요?

[기자]

우선은 구체적으로 제기된 바디프랜드 로비 의혹, 검찰이 현재 내용을 보고 있는 만큼 실체가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 밖에 한 씨와 친분을 나눴거나 교류한 기업 중에는, 검찰이나 경찰, 공정위 조사 대상이었던 곳이 적지 않습니다.

그 시기에 해당 기업 쪽 사람들과 고위 공직자들이 한 씨를 매개로 만난 정황이 여럿 있고요.

이런 의심스러운 대목,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접대 만남에 참석한 고위 공직자들, 김영란법 위반 등 여부는 물론이고 그 처신의 적절성 등도 명확하게 짚어내야 할 문제입니다.

영상편집:김근환 최찬종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탐사K] 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검찰 수사 착수
    • 입력 2023-06-09 21:12:36
    • 수정2023-06-12 14:10:17
    뉴스 9
[앵커]

■ "뒤에서 하는 일 있다"…경영컨설팅 실체는 '검은 로비'?

고위 공직자와 기업인 간 모임을 주선해 온 경영 컨설컨트 한 모 씨에 대한 의혹을 어제(8일) 전해드렸습니다.

참석자들은 그 모임이 단순한 사교 목적이었다고 주장하는데, KBS가 더 추적해보니 부적절한 로비 통로로 의심되는 정황이 여럿 확인됐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접대 모임을 주선해 온 M그룹 회장 한 모 씨.

그의 회사는 2020년 한 중견기업과 경영 컨설팅 계약을 맺습니다.

해당 기업은 한 씨가 내세운 인맥 등을 보고 도움을 기대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해당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첫 번째 모임에서 ○○○ 3인자래요. 이분도 오시고, ○○○ 차관, 쟁쟁한 분들이 다 있고..."]

실제, 한 씨 측은 음성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내비쳤습니다.

[양○○/한 씨 측근/음성변조 : "앞에서 하는 일보다 뒤에서 회장님이 하는 일이 훨씬 크다고 생각을 하셔야지. 그런 것도 알게 모르게 생각을 하셔야 된다는 거지."]

이른바 '로비'를 의미하는 대목입니다.

한 씨와 계약한 다른 기업 두 곳도 한 씨의 인맥을 보고 계약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한 씨는 이런 식으로 총 7개 기업과 컨설팅 계약을 맺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 대역 : "자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한 회장한테 의존하고, 한 회장은 그거를 빌미로 대가를 형식적으로 갖추고..."]

계약 기업들 대부분은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대표나 임원급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는 늘 고위 공직자들이 있었습니다.

[모임 참석 국회의원/음성변조 : "무슨 행사 비슷한 것, 그냥 바람이나 쐬고 오자고 해서 봤던 것인데, (골프 접대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거든요."]

[하승수/변호사 : "잠재적으로는 보험 성격이라고 볼 수 있고, 어떤 사안이 생겼다 수사를 받거나 조사를 받거나 그랬을 때는 이제 이게 잠재적인 관계가 아니라 부적절한 정보 제공이나 아니면 청탁 같은 게 이루어질 수 있는 관계니까."]

한 씨는 계약 기업 외에도 여러 기업을 친분에 따라 분류해 관리했습니다.

한 씨 지시로 올해 초 작성됐다는 회사 내부 문서입니다.

7개 계약 기업 외에도 30개 기업이 친소 기업으로 따로 정리돼 있습니다.

[한 씨 전 측근/음성대역 : "아주 막역한 사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뭔가 서로 니즈(이해관계)가 맞았지 않겠습니까?"]

이들 기업 임원들도 KBS가 확인한 한 씨의 접대 모임에 수시로 참석했습니다.

한 씨가 내세운 기업 경영 컨설팅의 실체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 김재현/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김지훈/리서처:하주언

[앵커]

■ 성공한 로비 있었나? 검찰, 접대 모임 운영자 수사 착수

컨설턴트 한 씨가 자신과 계약한 기업을 위해 실제 로비를 벌인 정황도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회 국정감사 증인 빼기 등, 한 씨가 로비에 성공한 거로 의심되는 사례들도 있는데, 관련해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어서 김덕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마 의자로 잘 알려진 바디프랜드도 한 씨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기업 중 하나입니다.

2021년 9월, 과장 광고 등 논란으로 회사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갈 처지가 됐습니다.

이때 한 씨가 '증인 신청'을 빼주겠다며 나섰다고 합니다.

[바디프랜드 전 관계자/음성변조 : "한OO이 (찾아가라) 시킨 겁니다. 자기가 다 이야기를 해놓을 테니까 보좌진한테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접수하고 해라…"]

바디프랜드 경영진이 증인 신청을 요청한 의원실을 찾은 직전과 직후 그 의원실 보좌진에게서 받은 문자 메시지입니다.

"여러분들이 의원님이나 제게 말씀을 주셨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 뒤, "증인 명단에는 포함되진 않았"다고 알려줍니다.

[바디프랜드 전 관계자/음성변조 : "(한 씨가) OOO 의원(여권 핵심인사)과 친분을 과시했었고 최종적으로는 자기가 (이 의원에게) 빌어서 실제로 증인에서 빠졌다고..."]

해당 의원은 로비를 부인했습니다.

[A 국회의원/음성변조 : "그런 거(청탁) 해서 내가 통할 사람도 아니고, (동료 의원들도) 내가 그런 부탁 받고 이런 걸 싫어한다는 걸 아주 잘 아니까…"]

바디프랜드는 2021년 경영진이 관세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다 검찰에 넘겨진 뒤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또, 의료기기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회사 직원은 기소유예를 받았는데, 이 모두 한 씨가 "내가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한 씨는 당시 역할을 그 뒤에도 강조했습니다.

[한OO/M그룹 회장/지난 1월/음성변조 : "관세(조사 건)도 그렇고, OOO(조사 건)도 그렇고, 다 우리가 막았잖아. 돈으로 다 찔러서 막았잖아요. 돈을 주고 들어주는 데가 있으면 축복인 거고…"]

바디프랜드 측은 이후 한 씨가 계약한 컨설팅 비용 외에 이른바 대관 업무, 로비에 필요하다며 15억 원을 더 받아갔다고 주장합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 : "행정 사무나 법률 업무, 수사나 재판과 관련한 업무를 처리해 준다고 하면서 금품을 수수한 것이거든요. 그 자체로 이미 변호사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로비 여부에 대해 한 씨는 "바디프랜드 측의 부정확하고 왜곡된 주장과 자료에 근거한 편파적 취재"라며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한때 바디프랜드를 도왔던 한 씨는 2022년 다른 사모펀드와 함께 바디프랜드를 공동 인수했고, 현재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한 씨의 불법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채상우

[앵커]

■ "접대 모임은 로비 생태계...실체 규명해야"

이 내용 취재 중인 우한울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우 기자, 고위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접대 모임이 수시로 있었다는 건데, 모임 주선자인 한 모 씨가 누군지부터 짚어봅니다.

어떤 인물인가요?

[기자]

한 씨는 40대 후반으로 공식적으로는 기업 경영을 돕는 경영 컨설팅 업자인데, 주변인들은 사실상 '로비스트'로 보고 있습니다.

특정 기업들의 청탁을 받고, 각종 문제를 음성적으로 해결해주는 해결사 아니냐는 게 한 씨를 둘러싼 의혹의 핵심이죠.

[앵커]

기업 이해관계에 맞게 로비 활동을 했고, 이걸 위해 접대를 했다는 의혹인데, 그 접대는 어느 정도 수준이었나요?

[기자]

저희가 확보한 자료에 자주 등장하는 만찬 장소가 롯데타워 107층 고급 중식당입니다.

한 씨는 여기서 자주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을 함께 만났는데 여기서 4명이 저녁 한 끼 먹으면 백만 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골프 모임도 자주 했는데요.

한 씨는 자주 이용하는 골프장의 회장 전용 샤워실과 전용 카트를 써가면서 모임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모임에는 공직자도 초대됐는데, 상당히 고위직들이에요?

[기자]

네, 저희가 확보한 26차례 모임 초대 인물들만 봐도 국무총리부터 여야 국회의원, 기초단체장들이 있었고요.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현직 검사장 같은 이른바 힘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를 다 망라해 있습니다.

[앵커]

그 공직자들과 접촉이 됐습니까?

[기자]

네, 모임 당시 현직이었던 공직자 30여 명에게 하나하나 입장을 물었습니다.

대부분은 한 씨가 불러서 나갔다, 지인 소개로 갔다, 무슨 행사라고 해서 갔다, 이런 식으로만 말했습니다.

그런데 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참석 횟수가 많을수록, 또 그 비용이 클수록, 공직자들은 한 씨를 모른다거나 자리가 기억 안 난다며 답을 거부했습니다.

[앵커]

대부분 청탁이 없었다고 밝혔는데, 이 설명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기자]

네, 그런데 고위 공직자들이 친분도 없는 기업인들, 이해관계가 얽혔거나 얽힐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만나서 비싼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골프를 치는 것이 단순한 친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모임 비용은 컨설팅 계약 기업의 법인카드가 자주 이용되기도 했거든요.

기업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접대비를 댔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앵커]

앞서 본 바디프렌드 관련 로비 정황은 꽤 구체적인데요.

로비가 의심되는 다른 건도 있나요?

[기자]

우선은 구체적으로 제기된 바디프랜드 로비 의혹, 검찰이 현재 내용을 보고 있는 만큼 실체가 명백히 드러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 밖에 한 씨와 친분을 나눴거나 교류한 기업 중에는, 검찰이나 경찰, 공정위 조사 대상이었던 곳이 적지 않습니다.

그 시기에 해당 기업 쪽 사람들과 고위 공직자들이 한 씨를 매개로 만난 정황이 여럿 있고요.

이런 의심스러운 대목,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접대 만남에 참석한 고위 공직자들, 김영란법 위반 등 여부는 물론이고 그 처신의 적절성 등도 명확하게 짚어내야 할 문제입니다.

영상편집:김근환 최찬종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