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고교야구 선수 큰 충돌 ‘골든 타임 동안 20분 방치’, 의료진 없어 병원 이송 지연
입력 2023.06.12 (18:58)
수정 2023.06.12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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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1일)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 도중 수비를 하다 충돌한 학생 선수 두 명이 경기장에 쓰러져 있다.
경기 도중 크게 다친 고교 야구 선수 2명이 경기장에 쓰러진 채 20분 동안 방치됐다. 선수단 안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의료진이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적절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해 향후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제(1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 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부천고의 주말 리그 경기. 6회 말 진영고 수비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외야 뜬 공을 잡으려던 진영고 좌익수와 유격수가 서로 충돌해 쓰러진 것이다.
사고 직후 대기중이던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선수 중 한 명은 크게 다쳤는데 현장에는 구급차 운전 기사밖에 없어 제대로 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했고, 병원 이송도 지연됐다.
임선동(전 현대 유니콘스 투수) 진영고 야구부 감독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운전 기사가 구급차에 함께 탈 사람(응급구조사)이 없어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119 응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6월 11일 진영고-부천고 경기 공식 기록지. 기록지 좌상단을 보면 부상자 후송 때문에 119 응급차를 불렀고, 경기가 37분 동안 중단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 기록지 상단에 '경기 중단 37분'이란 표기가 명시돼 있다.*****
공식 기록지를 보면 부상자 발생으로 경기가 37분 동안 중단됐다. 부상자들이 적절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한 채 통증을 참으며 119 응급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는 얘기다.
부상자 중 한 명인 진영고 A 군은 안구골과 턱 등 얼굴 부위 일곱 군데가 골절됐고,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병원 진단 결과 인공 뼈 삽입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완전 회복까지 2년 정도 걸려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의료진이 없어 구급차 운전기사가 얼굴의 피를 닦는 등 초동 조치만 했고, 진영고 체육 교사인 야구부장 B 씨가 옆에서 학생의 머리를 드는 등 옆에서 도왔다.
B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다친 학생이 그라운드에 누운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놀라서 달려가 보니 약간의 경련을 하고 있었다. 의식이 없지는 않았지만, 입안에 피가 나고 있어 호흡하는데 힘들어했고, 부러진 치아가 입안에 남아 있어 절대 삼키지 말라고 주의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러진 치아는 모두 5개였는데 그 중 2개는 부상을 당한 선수의 부친이 그라운드에서 찾았고 나머지 치아 3개는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스포츠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주말리그 운영을 위해 구급차와 간호사 비용으로 하루 4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구의 야구공원에서 열린 컨벤션고와 장충고의 주말 리그 경기 도중 선수 한 명이 코뼈가 부러졌는데, 응급구조사의 현장 조치 후 미리 지정된 건국대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고교야구 주말 리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다. 학생 선수들의 진학과 프로 진출 등이 달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김용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은 "협회가 모든 경기를 다 확인할 수 없지 않나. 현장에 응급구조사가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협회장에게 보고하고 필요하면 전수 조사도 하겠다."고 KBS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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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6-12 18:58:36
- 수정2023-06-12 19:59:25
경기 도중 크게 다친 고교 야구 선수 2명이 경기장에 쓰러진 채 20분 동안 방치됐다. 선수단 안전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의료진이 현장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적절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해 향후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어제(11일) 경기도 성남시 탄천 야구장에서 열린 진영고와 부천고의 주말 리그 경기. 6회 말 진영고 수비 도중 사고가 발생했다. 외야 뜬 공을 잡으려던 진영고 좌익수와 유격수가 서로 충돌해 쓰러진 것이다.
사고 직후 대기중이던 구급차가 경기장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선수 중 한 명은 크게 다쳤는데 현장에는 구급차 운전 기사밖에 없어 제대로 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했고, 병원 이송도 지연됐다.
임선동(전 현대 유니콘스 투수) 진영고 야구부 감독은 KBS와의 전화 통화에서 "운전 기사가 구급차에 함께 탈 사람(응급구조사)이 없어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는다. 119 응급차를 불러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두번째 기록지 상단에 '경기 중단 37분'이란 표기가 명시돼 있다.*****
공식 기록지를 보면 부상자 발생으로 경기가 37분 동안 중단됐다. 부상자들이 적절한 응급 조치도 받지 못한 채 통증을 참으며 119 응급차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는 얘기다.
부상자 중 한 명인 진영고 A 군은 안구골과 턱 등 얼굴 부위 일곱 군데가 골절됐고, 치아 5개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다. 병원 진단 결과 인공 뼈 삽입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완전 회복까지 2년 정도 걸려 사실상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의료진이 없어 구급차 운전기사가 얼굴의 피를 닦는 등 초동 조치만 했고, 진영고 체육 교사인 야구부장 B 씨가 옆에서 학생의 머리를 드는 등 옆에서 도왔다.
B 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다친 학생이 그라운드에 누운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놀라서 달려가 보니 약간의 경련을 하고 있었다. 의식이 없지는 않았지만, 입안에 피가 나고 있어 호흡하는데 힘들어했고, 부러진 치아가 입안에 남아 있어 절대 삼키지 말라고 주의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부러진 치아는 모두 5개였는데 그 중 2개는 부상을 당한 선수의 부친이 그라운드에서 찾았고 나머지 치아 3개는 아직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배포한 스포츠행사 안전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기장에는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전문인 1명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주말리그 운영을 위해 구급차와 간호사 비용으로 하루 4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구의 야구공원에서 열린 컨벤션고와 장충고의 주말 리그 경기 도중 선수 한 명이 코뼈가 부러졌는데, 응급구조사의 현장 조치 후 미리 지정된 건국대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고교야구 주말 리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회다. 학생 선수들의 진학과 프로 진출 등이 달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김용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처장은 "협회가 모든 경기를 다 확인할 수 없지 않나. 현장에 응급구조사가 없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협회장에게 보고하고 필요하면 전수 조사도 하겠다."고 KBS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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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훈 기자 bah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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