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라더니 두 발로 우뚝…14억 노린 ‘가족사기단’

입력 2023.06.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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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는 전신마비 환자…병원 밖에서는 두 발로 '뚜벅뚜벅'

2021년 10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팔다리 등 후유장애 진단'을 받은 20대 남성 A씨.
불과 3개월 뒤인 2022년 1월, 병원 앞 주차장에서 두 발로 서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현대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날의 기적,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A씨는 2016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사고로 오른팔에 신경병성 통증이 생겼습니다. A씨는 이후 증상이 점점 심해져 팔다리 뿐 아니라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A씨는 보호자 없이는 조금도 이동할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 행세를 했고, 담당 의사도 이런 모습이 익숙한 듯 진료실 밖까지 나와 A씨 일행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윽고 바깥으로 나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다가선 A씨 일행, 택시기사가 휠체어에 손을 대자 A씨가 갑자기 두 발로 땅을 딛더니 직접 문까지 열어 자연스럽게 택시에 탑승합니다.

■ 휠체어 내려 두 발로 택시 타…전신 마비 환자 행세한 까닭은?


사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택시기사는 A씨의 아버지였습니다. 휠체어를 끈 여성은 A씨의 누나로 거액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벌인 '사기극'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전신 마비'를 이유로 5개 보험사에 청구한 금액은 모두 14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2개 보험사로부터 1억 8천만 원을 받았고,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 가족의 사기행각은 한 보험사의 끈질긴 추적과 경찰의 수사로 밝혀졌습니다.
보험사와 경찰이 확보한 영상과 CCTV 등에는 A씨가 상자를 들고 분리수거를 하거나
좁은 문을 통과해 계단을 재빠르게 오르는 모습 등이 담겨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7개월여를 수사한 끝에 이들의 범행을 밝혀냈습니다.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A씨 가족은 영상 등 각종 증거물이 확인되자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A씨 일가족 3명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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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마비’라더니 두 발로 우뚝…14억 노린 ‘가족사기단’
    • 입력 2023-06-13 0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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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에서는 전신마비 환자…병원 밖에서는 두 발로 '뚜벅뚜벅'

2021년 10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팔다리 등 후유장애 진단'을 받은 20대 남성 A씨.
불과 3개월 뒤인 2022년 1월, 병원 앞 주차장에서 두 발로 서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현대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날의 기적, 어떻게 된 일인지 살펴보겠습니다.

A씨는 2016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사고로 오른팔에 신경병성 통증이 생겼습니다. A씨는 이후 증상이 점점 심해져 팔다리 뿐 아니라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A씨는 보호자 없이는 조금도 이동할 수 없는 전신마비 환자 행세를 했고, 담당 의사도 이런 모습이 익숙한 듯 진료실 밖까지 나와 A씨 일행과 대화를 나눕니다.

이윽고 바깥으로 나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택시에 다가선 A씨 일행, 택시기사가 휠체어에 손을 대자 A씨가 갑자기 두 발로 땅을 딛더니 직접 문까지 열어 자연스럽게 택시에 탑승합니다.

■ 휠체어 내려 두 발로 택시 타…전신 마비 환자 행세한 까닭은?


사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택시기사는 A씨의 아버지였습니다. 휠체어를 끈 여성은 A씨의 누나로 거액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벌인 '사기극'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이 '전신 마비'를 이유로 5개 보험사에 청구한 금액은 모두 14억 7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2개 보험사로부터 1억 8천만 원을 받았고,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 가족의 사기행각은 한 보험사의 끈질긴 추적과 경찰의 수사로 밝혀졌습니다.
보험사와 경찰이 확보한 영상과 CCTV 등에는 A씨가 상자를 들고 분리수거를 하거나
좁은 문을 통과해 계단을 재빠르게 오르는 모습 등이 담겨있었습니다.

지난해 2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7개월여를 수사한 끝에 이들의 범행을 밝혀냈습니다.
범행 사실을 부인하던 A씨 가족은 영상 등 각종 증거물이 확인되자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A씨 일가족 3명을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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