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000% 살인적인 고리에 협박까지”…불법 사금융 조직 일망타진

입력 2023.06.13 (14:01) 수정 2023.06.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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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자 : "입금 안 하니?"
피 해 자 :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 돼요?"
대부업자 : "오후 됐으니까 넌 따따블이야. 너 지금 2시간 연체료 붙었어.
오후는 60만 원에 오전은 20만 원. 80만 원이잖아. 총 110만 원이야"
피 해 자 : 연체료만 110만 원이라고요? 너무하잖아요.
대부업자 : 지금부터 잘 봐, 아버지부터 해가지고 싹 다 터트려버릴거니까.

30대 피해자 A씨는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15만 원을 빌렸습니다. 일주일 뒤 이자는 13만 원, 원금까지 모두 28만 원을 갚아야했습니다. 연체료는 시간마다 불어났습니다. 변제가 어려워지자, 불법 대부업체 직원은 A씨를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갖은 욕설은 기본이었습니다. 협박 전화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가족과 지인·직장동료에게도 피해가 미치자 A씨는 같은 대부업체로부터 돌려막기 대출을 또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빚이 5천만 원이 됐습니다.

40대 B씨 역시 같은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40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1년여 동안 돌려막기를 통해 갚아야할 돈이 6억 9천만 원 늘었고, 결국 가정파탄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20대 C씨는 25만 원을 빌렸다가 협박에 시달리며 1억 3천만 원을 갚았지만, 과도한 채무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금리는 최고 연 5,000%, 말 그대로 살인적인 고리가 붙었습니다. 현재 법정 최고 이율은 연 20%입니다.

■ 강원경찰, 불법 사금융 '강실장 조직' 일망타진

강원경찰청은 이른바 '강실장 조직'으로 불리는 불법사금융 범죄조직을 적발했습니다. 123명을 붙잡아 주요 조직원인 '강실장' 29살 장 모 씨 등 10명을 범죄단체 조직과 가입·활동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2021년 4월부터 인터넷 대부중계 플랫폼 등에서 '연체자, 누구나 대출 가능'하다는 불법 광고를 올렸습니다. 기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는 131명으로, 피해자는 대체로 20대 학생이나 취업준비생·30~40대 영세 소상공인과 가정 주부 등이었습니다.

방식은 비대면 소액 단기 대출로 상환 기간은 일주일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뒤에는 이자 10만 원과 함께 20만 원을 갚아야 하는 겁니다. 15만 원에 대한 이자는 13만 원, 20만 원에 대한 이자는 18만 원 등으로 정해져 있었고, 대신 일주일 안에 갚지 못하면 연체료는 시간당 20~30만 원이 붙었습니다. 그렇게 연 이자 5,000%의 고리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협박의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돈을 빌려줄 당시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으로 받아놓은 채무자의 사진과 주민등록증·비상연락망 10개(채무자 가족과 지인 연락처)를 악용했습니다.

사진으로 수배전단지를 만들어 지인과 가족에게 뿌리거나, 자녀를 출산한 부모에게는 아기 사진을 보내 살해 위협을 가했습니다. 특히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술집에 팔아버린다"라든가,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 협박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일부 채무자들은 자살을 결심하거나, 실제로 이혼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 역할 구분, 행동 강령, 가명 사용 등 점조직으로 운영

불법 사금융 조직 운영도 @ 강원경찰청불법 사금융 조직 운영도 @ 강원경찰청

이들 조직원은 대출 상담과 수익금 인출·자금 관리 등을 따로따로 맡아서 했습니다. 가명을 쓴 채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며, 서로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습니다. 하부 조직에서는 총책인 '강실장'의 정확한 실체를 알고 있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행동강령도 있었습니다. '지시를 무조건 따른다', '대포차는 거주지 2km 밖에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한다', '공용 와이파이(wi-fi)를 쓰지 않는다' 등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운영됐습니다. 또, 대출금이 총책에게 전달되기까지 2~3차례 현금박스 던지기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른바 바지사장인 조직원에게 총책인 양 허위로 자수시켜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해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20억 원대 불법대부업을 해 온 총책 '강실장'은 범행 규모를 천억 원대로 확장해 더 치밀하게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그리고 이로 인한 고금리 현상은 이들의 영업에 '날개'를 달아 줬습니다.

총책 ‘강실장’은 범죄수익금으로 고가의 자동차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강원경찰청총책 ‘강실장’은 범죄수익금으로 고가의 자동차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강원경찰청

그렇게 벌어들인 막대한 범죄수익금으로 서울의 월세 1,800만 원 아파트에 살면서 자수성가한 젊은 사업가 행세를 했고,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범죄계좌 310여 개와 대포폰 330여 개 등을 분석해 강실장 조직을 붙잡고, 현장에서 현금 1억원을 압수하는 한편 범죄수익금 35억 원을 추징 보전했습니다. 또, 법률지원에 동의한 피해자 60여 명에 대해선 법률구조공단 공익소송팀과 연계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만 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는 "민생침해사범을 엄단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공익소송 연계를 통해 피해자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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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6-13 16:5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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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자 : "입금 안 하니?"
피 해 자 :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 돼요?"
대부업자 : "오후 됐으니까 넌 따따블이야. 너 지금 2시간 연체료 붙었어.
오후는 60만 원에 오전은 20만 원. 80만 원이잖아. 총 110만 원이야"
피 해 자 : 연체료만 110만 원이라고요? 너무하잖아요.
대부업자 : 지금부터 잘 봐, 아버지부터 해가지고 싹 다 터트려버릴거니까.

30대 피해자 A씨는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15만 원을 빌렸습니다. 일주일 뒤 이자는 13만 원, 원금까지 모두 28만 원을 갚아야했습니다. 연체료는 시간마다 불어났습니다. 변제가 어려워지자, 불법 대부업체 직원은 A씨를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갖은 욕설은 기본이었습니다. 협박 전화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가족과 지인·직장동료에게도 피해가 미치자 A씨는 같은 대부업체로부터 돌려막기 대출을 또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빚이 5천만 원이 됐습니다.

40대 B씨 역시 같은 불법 대부업체로부터 40만 원을 빌렸습니다. 이게 시작이었습니다. 1년여 동안 돌려막기를 통해 갚아야할 돈이 6억 9천만 원 늘었고, 결국 가정파탄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20대 C씨는 25만 원을 빌렸다가 협박에 시달리며 1억 3천만 원을 갚았지만, 과도한 채무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습니다.

금리는 최고 연 5,000%, 말 그대로 살인적인 고리가 붙었습니다. 현재 법정 최고 이율은 연 20%입니다.

■ 강원경찰, 불법 사금융 '강실장 조직' 일망타진

강원경찰청은 이른바 '강실장 조직'으로 불리는 불법사금융 범죄조직을 적발했습니다. 123명을 붙잡아 주요 조직원인 '강실장' 29살 장 모 씨 등 10명을 범죄단체 조직과 가입·활동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2021년 4월부터 인터넷 대부중계 플랫폼 등에서 '연체자, 누구나 대출 가능'하다는 불법 광고를 올렸습니다. 기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는 131명으로, 피해자는 대체로 20대 학생이나 취업준비생·30~40대 영세 소상공인과 가정 주부 등이었습니다.

방식은 비대면 소액 단기 대출로 상환 기간은 일주일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뒤에는 이자 10만 원과 함께 20만 원을 갚아야 하는 겁니다. 15만 원에 대한 이자는 13만 원, 20만 원에 대한 이자는 18만 원 등으로 정해져 있었고, 대신 일주일 안에 갚지 못하면 연체료는 시간당 20~30만 원이 붙었습니다. 그렇게 연 이자 5,000%의 고리를 챙길 수 있었습니다.

협박의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돈을 빌려줄 당시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으로 받아놓은 채무자의 사진과 주민등록증·비상연락망 10개(채무자 가족과 지인 연락처)를 악용했습니다.

사진으로 수배전단지를 만들어 지인과 가족에게 뿌리거나, 자녀를 출산한 부모에게는 아기 사진을 보내 살해 위협을 가했습니다. 특히 여성 채무자를 상대로 "술집에 팔아버린다"라든가, 나체 사진을 요구하는 등 협박을 이어나갔습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일부 채무자들은 자살을 결심하거나, 실제로 이혼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 역할 구분, 행동 강령, 가명 사용 등 점조직으로 운영

불법 사금융 조직 운영도 @ 강원경찰청
이들 조직원은 대출 상담과 수익금 인출·자금 관리 등을 따로따로 맡아서 했습니다. 가명을 쓴 채 텔레그램으로 연락하며, 서로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습니다. 하부 조직에서는 총책인 '강실장'의 정확한 실체를 알고 있는 이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습니다.

행동강령도 있었습니다. '지시를 무조건 따른다', '대포차는 거주지 2km 밖에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한다', '공용 와이파이(wi-fi)를 쓰지 않는다' 등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운영됐습니다. 또, 대출금이 총책에게 전달되기까지 2~3차례 현금박스 던지기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른바 바지사장인 조직원에게 총책인 양 허위로 자수시켜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해가며 범행을 저지르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20억 원대 불법대부업을 해 온 총책 '강실장'은 범행 규모를 천억 원대로 확장해 더 치밀하게 조직을 구성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그리고 이로 인한 고금리 현상은 이들의 영업에 '날개'를 달아 줬습니다.

총책 ‘강실장’은 범죄수익금으로 고가의 자동차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강원경찰청
그렇게 벌어들인 막대한 범죄수익금으로 서울의 월세 1,800만 원 아파트에 살면서 자수성가한 젊은 사업가 행세를 했고, 고급 스포츠카를 타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범죄계좌 310여 개와 대포폰 330여 개 등을 분석해 강실장 조직을 붙잡고, 현장에서 현금 1억원을 압수하는 한편 범죄수익금 35억 원을 추징 보전했습니다. 또, 법률지원에 동의한 피해자 60여 명에 대해선 법률구조공단 공익소송팀과 연계해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만 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는 "민생침해사범을 엄단하고, 범죄수익 환수와 공익소송 연계를 통해 피해자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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