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쿠바 역도대회 결국 불참…항저우 AG은 나올까

입력 2023.06.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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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북한이 쿠바에서 열리는 세계 역도대회 출전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3년 6개월 만에 복귀하겠다고 신청했지만 결국 불참했습니다.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하겠다며 200여 명의 선수단이 등록한 상황인데, 실제로 참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스포츠를 통해 국제사회에 얼굴을 내밀려 하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국제역도연맹(IWF)은 현지 시각 13일 북한 역도대표팀이 쿠바 그랑프리 1차 대회에 불참한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IWF의 페드로 아드레 공보담당관의 설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쿠바 대회에 불참함에 따라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사실상 출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올림픽 출전 자격 규정에 따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2023년 IWF 세계 선수권 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역도선수 엄윤철북한 역도선수 엄윤철

■ 3년 6개월 만에 스포츠 무대 복귀 무산…도핑 검사 때문?

앞서 IWF가 지난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IWF 그랑프리 1차 대회 최종 명단에 북한 역도 대표팀 선수 14명이 포함되면서 북한이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북한 대표팀은 대회 개막 이후에도 개최지 쿠바에 도착하지 않아 대회에 불참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번 국제 대회는 북한의 동맹국인 쿠바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습니다. 또 북한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역도 경기에서 금메달 3개를 따는 등 경기력도 좋아, 파리 올림픽 참가를 위해서라도 참가할 거란 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3년 6개월 만의 국제무대 복귀는 무산됐습니다.

IWF는 북한이 대회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까지 도핑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 문제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해 국제 도핑 통제관이 입국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IWF 회원국 사이에선 불시 검사를 받지 않은 북한 선수들 출전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

■ 항저우 아시안게임은?…일단 200여 명 선수단 참가 등록

북한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엔 참가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약 200명의 선수와 코치 등이 참가 신청을 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경우 2018년 이후 약 5년 만의 종합국제대회 참가입니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를 풀지 않은 상황인데, 9월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북·중 국경을 개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는 아시안게임 참가를 염두에 둔 듯, 선전매체를 통해 각종 국내 스포츠 경기와 여러 스포츠 영웅들에 대한 조명을 잇달아 이어가면서 '스포츠 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포스트 코로나에도 국경 개방에 대단히 진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이번 역도대회처럼 돌연 참가를 취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국경 개방으로 인한 외부 정보 유입과 혼란을 우려해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 응원단 모습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 응원단 모습

■ 참가하더라도 남북 단일팀 구성, 공동 입장 등은 불가능할 듯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더라도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남북 공동 응원단 구성, 남북 동시 입장 등의 이벤트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초부터 두 달 넘게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모든 연락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데, 북한을 압박하는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스포츠 이벤트로 대화에 물꼬를 틀 수 있겠지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고, 북한이 특히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선수단 참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고,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아직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응이 준비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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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쿠바 역도대회 결국 불참…항저우 AG은 나올까
    • 입력 2023-06-14 11: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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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쿠바에서 열리는 세계 역도대회 출전으로 국제 스포츠 무대에 3년 6개월 만에 복귀하겠다고 신청했지만 결국 불참했습니다.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하겠다며 200여 명의 선수단이 등록한 상황인데, 실제로 참가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은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스포츠를 통해 국제사회에 얼굴을 내밀려 하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br />

국제역도연맹(IWF)은 현지 시각 13일 북한 역도대표팀이 쿠바 그랑프리 1차 대회에 불참한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IWF의 페드로 아드레 공보담당관의 설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쿠바 대회에 불참함에 따라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 사실상 출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올림픽 출전 자격 규정에 따라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려면 2023년 IWF 세계 선수권 대회에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역도선수 엄윤철
■ 3년 6개월 만에 스포츠 무대 복귀 무산…도핑 검사 때문?

앞서 IWF가 지난달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IWF 그랑프리 1차 대회 최종 명단에 북한 역도 대표팀 선수 14명이 포함되면서 북한이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북한 대표팀은 대회 개막 이후에도 개최지 쿠바에 도착하지 않아 대회에 불참할 거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번 국제 대회는 북한의 동맹국인 쿠바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북한이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됐습니다. 또 북한은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역도 경기에서 금메달 3개를 따는 등 경기력도 좋아, 파리 올림픽 참가를 위해서라도 참가할 거란 전망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3년 6개월 만의 국제무대 복귀는 무산됐습니다.

IWF는 북한이 대회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최근까지 도핑 문제로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 문제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해 국제 도핑 통제관이 입국할 수가 없었고, 그래서 IWF 회원국 사이에선 불시 검사를 받지 않은 북한 선수들 출전에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
■ 항저우 아시안게임은?…일단 200여 명 선수단 참가 등록

북한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중국 항저우 아시안 게임엔 참가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약 200명의 선수와 코치 등이 참가 신청을 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경우 2018년 이후 약 5년 만의 종합국제대회 참가입니다. 북한은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를 풀지 않은 상황인데, 9월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북·중 국경을 개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는 아시안게임 참가를 염두에 둔 듯, 선전매체를 통해 각종 국내 스포츠 경기와 여러 스포츠 영웅들에 대한 조명을 잇달아 이어가면서 '스포츠 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포스트 코로나에도 국경 개방에 대단히 진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이번 역도대회처럼 돌연 참가를 취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국경 개방으로 인한 외부 정보 유입과 혼란을 우려해 내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 응원단 모습
■ 참가하더라도 남북 단일팀 구성, 공동 입장 등은 불가능할 듯

북한이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더라도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남북 공동 응원단 구성, 남북 동시 입장 등의 이벤트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초부터 두 달 넘게 남북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모든 연락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데, 북한을 압박하는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스포츠 이벤트로 대화에 물꼬를 틀 수 있겠지만,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이 격화하는 양상이고, 북한이 특히 한미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선수단 참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고,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아직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이라 대응이 준비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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