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입찰’에 ‘내부거래’…호반건설 과징금 608억 원

[앵커]

재계 서열 33위 건설 그룹인 호반 건설이, 부당 내부 거래로 600억 원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습니다.

이른바 '벌떼 입찰'로 공공 택지를 낙찰받은 뒤, 총수 자녀 회사에 양도해 사실상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입니다.

이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호반건설은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치열한 수주경쟁을 뚫고 다수의 공공택지를 확보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호반건설이 복수의 계열사를 대거 입찰에 참여시키는 이른바 '벌떼입찰'로 당첨 확률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호반건설은 이렇게 확보한 공공택지 23곳을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 등 자회사에 양도한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호반건설주택은 호반건설 총수의 장남이 100%, 호반산업은 총수 차남이 90% 이상 지분을 가진 2세 회사입니다.

공정위는 모기업 지원으로 2세 회사 두 곳의 매출이 급격히 불어났고, 특히 장남이 소유한 호반건설주택은 모기업의 규모를 뛰어 넘는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2018년 두 기업의 합병 때 장남이 호반건설의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해, 사실상 경영권 승계까지 완료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입니다.

[유성욱/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감시국장 : "공익적 목적으로 설계된 공공택지 공급제도를 악용하여 총수 일가의 편법적 부의 이전에 활용한 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밖에도 호반건설이 2세 회사에 입찰 신청금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지급 보증과 공사 이관 등 부당한 지원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공정위는 호반건설과 계열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모두 60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훈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김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