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악재 민주당 혁신 떠맡은 ‘온화한 원칙주의자’

입력 2023.06.15 (20:56) 수정 2023.06.1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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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새 혁신 기구를 이끌 수장으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15일)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기구의 수장으로 김은경 교수를 임명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과거 SNS 글로 논란을 빚고 스스로 사퇴한 지 10일 만에 이뤄진 인선입니다.

■ 금감원 첫 여성 부원장…'전권형' 책임자

김은경 교수는 '보험법 전문가'입니다.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 소위, 금융위 옴부즈맨,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제재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했습니다.

당시 김 교수는 첫 여성 부원장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금융위는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김 교수를 부원장으로 선임하면서, 금융 법률과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데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당국 내에서 원활한 업무 조율도 가능한 인사라고 밝혔습니다. 금융 분야의 여성 인재 발굴과 균형 인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 또한 김 교수를 '금융 전문가'로 소개했습니다. 권 대변인은 "김은경 위원장은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이지만, 원칙주의자적인 개혁적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이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금융 약자들의 편에서 개혁적 성향을 보여주신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혁신 기구에 대해 명칭·역할·과제·구성 등 모든 것을 스스로 논의하고 그 결과 또한 지도부에서 전폭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당 쇄신의 '전권'을 쥔 혁신 기구인 셈입니다.

민주당은 검증 과정에서 김 교수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와 빌라 등 주택 2채를 보유한 점을 두고 고심했습니다. 권 대변인은 김 교수를 검증하는 동안 지도부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면서도, 해당 주택은 김 교수가 남편과 사별하면서 상속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속 당시 자녀들이 아주 어렸고, 김 교수가 자녀와 함께 법정 상속 지분에 따라 나눠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혁신 기구 수장으로서 김 교수 앞에 놓인 짐은 가볍지 않습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습니다.

김 교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되자 당 일각에선 정계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민주당 전체를 대상으로 혁신을 이끌만한 정치력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힘 "할아버지가 와도 민주당은 답이 없다"

김 교수 임명에 대해 국민의힘은 '진단이 잘못됐으니 치료법도 틀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김 교수 인선 직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혁신을 말할 자격조차 상실했기에 아무런 감흥도 기대도 없는 발표"라며 "친명·비명 운운하며 이 와중에도 공천 눈치 싸움을 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아무런 권한 없는 허울뿐인 '전권' 혁신위원장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이 무너진 것도 모자라 이미 다 타버려 잿더미밖에 남지 않았는데, 혁신위원장 할아버지가 온다고 한들 무엇을 재건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그저 몇 달 활동하다가 보고서 하나 내고 끝낼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돈 봉투 사태, 코인 보유 논란, 체포동의안 부결 등의 사태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지, 혁신기구가 있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돈 봉투와 가상자산에 이래경 낙마 사태, 최근에 터진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등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민주당은 혁신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은경 교수 임명으로 민주당이 다시 새로운 혁신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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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새 혁신 기구를 이끌 수장으로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임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15일)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의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기구의 수장으로 김은경 교수를 임명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고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과거 SNS 글로 논란을 빚고 스스로 사퇴한 지 10일 만에 이뤄진 인선입니다.

■ 금감원 첫 여성 부원장…'전권형' 책임자

김은경 교수는 '보험법 전문가'입니다.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 소위, 금융위 옴부즈맨,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제재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에는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역임했습니다.

당시 김 교수는 첫 여성 부원장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금융위는 금감원장의 제청으로 김 교수를 부원장으로 선임하면서, 금융 법률과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데다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금융당국 내에서 원활한 업무 조율도 가능한 인사라고 밝혔습니다. 금융 분야의 여성 인재 발굴과 균형 인사에도 기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 또한 김 교수를 '금융 전문가'로 소개했습니다. 권 대변인은 "김은경 위원장은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이지만, 원칙주의자적인 개혁적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며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분이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금융 약자들의 편에서 개혁적 성향을 보여주신 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혁신 기구에 대해 명칭·역할·과제·구성 등 모든 것을 스스로 논의하고 그 결과 또한 지도부에서 전폭적으로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당 쇄신의 '전권'을 쥔 혁신 기구인 셈입니다.

민주당은 검증 과정에서 김 교수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와 빌라 등 주택 2채를 보유한 점을 두고 고심했습니다. 권 대변인은 김 교수를 검증하는 동안 지도부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면서도, 해당 주택은 김 교수가 남편과 사별하면서 상속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상속 당시 자녀들이 아주 어렸고, 김 교수가 자녀와 함께 법정 상속 지분에 따라 나눠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겁니다.

하지만 혁신 기구 수장으로서 김 교수 앞에 놓인 짐은 가볍지 않습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습니다.

김 교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되자 당 일각에선 정계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만큼 민주당 전체를 대상으로 혁신을 이끌만한 정치력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 국민의힘 "할아버지가 와도 민주당은 답이 없다"

김 교수 임명에 대해 국민의힘은 '진단이 잘못됐으니 치료법도 틀렸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김 교수 인선 직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혁신을 말할 자격조차 상실했기에 아무런 감흥도 기대도 없는 발표"라며 "친명·비명 운운하며 이 와중에도 공천 눈치 싸움을 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아무런 권한 없는 허울뿐인 '전권' 혁신위원장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집이 무너진 것도 모자라 이미 다 타버려 잿더미밖에 남지 않았는데, 혁신위원장 할아버지가 온다고 한들 무엇을 재건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그저 몇 달 활동하다가 보고서 하나 내고 끝낼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돈 봉투 사태, 코인 보유 논란, 체포동의안 부결 등의 사태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지, 혁신기구가 있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돈 봉투와 가상자산에 이래경 낙마 사태, 최근에 터진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등 잇단 악재가 겹치면서 민주당은 혁신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은경 교수 임명으로 민주당이 다시 새로운 혁신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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