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m 상공에서 투자협상…‘스타트업 허브’ 노리는 유럽

입력 2023.06.15 (23:08) 수정 2023.06.1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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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35미터 상공에서 스타트업 기업과 투자자들이 투자 협상을 벌이는 이색 행사도 열렸다는데요.

안다영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영국 런던의 관광명소 '런던아이'.

135미터 높이 대형 관람차가 스타트업 투자 협상장으로 변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투자자와 스타트업 기업이 관람차 안에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20분 정도 걸리는데 그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합니다.

관람차 한 대당 탑승 기업은 4곳, 여러 투자자들 앞에서 공개 경쟁이 시작됩니다.

["발표 시간은 4분입니다!"]

질문과 답변까지 긴장감이 넘칩니다.

["(수익을 어떻게 창출하나요?) 우리는 라이센스 구독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킴 비질리아/AI 스타트업 '휴먼싱 오토노미' 부대표 : "햇살도 좋고 멋진 런던 풍경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공공기관도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유웅환/한국벤처투자 대표 :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영국이 기본적인 원천 기술에 대해서 꾸준히 장기간 투자를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원철희/바이오 중소벤처 '레모넥스' 대표 : "유럽은 미국과 달리 바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보다는 R&D(연구개발)부터해서 점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라든가 (증권 거래소) 상장 지원도 가능한 형태라고(생각합니다)."]

프랑스 역시 통신과 인공지능,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마다 대규모 스타트업 박람회를 열고 있습니다.

[김회숙/친환경 스타트업 '디어닷' 대표 : "유럽은 '플라스틱 세'를 지금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플라스틱이나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요. 그 대안으로 저희가 친환경패키지로 제안을 하고..."]

최근 새롭게 떠오른 전 세계 100대 스타트업 도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유럽 도시였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이준용 조영은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안다영 특파원 연결해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스타트업의 상징, 하면 미국 실리콘밸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업계 지각변동이 있는 건가요?

[기자]

유럽 시장이 급부상 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실리콘밸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최근 실리콘밸리 주변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영국으로 이동하는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고요.

또 창업한 뒤에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문턱이 너무 높다는 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5년 전 영국에 첫 진출한 한국 1호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유창훈/보안인증 스타트업 '센스톤' 대표 : "미국에서 정부사업 그 다음에 좀 정부와 관련된 기관의 사업을 하려면 미국 회사여야 하는데 영국은 조건이 되게 편한 거예요. 100% (한국의) 자회사도 상관없다고 하고요. 모든 특허도 한국에 그대로 둬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우리나라 서울도 창업하기 좋은 30대 도시 안에 들던데, 왜 굳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는 건가요?

[기자]

최근에 유럽 최대 기술 축제인 런던테크위크와 프랑스 대규모 스타트업 박람회인 '파리비바테크'를 다녀왔는데요.

그곳에서 경기도, 한국벤처투자, KT 등 공공기관이나 기업 지원을 받아 창업한 여러 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창업자들은 한국은 스타트업의 싹을 틔우기엔 좋지만 덩치를 키우기엔 내수 시장이 너무 작고, 또 미국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럽이 새로운 틈새시장이라는 건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도연/AI 스타트업 '모레' 대표 : "(인공지능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는 영어 기준으로 되어있는데 유럽 시장 같은 경우에는 고유의 언어가 있지 않습니까. (유럽 각국에서) 대형 언어모델을 만드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앵커]

그런데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게 투자자가 없으면 무너지기 쉬운 구조잖아요.

유럽의 벤처 투자 규모는 어떻습니까?

[기자]

벤처 투자 규모 면에서도 유럽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2014년에 160억 달러, 우리돈 20조 5천억 원이었는데 2021년 1230억 달러, 157조 6천억 원으로 뛰어올랐습니다.

8년 만에 8배 정도 뛴 셈입니다.

유럽 벤처투자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마티 두이/유럽 벤처투자자 : "(유럽은) 미국 시장보다 대중교통 체계나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점 덕에 스타트업 기업들과 보다 더 소통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유치를 위해 유럽 각국의 경쟁도 치열한데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직접 파리비바테크에 참석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이준용 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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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m 상공에서 투자협상…‘스타트업 허브’ 노리는 유럽
    • 입력 2023-06-15 23:08:00
    • 수정2023-06-15 23: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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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135미터 상공에서 스타트업 기업과 투자자들이 투자 협상을 벌이는 이색 행사도 열렸다는데요.

안다영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영국 런던의 관광명소 '런던아이'.

135미터 높이 대형 관람차가 스타트업 투자 협상장으로 변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투자자와 스타트업 기업이 관람차 안에서 치열한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20분 정도 걸리는데 그 안에 협상을 마쳐야 합니다.

관람차 한 대당 탑승 기업은 4곳, 여러 투자자들 앞에서 공개 경쟁이 시작됩니다.

["발표 시간은 4분입니다!"]

질문과 답변까지 긴장감이 넘칩니다.

["(수익을 어떻게 창출하나요?) 우리는 라이센스 구독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킴 비질리아/AI 스타트업 '휴먼싱 오토노미' 부대표 : "햇살도 좋고 멋진 런던 풍경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 공공기관도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유웅환/한국벤처투자 대표 :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역시 영국이 기본적인 원천 기술에 대해서 꾸준히 장기간 투자를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고..."]

최근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원철희/바이오 중소벤처 '레모넥스' 대표 : "유럽은 미국과 달리 바로 상용화 가능한 기술보다는 R&D(연구개발)부터해서 점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라든가 (증권 거래소) 상장 지원도 가능한 형태라고(생각합니다)."]

프랑스 역시 통신과 인공지능,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마다 대규모 스타트업 박람회를 열고 있습니다.

[김회숙/친환경 스타트업 '디어닷' 대표 : "유럽은 '플라스틱 세'를 지금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플라스틱이나 미세 플라스틱에 대한 이슈가 있는데요. 그 대안으로 저희가 친환경패키지로 제안을 하고..."]

최근 새롭게 떠오른 전 세계 100대 스타트업 도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유럽 도시였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황보현평/자료조사:이준용 조영은

[앵커]

이 내용 취재한 안다영 특파원 연결해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스타트업의 상징, 하면 미국 실리콘밸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업계 지각변동이 있는 건가요?

[기자]

유럽 시장이 급부상 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실리콘밸리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최근 실리콘밸리 주변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영국으로 이동하는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고요.

또 창업한 뒤에 미국으로 진출할 경우 문턱이 너무 높다는 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5년 전 영국에 첫 진출한 한국 1호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유창훈/보안인증 스타트업 '센스톤' 대표 : "미국에서 정부사업 그 다음에 좀 정부와 관련된 기관의 사업을 하려면 미국 회사여야 하는데 영국은 조건이 되게 편한 거예요. 100% (한국의) 자회사도 상관없다고 하고요. 모든 특허도 한국에 그대로 둬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우리나라 서울도 창업하기 좋은 30대 도시 안에 들던데, 왜 굳이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는 건가요?

[기자]

최근에 유럽 최대 기술 축제인 런던테크위크와 프랑스 대규모 스타트업 박람회인 '파리비바테크'를 다녀왔는데요.

그곳에서 경기도, 한국벤처투자, KT 등 공공기관이나 기업 지원을 받아 창업한 여러 기업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창업자들은 한국은 스타트업의 싹을 틔우기엔 좋지만 덩치를 키우기엔 내수 시장이 너무 작고, 또 미국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럽이 새로운 틈새시장이라는 건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도연/AI 스타트업 '모레' 대표 : "(인공지능 모델이) 미국 시장에서는 영어 기준으로 되어있는데 유럽 시장 같은 경우에는 고유의 언어가 있지 않습니까. (유럽 각국에서) 대형 언어모델을 만드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앵커]

그런데 스타트업 생태계라는 게 투자자가 없으면 무너지기 쉬운 구조잖아요.

유럽의 벤처 투자 규모는 어떻습니까?

[기자]

벤처 투자 규모 면에서도 유럽은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2014년에 160억 달러, 우리돈 20조 5천억 원이었는데 2021년 1230억 달러, 157조 6천억 원으로 뛰어올랐습니다.

8년 만에 8배 정도 뛴 셈입니다.

유럽 벤처투자자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마티 두이/유럽 벤처투자자 : "(유럽은) 미국 시장보다 대중교통 체계나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점 덕에 스타트업 기업들과 보다 더 소통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유치를 위해 유럽 각국의 경쟁도 치열한데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직접 파리비바테크에 참석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김철/자료조사:이준용 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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