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마’ 발사 실패 충격 컸나?…김정은 ‘감감 무소식’

입력 2023.06.16 (10:15) 수정 2023.06.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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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달 '상순'에 당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지만, 오늘(16일) 오전까지 북한 매체에서 보도가 나오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상순'까지 개최한다더니 '무소식'

오늘 오전 10시 현재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관영 매체에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소식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일반적으로 주요 행사 소식을 개최 다음 날 새벽에 보도해온 전례에 비춰보면 어제까지 행사가 열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은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6월 상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상순은 1일부터 10일까지를 뜻하지만, 북한이 한 달을 상·하순으로 나누기도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0일 이전, 늦어도 15일까지는 회의가 열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아직 잠잠한 상황입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 정책을 논의·의결하는 자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총비서 자격으로 주재합니다. 앞서 북한은 이번 회의에 대해 "2023년도 상반년 기간 당 및 국가행정 기관들의 사업 정형과 인민 경제 계획수행 실태를 총화(결산) 대책하고, 우리 혁명 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2021년 제3차 전원회의 때는 이번처럼 6월 상순에 소집한다고 예고한 뒤 15일 개막해 16일부터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2022년 제5차 전원회의는 6월 상순으로 예고한 뒤 8일 회의에 돌입하고 9일 이를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5월 31일 발사한 천리마 1형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북한이 5월 31일 발사한 천리마 1형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

■ "회의 연기했을 가능성"…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때문?

일각에서는 북한이 안팎의 사정으로 회의를 연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하는 건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만리경 1호와 천리마 1형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점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당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2023년을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번 위성 발사 실패로 지시가 완수되지 못한 셈입니다.

전원회의는 올해 상반기 주요 성과를 결산하고 하반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대형 이벤트인데, 북한이 상반기 군사적인 역량을 총동원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 전원회의를 소집하고 31일에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했습니다.

특히 오는 7월 27일 북한의 '건군절' 70주년을 앞두고 전원회의에서 상반 사업 결과를 과시하고,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내부 사기 진작에 나서려고 했는데 위성 발사 실패로 북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입니다.

출처 : 북한 조선중앙TV출처 : 북한 조선중앙TV

■ "심각한 식량난 진단에 시간 더 필요했을 수도"

북한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12개 중요고지'에 대한 상반기 평가가 아직 만족할 수준으로 마무리되지 않아서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2개 주요고지'의 첫 번째는 '알곡 고지'로 식량난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개인 간 양곡 판매 통제 등 여러 요인으로 식량 사정이 좋지 못한 데 더해 국경 개방이 늦춰지고 있어, 북한 당국이 경제 상황을 진단해야 할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국가 전반의 사업을 결산하는 전원회의는 통상 매년 한두 차례 열렸지만, 올해는 지난 2월 이어 상반기만 2차례 열렸고,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 내 3번째 열리는 건데, 이런 잦아진 회의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출처 : 북한 조선중앙TV출처 : 북한 조선중앙TV

■ "이번 주말 개최 가능성…이미 돌입했을 수도 있어"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최를 예고한 만큼, 이번 주말쯤 전원회의가 열릴 가능성 있고 많이는 늦춰지지 않을 거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회의에 돌입했으며, 전원회의 보도 방식으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회의 내용 전체를 묶어서 추후 보도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어 보입니다.

제8차 당 대회 기간 하루에 끝난 1차 전원회의를 제외하고 제8기 2∼7차 전원회의는 짧게는 3일부터 길게는 6일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회의 일정을 연기했다면 나름의 결정 과정이 있을 텐데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면서 "조만간 회의 일정 일부나 전체를 묶어서 보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북한, 어제 탄도미사일 발사도 보도 안 해

북한은 어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오늘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은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 사실과 의미, 평가 등을 담은 기사를 공개해왔는데 오늘은 발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겁니다.

북한이 어제 발사 직전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비난하면서 반발 성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무기체계 개발 성과를 부각할 내용 없어서 공개하지 않았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예고했던 전원회의를 늦추면서, 이 같은 '엄중한 정세'를 주민들에게 부각하고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반미투쟁 월간'을 통해 경각심을 고취해 사회적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일 수도 있단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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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달 '상순'에 당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했지만, 오늘(16일) 오전까지 북한 매체에서 보도가 나오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상순'까지 개최한다더니 '무소식'

오늘 오전 10시 현재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TV 등 관영 매체에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소식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일반적으로 주요 행사 소식을 개최 다음 날 새벽에 보도해온 전례에 비춰보면 어제까지 행사가 열리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은 지난달 말 회의를 열고 6월 상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상순은 1일부터 10일까지를 뜻하지만, 북한이 한 달을 상·하순으로 나누기도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르면 10일 이전, 늦어도 15일까지는 회의가 열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아직 잠잠한 상황입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 정책을 논의·의결하는 자리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총비서 자격으로 주재합니다. 앞서 북한은 이번 회의에 대해 "2023년도 상반년 기간 당 및 국가행정 기관들의 사업 정형과 인민 경제 계획수행 실태를 총화(결산) 대책하고, 우리 혁명 발전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2021년 제3차 전원회의 때는 이번처럼 6월 상순에 소집한다고 예고한 뒤 15일 개막해 16일부터 보도를 시작했습니다. 2022년 제5차 전원회의는 6월 상순으로 예고한 뒤 8일 회의에 돌입하고 9일 이를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5월 31일 발사한 천리마 1형 (출처 : 북한 조선중앙통신)
■ "회의 연기했을 가능성"…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때문?

일각에서는 북한이 안팎의 사정으로 회의를 연기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하는 건 지난달 31일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만리경 1호와 천리마 1형을 발사했다가 실패한 점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당 제8기 6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2023년을 "전쟁동원 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이번 위성 발사 실패로 지시가 완수되지 못한 셈입니다.

전원회의는 올해 상반기 주요 성과를 결산하고 하반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대형 이벤트인데, 북한이 상반기 군사적인 역량을 총동원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 전원회의를 소집하고 31일에 위성을 발사했다가 실패했습니다.

특히 오는 7월 27일 북한의 '건군절' 70주년을 앞두고 전원회의에서 상반 사업 결과를 과시하고, 대규모 열병식과 함께 내부 사기 진작에 나서려고 했는데 위성 발사 실패로 북한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평가입니다.

출처 : 북한 조선중앙TV
■ "심각한 식량난 진단에 시간 더 필요했을 수도"

북한이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12개 중요고지'에 대한 상반기 평가가 아직 만족할 수준으로 마무리되지 않아서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12개 주요고지'의 첫 번째는 '알곡 고지'로 식량난을 해소하는 것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 개인 간 양곡 판매 통제 등 여러 요인으로 식량 사정이 좋지 못한 데 더해 국경 개방이 늦춰지고 있어, 북한 당국이 경제 상황을 진단해야 할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국가 전반의 사업을 결산하는 전원회의는 통상 매년 한두 차례 열렸지만, 올해는 지난 2월 이어 상반기만 2차례 열렸고, 지난해 12월까지 6개월 내 3번째 열리는 건데, 이런 잦아진 회의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출처 : 북한 조선중앙TV
■ "이번 주말 개최 가능성…이미 돌입했을 수도 있어"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최를 예고한 만큼, 이번 주말쯤 전원회의가 열릴 가능성 있고 많이는 늦춰지지 않을 거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미 회의에 돌입했으며, 전원회의 보도 방식으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회의 내용 전체를 묶어서 추후 보도할 가능성도 여전히 있어 보입니다.

제8차 당 대회 기간 하루에 끝난 1차 전원회의를 제외하고 제8기 2∼7차 전원회의는 짧게는 3일부터 길게는 6일 일정으로 진행됐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회의 일정을 연기했다면 나름의 결정 과정이 있을 텐데 아직 공개된 것이 없다"면서 "조만간 회의 일정 일부나 전체를 묶어서 보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북한, 어제 탄도미사일 발사도 보도 안 해

북한은 어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오늘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은 통상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관영 매체를 통해 발사 사실과 의미, 평가 등을 담은 기사를 공개해왔는데 오늘은 발사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겁니다.

북한이 어제 발사 직전 국방성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비난하면서 반발 성격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만큼 무기체계 개발 성과를 부각할 내용 없어서 공개하지 않았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예고했던 전원회의를 늦추면서, 이 같은 '엄중한 정세'를 주민들에게 부각하고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반미투쟁 월간'을 통해 경각심을 고취해 사회적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일 수도 있단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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