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비용 최고’ 대구 북구의회…보고서는 인터넷 베끼기?

입력 2023.06.20 (21:37) 수정 2023.06.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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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의회 해외 연수 실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 오늘은 대구 북구 의회입니다.

동유럽 4개국을 방문한 북구의회는 대구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연수 비용을 사용했습니다.

외유성 관광 일정을 수정하라는 심의 결과마저도 무시하고 다녀온 연수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요.

박준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대구 북구의회는 8박 10일 동안 동유럽 4개국으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연수 목적은 선진 자치 분권 등 우수 제도 견학.

그런데 방문기관 12곳 중 8곳이 궁전과 광장 등 관광지입니다.

연수 후 보고서도 날림으로 작성됐습니다.

복지보건위원회가 쓴 보고서 2/3 가량이 온라인 백과사전은 물론 블로그 글과 똑같았던 겁니다.

심지어 다른 지역 공무연수보고서를 그대로 베끼기도 했습니다.

직접 쓴 부분은 "조망이 좋았다"는 등 감상문이 주를 이룹니다.

[차대식/대구 북구의장 : "복지(위원회)나 신성장(위원회)이나 보고 온 것을 갔다 와서 의견을 나눠보니까 좋은 의견 많이 나오더라고요. 단 하나, 보고서에서 복지(위원회가) 쓴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집니다."]

그런데 외유성이 짙다는 지적은 사전 심의 단계에서 제기됐던 상황.

심의위원 6명 중 5명은 상임위별로 연수 일정을 분리해 구체적 방문 목적, 북구와의 관련성을 밝히라는 조건을 들어 가결했고, 1명은 아예 부결시켰습니다.

또, 의원 16명에 공무원 8명이 동행하는 것도 지적하며,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연수는 심의 조건을 무시한 채 기존 계획대로 진행됐습니다.

이처럼 사전 심의에도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부실 문제가 반복되면서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주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태운/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출장에 대한 보고 이런 것들이 좀 더 공개적으로 주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이벤트로 되면 주민들이 판단을 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같은 대구 북구의회 연수에는 대구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9천2백만 원의 연수비용이 사용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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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수비용 최고’ 대구 북구의회…보고서는 인터넷 베끼기?
    • 입력 2023-06-20 21:37:37
    • 수정2023-06-20 22:07:47
    뉴스9(대구)
[앵커]

지방의회 해외 연수 실태를 점검하는 연속 보도, 오늘은 대구 북구 의회입니다.

동유럽 4개국을 방문한 북구의회는 대구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연수 비용을 사용했습니다.

외유성 관광 일정을 수정하라는 심의 결과마저도 무시하고 다녀온 연수 결과는 과연 어땠을까요.

박준우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대구 북구의회는 8박 10일 동안 동유럽 4개국으로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연수 목적은 선진 자치 분권 등 우수 제도 견학.

그런데 방문기관 12곳 중 8곳이 궁전과 광장 등 관광지입니다.

연수 후 보고서도 날림으로 작성됐습니다.

복지보건위원회가 쓴 보고서 2/3 가량이 온라인 백과사전은 물론 블로그 글과 똑같았던 겁니다.

심지어 다른 지역 공무연수보고서를 그대로 베끼기도 했습니다.

직접 쓴 부분은 "조망이 좋았다"는 등 감상문이 주를 이룹니다.

[차대식/대구 북구의장 : "복지(위원회)나 신성장(위원회)이나 보고 온 것을 갔다 와서 의견을 나눠보니까 좋은 의견 많이 나오더라고요. 단 하나, 보고서에서 복지(위원회가) 쓴 것은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 싶어집니다."]

그런데 외유성이 짙다는 지적은 사전 심의 단계에서 제기됐던 상황.

심의위원 6명 중 5명은 상임위별로 연수 일정을 분리해 구체적 방문 목적, 북구와의 관련성을 밝히라는 조건을 들어 가결했고, 1명은 아예 부결시켰습니다.

또, 의원 16명에 공무원 8명이 동행하는 것도 지적하며, 수정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연수는 심의 조건을 무시한 채 기존 계획대로 진행됐습니다.

이처럼 사전 심의에도 지방의회 해외연수의 부실 문제가 반복되면서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주민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태운/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출장에 대한 보고 이런 것들이 좀 더 공개적으로 주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이벤트로 되면 주민들이 판단을 잘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같은 대구 북구의회 연수에는 대구 기초의회 중 가장 많은 9천2백만 원의 연수비용이 사용됐습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전민재/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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