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탕·냉탕’ 반복이지만…“한중일 경제 협력 계속해야” 한 목소리

입력 2023.06.22 (19:00) 수정 2023.06.2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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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어우보첸 TCS 사무총장,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 사카타 나츠노 한중일 TCS 사무차장이 오늘(22일)  ‘2023 한중일 RCEP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한 모습.(왼쪽부터)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어우보첸 TCS 사무총장,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 사카타 나츠노 한중일 TCS 사무차장이 오늘(22일) ‘2023 한중일 RCEP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한 모습.

'가깝고도 먼 나라'. 진부한 수식어지만, 한중일 3국을 표현하는 데는 이보다 적절한 수식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 수식어를 입증하듯, 최근까지도 3국 관계는 맑은 날과 흐린 날이 반복됐습니다.

중국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으로 맞초치 사태까지 갔고, 일본과는 수년간 갈등을 거듭하다 올해 '셔틀 외교'가 복원되며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3국 협력을 이어가는 기구가 바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입니다.

■ 2011년 설립돼 3국 협력 사업 진행...'2023 경제보고서' 발간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은 3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자며 2011년 9월 서울에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한중일 3국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사무국 내에서 함께 일하며 재난 관리, 지방도시 교류 등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TCS는 올해 '2023 한중일 3국간 경제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이에 맞춰 오늘(22일) '한중일 RCEP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160쪽에 이르는 경제보고서에서도, 9시간가량 이어진 세미나에서도 한중일 전문가들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우보첸 TCS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지정학적 이슈들로 인해 세계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는 점진적인 회복을 겪고 있지만 다양한 불확실성과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번 보고서가 지역 경제 협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연설 중인 어우보첸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연설 중인 어우보첸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

■ "협력하자"면서도...'미국 비판'·'과한 중국 의존 경계' 발언도

다만 협력의 필요성은 모두 동의하면서도, 그 안에서 각국의 입장이 엿보이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기조연설을 맡은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아태지역에서 독점적인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시도"라며 " 타국의 이익을 희생하며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 한중일 3국은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 같은 추세에 동참하지 말고, 시장 규칙을 기반으로 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첸 웬링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중일이 아시아 평화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해야 한다"며 " 역외 세력의 간섭을 반대해야 한다" 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와이 마사히로 전 동북아경제연구소(ERINA) 이사장은 "중국이 넓혀가고 있는 시장에서 일본도 실익을 보려 한다"며 "동시에 과도한 중국 의존은 피하고자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가와이 전 이사장은 "과거 중국이 무역조치를 경제 무기로 활용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희토류 등 일종의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어렵지만 해야하는 목표'...협력 의지만은 분명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한중일 3국 협력을 "참 달성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될 목표"라고 표현했습니다. 관계가 냉각되더라도, 정례적인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어 "2010년대에 들어와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지금 또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미묘한 시점"이라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교류는 우리 모두의 번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중일 3국의 협력이 어렵다는 건 TCS 역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국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동안, TCS의 프로젝트가 중단된 적은 한 번도 없었을 만큼 협력 의지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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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탕·냉탕’ 반복이지만…“한중일 경제 협력 계속해야”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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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어우보첸 TCS 사무총장,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 사카타 나츠노 한중일 TCS 사무차장이 오늘(22일)  ‘2023 한중일 RCEP 전문가 세미나’에 참석한 모습.
'가깝고도 먼 나라'. 진부한 수식어지만, 한중일 3국을 표현하는 데는 이보다 적절한 수식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이 수식어를 입증하듯, 최근까지도 3국 관계는 맑은 날과 흐린 날이 반복됐습니다.

중국과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으로 맞초치 사태까지 갔고, 일본과는 수년간 갈등을 거듭하다 올해 '셔틀 외교'가 복원되며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3국 협력을 이어가는 기구가 바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입니다.

■ 2011년 설립돼 3국 협력 사업 진행...'2023 경제보고서' 발간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TCS)은 3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실현하자며 2011년 9월 서울에 설립된 국제기구입니다.

한중일 3국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사무국 내에서 함께 일하며 재난 관리, 지방도시 교류 등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TCS는 올해 '2023 한중일 3국간 경제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이에 맞춰 오늘(22일) '한중일 RCEP 전문가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160쪽에 이르는 경제보고서에서도, 9시간가량 이어진 세미나에서도 한중일 전문가들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어우보첸 TCS 사무총장은 "코로나19와 지정학적 이슈들로 인해 세계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며 "올해는 점진적인 회복을 겪고 있지만 다양한 불확실성과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번 보고서가 지역 경제 협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강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연설 중인 어우보첸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
■ "협력하자"면서도...'미국 비판'·'과한 중국 의존 경계' 발언도

다만 협력의 필요성은 모두 동의하면서도, 그 안에서 각국의 입장이 엿보이는 발언도 있었습니다.

기조연설을 맡은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아태지역에서 독점적인 공급망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시도"라며 " 타국의 이익을 희생하며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 한중일 3국은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 같은 추세에 동참하지 말고, 시장 규칙을 기반으로 개방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첸 웬링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CCIE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중일이 아시아 평화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해야 한다"며 " 역외 세력의 간섭을 반대해야 한다" 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가와이 마사히로 전 동북아경제연구소(ERINA) 이사장은 "중국이 넓혀가고 있는 시장에서 일본도 실익을 보려 한다"며 "동시에 과도한 중국 의존은 피하고자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가와이 전 이사장은 "과거 중국이 무역조치를 경제 무기로 활용했던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은 희토류 등 일종의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어렵지만 해야하는 목표'...협력 의지만은 분명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한중일 3국 협력을 "참 달성하기 어렵지만 반드시 해야 될 목표"라고 표현했습니다. 관계가 냉각되더라도, 정례적인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이어 "2010년대에 들어와서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지금 또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미묘한 시점"이라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적 협력과 지속적인 교류는 우리 모두의 번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중일 3국의 협력이 어렵다는 건 TCS 역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3국 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동안, TCS의 프로젝트가 중단된 적은 한 번도 없었을 만큼 협력 의지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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