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한 환대” 인도 모디 총리 국빈만찬에 총출동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06.24 (06:23)
수정 2023.06.2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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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디 총리를 국빈으로 초청한 미 바이든 대통령 AP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되 강력한 시장(과 우군)을 확보하려는 미국은 역대급으로 인도 모디 총리를 격하게 환영했습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국빈으로 초청된 모디 총리에 대한 환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국빈 행사의 꽃인 국빈 만찬의 손님 목록을 보면 그렇습니다.
국빈만찬 손님 목록은 백악관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철저하게 사전 공개를 막고, 누구를 부를 지, 어디에 앉힐 지도 주도면밀한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국빈만찬이 열리는 당일, 한 시간 전에서야 비로소 손님 명단이 공개될 정돈데요. 모디 총리의 국빈만찬에 참석한 손님 목록은 현재 미국 내에서 인도인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 그리고 인도에 대한 미국의 구애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만찬 손님 숫자는 180명이었는데, 이번엔 400명(정확히는 380명)에 육박했습니다.
■총출동한 바이든 패밀리
먼저 바이든가가 총출동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모습을 드러내자 언론의 카메라는 정신없이 움직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맞먹는 위기로 지목되는 것이 아들 헌터 바이든의 범죄 혐의. 헌터 바이든은 세금 탈루 등의 범죄에 대해 일주일 전 법무부와 양형 합의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모디 총리와 인사하는 헌터 바이든
인도 모디 총리와의 국빈만찬에 헌터 바이든이 공식 등장했다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에 대해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는 어떻냐"고 기자가 묻자 엄지 손가락을 척 들어올리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헌터 바이든이 국빈만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두번쨉니다. 지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고, 다양한 백악관 행사에 참석해 왔습니다. 모디 총리의 국빈만찬에는 그야말로 헌터 바이든 가족이 총출동했습니다. 아내 멜리사 코헨 바이든, 여동생 애슐리 바이든, 딸 나오미 바이든 닐과 남편 피터 닐, 삼촌 제임스 바이든까지. 바이든 가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많이 참석한 것은 백악관 내에서 열린 가족행사(손녀의 결혼식) 이후 처음입니다.
■IT 거물 다 나와! 인도계 CEO
미국에서 첨단기술 기업 수장을 인도계가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은 유명합니다. 첨단 테크 기업의 양대 산맥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리는 당연히 참석했고, 애플의 팀 쿡과 챗 지피티로 단숨에 거물이 된 오픈 AI의 샘 알트먼도 초대됐습니다. 그만큼 인도의 IT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업들의 인도를 향한 구애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빈만찬과 별도로 IT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들은 모디 총리와 별도의 만남을 갖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속속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인도로서도, 빅테크 기업으로서도 이번 만남에 상당히 성과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로 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역시 인도에 공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전했습니다.
인도 모디 총리 국빈 만찬에 초청된 애플 팀 쿡
■랄프 로렌, 나이트 샤말란 등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정계 거물들도
이 밖에도 디자이너 랄프 로렌, 우리에겐 식스 센스로 유명한 영화감독 M. 나이트 샤말란,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 등 비즈니스,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의 거물들이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샤말란은 백악관에 도착한 뒤 "사랑스럽다"고 말하며 기자들을 웃게 했습니다. 랄프 로렌은 영부인 질 바이든의 오프숄더 녹색 드레스를 직접 디자인했다며 그녀의 스타일이 "시크하고 우아하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3세,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막내 아들로 폭스의 CEO를 역임한 제임스 머독, 씨티 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도 손님으로 초대됐습니다. 정계에선 캐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포함해 하원에서만 10명, 상원에서 6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그야말로 거물들의 파티였습니다.
■바이든 "모디 총리의 워싱턴 집에 오신 걸 환영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에서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모디 총리의 워싱턴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이 사람보다 더 따뜻한 환영을 받은 사람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수식을 붙일 수 없을 정도의 환대였습니다.
이어 "예술, 교육, 미디어, 법률, 의학, 과학, 모든 규모의 기업, 스펠링비 챔피언, 심지어 내 고향 델라웨어를 포함한 전국의 크리켓 클럽에서까지 인도계 미국인들의 성취를 축하한다."고 했습니다.
국빈만찬은 채식주의자인 모디 총리를 고려해 채식으로 마련됐습니다. 인도를 향한 미국의 구애, 이 정도면 모디 총리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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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따뜻한 환대” 인도 모디 총리 국빈만찬에 총출동 [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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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6-24 06:23:04
- 수정2023-06-24 15:09:26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되 강력한 시장(과 우군)을 확보하려는 미국은 역대급으로 인도 모디 총리를 격하게 환영했습니다. 올해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 국빈으로 초청된 모디 총리에 대한 환대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국빈 행사의 꽃인 국빈 만찬의 손님 목록을 보면 그렇습니다.
국빈만찬 손님 목록은 백악관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철저하게 사전 공개를 막고, 누구를 부를 지, 어디에 앉힐 지도 주도면밀한 작업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국빈만찬이 열리는 당일, 한 시간 전에서야 비로소 손님 명단이 공개될 정돈데요. 모디 총리의 국빈만찬에 참석한 손님 목록은 현재 미국 내에서 인도인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 그리고 인도에 대한 미국의 구애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만찬 손님 숫자는 180명이었는데, 이번엔 400명(정확히는 380명)에 육박했습니다.
■총출동한 바이든 패밀리
먼저 바이든가가 총출동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이 모습을 드러내자 언론의 카메라는 정신없이 움직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에 맞먹는 위기로 지목되는 것이 아들 헌터 바이든의 범죄 혐의. 헌터 바이든은 세금 탈루 등의 범죄에 대해 일주일 전 법무부와 양형 합의를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인도 모디 총리와의 국빈만찬에 헌터 바이든이 공식 등장했다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들에 대해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헌터는 어떻냐"고 기자가 묻자 엄지 손가락을 척 들어올리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헌터 바이든이 국빈만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두번쨉니다. 지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고, 다양한 백악관 행사에 참석해 왔습니다. 모디 총리의 국빈만찬에는 그야말로 헌터 바이든 가족이 총출동했습니다. 아내 멜리사 코헨 바이든, 여동생 애슐리 바이든, 딸 나오미 바이든 닐과 남편 피터 닐, 삼촌 제임스 바이든까지. 바이든 가가 공개적으로 이렇게 많이 참석한 것은 백악관 내에서 열린 가족행사(손녀의 결혼식) 이후 처음입니다.
■IT 거물 다 나와! 인도계 CEO
미국에서 첨단기술 기업 수장을 인도계가 싹쓸이하고 있다는 것은 유명합니다. 첨단 테크 기업의 양대 산맥인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와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리는 당연히 참석했고, 애플의 팀 쿡과 챗 지피티로 단숨에 거물이 된 오픈 AI의 샘 알트먼도 초대됐습니다. 그만큼 인도의 IT 저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업들의 인도를 향한 구애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국빈만찬과 별도로 IT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들은 모디 총리와 별도의 만남을 갖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미중 갈등이 고조되며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속속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인도로서도, 빅테크 기업으로서도 이번 만남에 상당히 성과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로 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역시 인도에 공장을 짓겠다는 구상을 전했습니다.
■랄프 로렌, 나이트 샤말란 등 문화계 인사들, 그리고 정계 거물들도
이 밖에도 디자이너 랄프 로렌, 우리에겐 식스 센스로 유명한 영화감독 M. 나이트 샤말란,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 등 비즈니스,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의 거물들이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샤말란은 백악관에 도착한 뒤 "사랑스럽다"고 말하며 기자들을 웃게 했습니다. 랄프 로렌은 영부인 질 바이든의 오프숄더 녹색 드레스를 직접 디자인했다며 그녀의 스타일이 "시크하고 우아하다"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마틴 루터 킹 3세, 미디어 재벌인 루퍼트 머독의 막내 아들로 폭스의 CEO를 역임한 제임스 머독, 씨티 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도 손님으로 초대됐습니다. 정계에선 캐빈 매카시 하원 의장을 포함해 하원에서만 10명, 상원에서 6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그야말로 거물들의 파티였습니다.
■바이든 "모디 총리의 워싱턴 집에 오신 걸 환영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의 남쪽 잔디밭(사우스론)에서 건배를 제의했습니다.
"모디 총리의 워싱턴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이 사람보다 더 따뜻한 환영을 받은 사람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더 이상의 수식을 붙일 수 없을 정도의 환대였습니다.
이어 "예술, 교육, 미디어, 법률, 의학, 과학, 모든 규모의 기업, 스펠링비 챔피언, 심지어 내 고향 델라웨어를 포함한 전국의 크리켓 클럽에서까지 인도계 미국인들의 성취를 축하한다."고 했습니다.
국빈만찬은 채식주의자인 모디 총리를 고려해 채식으로 마련됐습니다. 인도를 향한 미국의 구애, 이 정도면 모디 총리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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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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