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왜 마트보다 식당이 유독 비쌀까

입력 2023.06.24 (21:11) 수정 2023.06.2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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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온갖 물가가 다 올랐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외식 물가', 가장 매섭게 체감이 되고, 안정될 기미조차도 좀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이 '식당 음식' 들의 원재료가 되는 농산물 가격은, 의외로 꽤 떨어졌다는 겁니다.

재룟값과 음식값이 따로 움직인다는 뜻인데, 김준범 기자가 그 이유를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오겹살 두 개, 된장찌개 하나…"]

30대 직장인의 저녁 자리를 잠시 지켜봤습니다.

["(그거 힘들었죠?) 그쵸. 거기는 늘. (소통하기가 힘들죠.)"]

업무 대화가 오가나 싶더니 물가 이야기가 나옵니다.

["(삼겹살 몇 번 드셨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 먹었다고 한다면, 요즘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요리해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식당도 1인분에 2만 원, '금겹살'이라 불릴 수준입니다.

비싸진 이유를 뭐라고 보는지 물었습니다.

[이원식/직장인 : "하다못해 양파 등 식자재에 들어가는 재료들 자체가 다 올라갔잖아요."]

재료 가격이 오르다보니 음식도 비싸졌다.

흔히 하는 생각인데, 정말 그럴까요.

[김창훈/대형마트 정육담당 : "(삼겹살 시세 좀 어떻습니까?) 지난달 초에 삼겹살 시세가 많이 올라갔었는데요. 이번 달 들면서 삼겹살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삼겹살 소매가는 이달 들어 4.7% 하락했습니다.

7.2% 오른 삼겹살 외식 가격과 대조적입니다.

식재료의 가격은 내리는데 그 재료로 만드는 음식값은 계속 오르는, 일종의 '엇박자' 같은 상황입니다.

비슷한 예로 밀가루 가격은 싸지더라도 한 번 오른 식당의 칼국수나 자장면 가격은 내리지 않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이유는 외식업의 숨은 특성 때문입니다.

외식업은 음식이라는 '상품'과 접대라는 '서비스'가 섞인 업종.

비용을 뜯어보면 식재료 비중은 41% 정도입니다.

인건비 34%, 임대료 10%, 세금과 공과금 15%, 식재료 외 비중이 더 큽니다.

요즘엔 인건비가 걱정거리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시간당 임금은 만 5천 원 선, 최저임금을 50% 넘게 웃돕니다.

[김명순/식당 업주 : "외국인도 많이 와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막상 구하려면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전기·가스·수도요금이 하반기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점도 식재료비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유원상/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지난 20일 : "인건비나 공공요금과 같은 간접비의 인상이 앞으로 하반기에 (외식) 물가 상승 요인으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도 분야를 통틀어 외식 물가의 상승세가 가장 오래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박상욱/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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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겹살, 왜 마트보다 식당이 유독 비쌀까
    • 입력 2023-06-24 21:11:27
    • 수정2023-06-24 21: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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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에 온갖 물가가 다 올랐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외식 물가', 가장 매섭게 체감이 되고, 안정될 기미조차도 좀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이 '식당 음식' 들의 원재료가 되는 농산물 가격은, 의외로 꽤 떨어졌다는 겁니다.

재룟값과 음식값이 따로 움직인다는 뜻인데, 김준범 기자가 그 이유를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오겹살 두 개, 된장찌개 하나…"]

30대 직장인의 저녁 자리를 잠시 지켜봤습니다.

["(그거 힘들었죠?) 그쵸. 거기는 늘. (소통하기가 힘들죠.)"]

업무 대화가 오가나 싶더니 물가 이야기가 나옵니다.

["(삼겹살 몇 번 드셨어요?) 일주일에 두세 번 먹었다고 한다면, 요즘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먹는 것 같아요. (요리해 먹게 되는 것 같아요.)"]

이 식당도 1인분에 2만 원, '금겹살'이라 불릴 수준입니다.

비싸진 이유를 뭐라고 보는지 물었습니다.

[이원식/직장인 : "하다못해 양파 등 식자재에 들어가는 재료들 자체가 다 올라갔잖아요."]

재료 가격이 오르다보니 음식도 비싸졌다.

흔히 하는 생각인데, 정말 그럴까요.

[김창훈/대형마트 정육담당 : "(삼겹살 시세 좀 어떻습니까?) 지난달 초에 삼겹살 시세가 많이 올라갔었는데요. 이번 달 들면서 삼겹살 가격이 많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삼겹살 소매가는 이달 들어 4.7% 하락했습니다.

7.2% 오른 삼겹살 외식 가격과 대조적입니다.

식재료의 가격은 내리는데 그 재료로 만드는 음식값은 계속 오르는, 일종의 '엇박자' 같은 상황입니다.

비슷한 예로 밀가루 가격은 싸지더라도 한 번 오른 식당의 칼국수나 자장면 가격은 내리지 않는 것과 같은 얘기입니다.

이유는 외식업의 숨은 특성 때문입니다.

외식업은 음식이라는 '상품'과 접대라는 '서비스'가 섞인 업종.

비용을 뜯어보면 식재료 비중은 41% 정도입니다.

인건비 34%, 임대료 10%, 세금과 공과금 15%, 식재료 외 비중이 더 큽니다.

요즘엔 인건비가 걱정거리입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시간당 임금은 만 5천 원 선, 최저임금을 50% 넘게 웃돕니다.

[김명순/식당 업주 : "외국인도 많이 와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막상 구하려면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전기·가스·수도요금이 하반기에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점도 식재료비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습니다.

[유원상/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지난 20일 : "인건비나 공공요금과 같은 간접비의 인상이 앞으로 하반기에 (외식) 물가 상승 요인으로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행도 분야를 통틀어 외식 물가의 상승세가 가장 오래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박상욱/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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