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군부독재’…미얀마 난민 현주소는? [창+]
입력 2023.06.25 (09:11)
수정 2023.06.25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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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나의 난민, 너의 난민' 중에서]
태국 방콕에서 북으로 500km 가량 떨어진 메솟 지역.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난민들이 수시로 넘어옵니다.
메솟 시내에서 다시 2시간 가량을 더 달리면, 산속에 있는 UMPIEN 난민촌이 나옵니다.
얼기설기 지어진 허름한 집들, 이 가족은 군부정권을 피해 이 난민촌에 들어온 지 16년째가 됐습니다. 군부 쿠데타와 군사독재로 혼란스러운 고국을 떠나서 이곳에 왔지만, 난민촌 생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우 파사/ 60세/ 미얀마 난민
여기서는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일을 할 수가 없지요. 모든 게 통제를 받으니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그 사이 2년 전엔 또다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돌아갈 수도, 머무를 수도 없는 삶.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사피야피/ 40세/ 미얀마 난민
유엔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구호품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이제 아이들만이라도 이 난민 캠프를 벗어나서 다른 나라로 가서 잘 살기를 바랄 뿐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입니다.
난민촌에서 나고 자라고 있는 네 명의 자녀들.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터뷰> 엠지엠지 (10세)
저는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난민촌 바깥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난민촌 바깥) 사람들은 다 자기 집에서 살고, 기본적인 물도 있고, 다 있겠죠.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이 아이는 날마다 난민촌 바깥에서 살아가는 꿈을 꿉니다.
전 세계 미얀마 난민은 135만여 명입니다. 주로 인근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태국에는 9만여 명이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적으로 넘어오는 난민들을 막기 위해 국경 곳곳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밀려드는 난민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습니다.
미얀마 내부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국을 떠난 사람들은 태국 메솟 시내 곳곳에서 숨어 살고 있었습니다.
세 딸들 가운데 한 명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둘째 딸이 미국에 숨어 활동을 계속하는 사이, 나머지 가족은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도망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다우 차우 (67세/미얀마 난민)
평생 모아둔 재산을 다 버리고 떠나왔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와서 이렇게 사니까 정말 답답합니다.
자매는 국경을 건너다 잡혔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인터뷰> 슈슈 미트 (30세/미얀마 난민)
(태국 군인이) 미얀마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돌아가면 죽어요. 안전하지 않아요. 제발 도와 주세요.” 라고 말했죠./ 제발 도와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저는 방금 미얀마에서 탈출했단 말이에요.
이 가족의 큰딸과 함께 가족이 함께 몰래 건넜던 미얀마와 태국 국경을 찾았습니다.
강 건거 바로 보이는 미얀마 땅.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등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영영 난민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고, 언젠가 다시 돌아갈 날을 그려봅니다.
<인터뷰> 큐큐 미트 (33세/ 미얀마 난민)
저는 미얀마가 정말 그립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정부가 우리나라를 더 좋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돌아가고 싶나요?) 네, 그럼요. 저는 돌아가서 제 학생들을 가르칠 거예요.
#시사기획창 #태국 #미얀마 난민 #군부 독재 #민주화 운동 # 난민촌
방송일시 : 2023년 6월 20일(화) 밤 10시 KBS 1TV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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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년 군부독재’…미얀마 난민 현주소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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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3-06-25 19:14:25
[시사기획 창 '나의 난민, 너의 난민' 중에서]
태국 방콕에서 북으로 500km 가량 떨어진 메솟 지역.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난민들이 수시로 넘어옵니다.
메솟 시내에서 다시 2시간 가량을 더 달리면, 산속에 있는 UMPIEN 난민촌이 나옵니다.
얼기설기 지어진 허름한 집들, 이 가족은 군부정권을 피해 이 난민촌에 들어온 지 16년째가 됐습니다. 군부 쿠데타와 군사독재로 혼란스러운 고국을 떠나서 이곳에 왔지만, 난민촌 생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우 파사/ 60세/ 미얀마 난민
여기서는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일을 할 수가 없지요. 모든 게 통제를 받으니 자유롭지가 않습니다.
그 사이 2년 전엔 또다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돌아갈 수도, 머무를 수도 없는 삶.
최소한의 인간적인 생활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인터뷰> 사피야피/ 40세/ 미얀마 난민
유엔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구호품이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이제 아이들만이라도 이 난민 캠프를 벗어나서 다른 나라로 가서 잘 살기를 바랄 뿐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입니다.
난민촌에서 나고 자라고 있는 네 명의 자녀들.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터뷰> 엠지엠지 (10세)
저는 여기서 나가고 싶어요. 난민촌 바깥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어요. (난민촌 바깥) 사람들은 다 자기 집에서 살고, 기본적인 물도 있고, 다 있겠죠.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이 아이는 날마다 난민촌 바깥에서 살아가는 꿈을 꿉니다.
전 세계 미얀마 난민은 135만여 명입니다. 주로 인근 방글라데시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태국에는 9만여 명이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법적으로 넘어오는 난민들을 막기 위해 국경 곳곳에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밀려드는 난민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였습니다.
미얀마 내부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국을 떠난 사람들은 태국 메솟 시내 곳곳에서 숨어 살고 있었습니다.
세 딸들 가운데 한 명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는 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둘째 딸이 미국에 숨어 활동을 계속하는 사이, 나머지 가족은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도망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다우 차우 (67세/미얀마 난민)
평생 모아둔 재산을 다 버리고 떠나왔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와서 이렇게 사니까 정말 답답합니다.
자매는 국경을 건너다 잡혔을 때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인터뷰> 슈슈 미트 (30세/미얀마 난민)
(태국 군인이) 미얀마로 돌아가라고 하더군요. 저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돌아가면 죽어요. 안전하지 않아요. 제발 도와 주세요.” 라고 말했죠./ 제발 도와주세요. 죽고 싶지 않아요. 저는 방금 미얀마에서 탈출했단 말이에요.
이 가족의 큰딸과 함께 가족이 함께 몰래 건넜던 미얀마와 태국 국경을 찾았습니다.
강 건거 바로 보이는 미얀마 땅.
어쩔 수 없이 고국을 등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영영 난민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고, 언젠가 다시 돌아갈 날을 그려봅니다.
<인터뷰> 큐큐 미트 (33세/ 미얀마 난민)
저는 미얀마가 정말 그립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정부가 우리나라를 더 좋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돌아가고 싶나요?) 네, 그럼요. 저는 돌아가서 제 학생들을 가르칠 거예요.
#시사기획창 #태국 #미얀마 난민 #군부 독재 #민주화 운동 # 난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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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혜 기자 grace35@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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