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절반이 이주민”…마을 살리는 귀농·귀촌

입력 2023.06.26 (21:47) 수정 2023.06.2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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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우리 농어촌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인구가 늘고, 마을이 되살아나는 곳들도 있습니다.

KBS 전주방송총국이 마련한 지방 소멸 연중 기획 보도, 이번엔 존폐 위기에 놓인 시골 마을을 살리고 있는 귀농·귀촌을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창의 한 시골 마을 버스 정류장.

아기자기한 칠보 공예품들이 정류장 안을 화사하게 채웠습니다.

일상과 맞닿은 모두의 공간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로 꾸민 건데, 공예 작가 출신 귀촌인의 재능기부가 마을 화합의 기틀이 됐습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힘을 합친 경험은 마을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웬만한 마을 행사 참석률은 90%를 넘고, 매달 한 차례 이상 모임을 열어 크고 작은 마을 일을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함께 의논합니다.

[홍기식/고창 마명마을 귀농귀촌추진위원장 : "뭔가 마을에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보자..."]

되살아난 마을은 귀농·귀촌자들을 더 불러모아 지난 2003년 18가구, 50명에 그쳤던 마을 인구는 현재 36가구, 89명까지 늘었습니다.

[최종선/고창 마명마을 이장 : "이번에 마을행사 때 버스를 불러서 야유회를 가는데 27분이 갔어요. 근데 24분이 외부인이더라고요. 귀농·귀촌자들이 와서 다시 뭔가 이렇게 해보겠다고 활력을 주고 이렇게 생기 있게 협동하고 사니까 무엇보다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2018년 수도권에서 고창으로 터전을 옮긴 안수찬 씨.

평온한 농촌에서의 삶을 만끽하는데 그치지 않고, 논밭과 동네 곳곳에 버려진 골치 아픈 돌들을 활용해 마을에 특색을 입혔습니다.

방치된 마을 우물을 돌로 쌓아 정비하고, 지저분하게 잡풀만 무성하던 마을 길은 돌담길로 만들었습니다.

제주 못지 않은 예쁜 돌담이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이 몰려들더니, 지금은 귀농·귀촌자가 늘어 전체 36가구의 절반이 외지인들입니다.

이주자가 늘자 놀리던 논과 밭은 제철 농작물들로 채워졌고, 을씨년스럽던 빈집과 지저분하기만 하던 동네 어귀도 깨끗하게 정리됐습니다.

[안수찬/고창 입점마을 사무장 : "의외로 여기에 오는 사람들이 돌담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우리가 끝까지 한번 해보자 해서 어떻게 마무리했죠. 그게 제일 보람이에요."]

2021년 기준 전북지역 귀농·귀촌 인구는 2만여 명.

소멸 위기에 놓인 전북의 농어촌에 귀농·귀촌 활성화가 한 가닥 희망의 끈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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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 절반이 이주민”…마을 살리는 귀농·귀촌
    • 입력 2023-06-26 21:47:47
    • 수정2023-06-27 09:54:00
    뉴스9(전주)
[앵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우리 농어촌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도시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인구가 늘고, 마을이 되살아나는 곳들도 있습니다.

KBS 전주방송총국이 마련한 지방 소멸 연중 기획 보도, 이번엔 존폐 위기에 놓인 시골 마을을 살리고 있는 귀농·귀촌을 이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창의 한 시골 마을 버스 정류장.

아기자기한 칠보 공예품들이 정류장 안을 화사하게 채웠습니다.

일상과 맞닿은 모두의 공간을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들로 꾸민 건데, 공예 작가 출신 귀촌인의 재능기부가 마을 화합의 기틀이 됐습니다.

원주민과 이주민이 힘을 합친 경험은 마을 활성화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웬만한 마을 행사 참석률은 90%를 넘고, 매달 한 차례 이상 모임을 열어 크고 작은 마을 일을 원주민과 귀농·귀촌인이 함께 의논합니다.

[홍기식/고창 마명마을 귀농귀촌추진위원장 : "뭔가 마을에 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보자..."]

되살아난 마을은 귀농·귀촌자들을 더 불러모아 지난 2003년 18가구, 50명에 그쳤던 마을 인구는 현재 36가구, 89명까지 늘었습니다.

[최종선/고창 마명마을 이장 : "이번에 마을행사 때 버스를 불러서 야유회를 가는데 27분이 갔어요. 근데 24분이 외부인이더라고요. 귀농·귀촌자들이 와서 다시 뭔가 이렇게 해보겠다고 활력을 주고 이렇게 생기 있게 협동하고 사니까 무엇보다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2018년 수도권에서 고창으로 터전을 옮긴 안수찬 씨.

평온한 농촌에서의 삶을 만끽하는데 그치지 않고, 논밭과 동네 곳곳에 버려진 골치 아픈 돌들을 활용해 마을에 특색을 입혔습니다.

방치된 마을 우물을 돌로 쌓아 정비하고, 지저분하게 잡풀만 무성하던 마을 길은 돌담길로 만들었습니다.

제주 못지 않은 예쁜 돌담이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이 몰려들더니, 지금은 귀농·귀촌자가 늘어 전체 36가구의 절반이 외지인들입니다.

이주자가 늘자 놀리던 논과 밭은 제철 농작물들로 채워졌고, 을씨년스럽던 빈집과 지저분하기만 하던 동네 어귀도 깨끗하게 정리됐습니다.

[안수찬/고창 입점마을 사무장 : "의외로 여기에 오는 사람들이 돌담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우리가 끝까지 한번 해보자 해서 어떻게 마무리했죠. 그게 제일 보람이에요."]

2021년 기준 전북지역 귀농·귀촌 인구는 2만여 명.

소멸 위기에 놓인 전북의 농어촌에 귀농·귀촌 활성화가 한 가닥 희망의 끈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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