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직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문건 지시”

입력 2023.06.28 (06:41) 수정 2023.06.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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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이 작성한 'KBS 인사 개입' 문건이 2017년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당시 홍보수석은 차기 방통위원장 지명이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입니다.

이 특보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해왔는데, 국정원 직원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문건을 썼다고 진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0년 국정원이 작성한 'KBS 인적 쇄신' 방안입니다.

좌 편향과 무능, 무소신을 기준으로 인사대상자를 색출해야 한다며 20명 가까운 KBS 간부들의 실명 등을 적어놨습니다.

홍보수석실 요청 사항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해 왔습니다.

그런데 2017년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했을 때, 국정원 직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요청으로 문건을 작성한 게 맞다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국정원 직원은 청와대가 KBS 내부 인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문건이 작성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의도로 보인다고 진술했습니다.

좌 편향과 무능, 무소신 등을 기준으로 KBS에서 인사대상자를 색출한 건 무슨 취지냐고 묻자, 좌 편향은 정부 비판 성향이 있다는 뜻이며 무소신은 정부 지원 의지가 약하다는 뜻이었다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성향의 KBS 내부 인사들을 솎아내겠다는 것이 청와대가 보고서를 요청한 이유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문건에 따른 실행이 이뤄졌다면 어떤 경로겠느냐는 검찰 질문에 청와대 홍보수석실 누군가가 직접 KBS 경영진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홍보수석실 누군가'가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인지 혹은 다른 인물인지는 검찰 조서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국정원 직원은 문건 내용 자체는 부적절하지만 청와대 요청사항을 거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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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직원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문건 지시”
    • 입력 2023-06-28 06:41:00
    • 수정2023-06-28 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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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이 작성한 'KBS 인사 개입' 문건이 2017년 공개돼 파문이 일었습니다.

당시 홍보수석은 차기 방통위원장 지명이 유력한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입니다.

이 특보는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해왔는데, 국정원 직원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문건을 썼다고 진술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0년 국정원이 작성한 'KBS 인적 쇄신' 방안입니다.

좌 편향과 무능, 무소신을 기준으로 인사대상자를 색출해야 한다며 20명 가까운 KBS 간부들의 실명 등을 적어놨습니다.

홍보수석실 요청 사항이라고 적혀 있지만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시한 적 없다고 부인해 왔습니다.

그런데 2017년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했을 때, 국정원 직원이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요청으로 문건을 작성한 게 맞다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국정원 직원은 청와대가 KBS 내부 인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문건이 작성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의도로 보인다고 진술했습니다.

좌 편향과 무능, 무소신 등을 기준으로 KBS에서 인사대상자를 색출한 건 무슨 취지냐고 묻자, 좌 편향은 정부 비판 성향이 있다는 뜻이며 무소신은 정부 지원 의지가 약하다는 뜻이었다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성향의 KBS 내부 인사들을 솎아내겠다는 것이 청와대가 보고서를 요청한 이유였다고 진술했습니다.

문건에 따른 실행이 이뤄졌다면 어떤 경로겠느냐는 검찰 질문에 청와대 홍보수석실 누군가가 직접 KBS 경영진에게 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홍보수석실 누군가'가 이동관 당시 홍보수석인지 혹은 다른 인물인지는 검찰 조서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국정원 직원은 문건 내용 자체는 부적절하지만 청와대 요청사항을 거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최근혁/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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