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말 무성한 최측근 반란…굿바이 푸틴? 기만작전?

입력 2023.06.28 (08:00) 수정 2023.06.2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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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측근 '무장 반란'으로 러시아 균열 조짐"…굿바이 푸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프리고진이 이끄는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은 하루 만에 '종결' 됐지만, 뒷말은 여전히 무성합니다. 러시아 정규군와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섰던 이들이 갑자기 조국인 러시아로 총구를 돌리며 반란을 일으킨 데다, 모스크바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반란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선 '기획설'까지 제기됐습니다.

27일 민간 싱크탱크 '니어 재단'이 개최한 포럼에서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해 "예상치 않았던 러시아의 균열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내부적 정치적 혼란은 지속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반군에 대한 유혈진압, 보복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파편화된 정치적 반대 세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을 우크라이나 수도에 가까운 벨라루스로 이동시켜 오히려 러시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을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절대 권력이라고 하는 푸틴 체제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간 24일, 러시아 남부에서 철수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현지 시간 24일, 러시아 남부에서 철수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이번 반란이 일종의 '기만 작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동부로 집중하는 사이 벨라루스 쪽에서 주력이 내려오면 우크라이나는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면서 "나토가 접근하지 못하게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한 것도 향후 작전에 대한 기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그 근거로 주 소장은 "국가통제하에 있는 군사기업인 바그너그룹이 급여를 주는 원천인 러시아 정부를 배신하고 용병들이 러시아 정부에 맞선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라면서 "만약 진짜 반역이었다면 푸틴의 기질상 바그너 그룹을 무자비하게 항공 폭격으로 풍비박산시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7일 니어재단 강당에서 열린 2023 니어워치 포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27일 니어재단 강당에서 열린 2023 니어워치 포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

■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은?…"러시아, 강성 기조 전환 가능성"

진짜 반란이었든,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친위 쿠데타'였든 결과적으론 2000년 집권 이후 강력한 통솔력을 과시해왔던 푸틴 대통령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나아가 이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죠.

이재승 교수는 "내부적 불안정성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러시아가 보다 강성 기조의 전쟁 수행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다분하다"고 짚었습니다. 신범식 교수는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내다봤다"면서 "그렇지만 이 사건이 러시아 국내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주은식 소장은 "러시아가 완전하게 승리할 경우 중국의 시진핑은 타이완 침공에 대한 야욕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고,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게 되면 한반도는 주한 미8군이 관여돼 자동으로 전쟁에 휩쓸리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보다는 적절한 선에서 종전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반도 영향은? …"국익 위해 '전략적 유연성' 포기 말아야"

1년 4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 국제 질서를 뒤흔들며 동북아 정세는 물론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해도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 중국의 반대로 제재는커녕 단합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상황이 오래됐죠. 미·중 패권 다툼 속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서방 등 자유주의 진영과 러시아 편에 선 중국·북한 등 권위주의 체제의 진영 간 대립 구도가 강화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외교 전략을 짤 때 '전략적 유연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신범식 교수는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이 갖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방향으로 간다고 해서 유연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관리하면서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은식 소장도 "한반도는 신냉전의 최전선이 됐다"면서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되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 김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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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측근 '무장 반란'으로 러시아 균열 조짐"…굿바이 푸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프리고진이 이끄는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은 하루 만에 '종결' 됐지만, 뒷말은 여전히 무성합니다. 러시아 정규군와 함께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장섰던 이들이 갑자기 조국인 러시아로 총구를 돌리며 반란을 일으킨 데다, 모스크바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반란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일각에선 '기획설'까지 제기됐습니다.

27일 민간 싱크탱크 '니어 재단'이 개최한 포럼에서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해 "예상치 않았던 러시아의 균열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내부적 정치적 혼란은 지속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교수는 "반군에 대한 유혈진압, 보복이 추가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파편화된 정치적 반대 세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을 우크라이나 수도에 가까운 벨라루스로 이동시켜 오히려 러시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황을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절대 권력이라고 하는 푸틴 체제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간 24일, 러시아 남부에서 철수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이번 반란이 일종의 '기만 작전'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소장은 "우크라이나가 동부로 집중하는 사이 벨라루스 쪽에서 주력이 내려오면 우크라이나는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면서 "나토가 접근하지 못하게 핵무기를 벨라루스에 배치한 것도 향후 작전에 대한 기만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습니다.

그 근거로 주 소장은 "국가통제하에 있는 군사기업인 바그너그룹이 급여를 주는 원천인 러시아 정부를 배신하고 용병들이 러시아 정부에 맞선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라면서 "만약 진짜 반역이었다면 푸틴의 기질상 바그너 그룹을 무자비하게 항공 폭격으로 풍비박산시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7일 니어재단 강당에서 열린 2023 니어워치 포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
■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은?…"러시아, 강성 기조 전환 가능성"

진짜 반란이었든, 푸틴 대통령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친위 쿠데타'였든 결과적으론 2000년 집권 이후 강력한 통솔력을 과시해왔던 푸틴 대통령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나아가 이 반란이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죠.

이재승 교수는 "내부적 불안정성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러시아가 보다 강성 기조의 전쟁 수행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다분하다"고 짚었습니다. 신범식 교수는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내다봤다"면서 "그렇지만 이 사건이 러시아 국내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주은식 소장은 "러시아가 완전하게 승리할 경우 중국의 시진핑은 타이완 침공에 대한 야욕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고,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게 되면 한반도는 주한 미8군이 관여돼 자동으로 전쟁에 휩쓸리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일방적 승리보다는 적절한 선에서 종전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반도 영향은? …"국익 위해 '전략적 유연성' 포기 말아야"

1년 4개월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 국제 질서를 뒤흔들며 동북아 정세는 물론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당장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해도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 중국의 반대로 제재는커녕 단합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상황이 오래됐죠. 미·중 패권 다툼 속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서방 등 자유주의 진영과 러시아 편에 선 중국·북한 등 권위주의 체제의 진영 간 대립 구도가 강화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외교 전략을 짤 때 '전략적 유연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신범식 교수는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이 갖고 있는 문제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방향으로 간다고 해서 유연성을 포기해선 안 된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는 물론이고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관리하면서 유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은식 소장도 "한반도는 신냉전의 최전선이 됐다"면서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되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 김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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