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동희 군, 억울함 풀리나?…의사 5명 기소

[앵커]

편도제거 수술을 받은 뒤 숨진 고 김동희 군을 기억하십니까?

3년 전, KBS 창원의 연속보도로 김동희 군 수술과 치료 과정의 문제점들이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이후 응급 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환자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없도록 한 이른바 '동희법'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을 집중 검토한 검찰이 김동희 군이 숨진 데 책임이 있다며 의사 5명을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 10월 4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이듬해 3월 숨진 고 김동희 군.

유가족들이 당시 수술 집도 의사와 담당 의사, 양산부산대병원 등을 고소했고, 검찰은 김 군 사건에 책임 있는 의사 5명을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사건 접수 3년 6개월 만입니다.

검찰 수사 결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맡은 의사 A 씨는 수술이 끝난 뒤에도 출혈이 멎지 않자, 넓은 부위를 태우는 지혈 치료를 하고도 기록에 남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김 군이 음식과 약을 먹지 못하는 등 '집중 관리'가 필요했지만, 보호자에게 응급상황 대처법 등을 추가로 설명하지 않았고, 경과 관찰도 소홀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김 군은 퇴원 이튿날, 여전히 몸이 좋지 않아 부산의 또 다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김 군은 입원 뒤 기침과 함께 피를 토하는 증상을 보였지만, 당시 당직 의사 B 씨는 대학 후배인 의사 C 씨에게 업무를 맡기고 무단으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B 씨는 당직 간호사의 연락에도 김 군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는 결정을 내렸고, 대리 당직을 하던 C 씨조차 119구급대가 올 때까지 아무런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치료 '골든 타임'을 허비한 것, 검찰은 당시 안일한 대처로 김 군이 뇌 손상을 입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후 119 구급요원은 양산부산대병원에 김 군에 대한 응급 의료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소아응급실 당직의 D 씨는 두 차례 요청에도 다른 응급환자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핑계로 김 군을 응급실에서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 군은 20km 떨어진 다른 대학병원으로 20분 넘게 또 이동해야 했고,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수술 다섯 달 뒤 숨졌습니다.

묻혀질 뻔한 김 군의 사연은 당시 KBS 창원의 연속 보도로 알려졌고, 검찰은 전문검사 이송제도를 적용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으로 이송한 뒤 의학박사 출신 전문 검사를 투입해 의무기록 7천 쪽 등을 재검토했고, 의료진 과실과 의무기록 누락 등을 규명했습니다.

[김소희/고 김동희 군 어머니 : "제가 4년을 기다렸거든요. 동희가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그게 제일 큰 바람이고요. 관련 의료진들이 다 처벌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검찰은 응급의료를 기피한 혐의로 양산부산대병원도 불구속기소 하며 행정처분까지 의뢰한 상황.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 달라는 김동희 군 유족들은 이제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김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