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선택한 현대미술의 ‘최전선’

입력 2023.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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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름그린&드라그셋 〈화가, 도판 2〉, 청동, 래커, 스테인리스 스틸, 2022엘름그린&드라그셋 〈화가, 도판 2〉, 청동, 래커, 스테인리스 스틸, 2022

여기, 한 남성이 페인트 붓으로 거울에 물감을 바르고 있습니다. 웃옷까지 벗어 던지고 작업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죠. 표정에도 아무 망설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캔버스 앞에서 거침없이 붓을 휘두르는 젊고 열정적인 예술가. 미국 미술의 자부심을 한껏 끌어올린 1960년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거침없는 액션 페인팅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이 2022년에 내놓은 이 신작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소장품입니다. 이 미술관이 가장 최근에 수집한 해외 미술품 가운데 하나죠. 미술관이 꾸준한 미술품 수집이라는 본령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매튜 데이 잭슨 〈나무(CDF를 따라서)〉, 패널에 목재, 아크릴릭, 우레탄 플라스틱, 섬유 유리, 돌, 자수, 납 등, 2022매튜 데이 잭슨 〈나무(CDF를 따라서)〉, 패널에 목재, 아크릴릭, 우레탄 플라스틱, 섬유 유리, 돌, 자수, 납 등, 2022

또 다른 2022년 작품입니다. 고전적인 풍경화와 정물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는 작가의 의도답게 다채로운 재료로 빚어낸 질감과 색채의 변주가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더군요. 현재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매튜 데이 잭슨(Matthew Day Jackson)의 최신작입니다.

제목의 괄호 안에 보이는 CDF는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유명한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를 가리킵니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눈 속의 떡갈나무〉, 캔버스에 유채, 44×34.5cm, 1827~1828,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눈 속의 떡갈나무〉, 캔버스에 유채, 44×34.5cm, 1827~1828,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

프리드리히의 원작은 세로 44cm, 가로 34.5cm의 작은 그림인데, 매튜 데이 잭슨은 원작의 5배에 이르는 크기로 재현했습니다. 선대 화가의 위대한 유산을 새롭게 다시 불러낸 작가의 의도는 '재현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여러모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못지않게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2022년 최신작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안네 임호프 〈구름 III〉, 캔버스에 유채, 2022안네 임호프 〈구름 III〉, 캔버스에 유채, 2022

유채 물감으로 어떻게 저런 신비로운 화면을 구현해냈을까요. 청록의 구름과 붉은 구름이 쟁투하듯 서로 뒤엉킨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초점이 흔들린 사진처럼 미묘하게 엇갈리는 긴장감이 화면 가득 흐르죠.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독일의 예술가 안네 임호프(Anne Imhof)의 작품입니다. 세계 미술계에 퍼포먼스, 즉 행위 예술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이지만, 이 작품에선 작가의 최신 회화 기법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하나의 형상을 두 색상이 겹치게 배치함으로써 여러 층의 경계가 만나고 겹쳐지는 입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미술관이 시대와 긴밀하게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죠. 꽤 큰 규모의 작품이어서 직접 전시장에 가서 보면 이미지가 뿜어내는 강력하고 신비로운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라킵 쇼 〈조지 스터브스를 따라서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자작나무에 유채, 아크릴릭 등, 2013라킵 쇼 〈조지 스터브스를 따라서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자작나무에 유채, 아크릴릭 등, 2013

선대 화가의 유산에서 영감을 얻은 또 다른 작품입니다. 화면에 빈틈이라곤 찾아보기 힘들 만큼 땅이고 하늘이고 할 것 없이 혼돈으로 가득합니다. 원숭이 한 마리가 왕관을 쓰고 느긋한 자세로 앉았는가 하면, 치타를 말처럼 부리는 원숭이도 보입니다. 하늘에서는 앵무새가 떼 지어 원숭이들을 공격하죠. 영화 <혹성탈출>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이 격렬한 혼란과 폭력성을 배가시키는 건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색채의 사용입니다. 색의 판타지라 불러도 좋을 만큼 실제 작품이 주는 시각적 강렬함이 눈부시더군요. 이미지로는 안 보이지만, 곳곳을 크리스털로 장식해 조명 아래에서 작품을 보면 반짝이는 효과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시각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조지 스터브스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캔버스에 유채, 1765, 맨체스터 아트 갤러리조지 스터브스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캔버스에 유채, 1765, 맨체스터 아트 갤러리

이 작품의 모티프가 된 18세기 영국화가 조지 스터브스(George Stubbs, 1724~1806)의 그림과는 분위기가 아주 다르죠. 인도를 식민지로 만든 영국 화가의 이 그림을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도 화가 라킵 쇼(Raqib Shaw)는 이렇게나 새로운 시선과 방식으로 해석했습니다. 라킵 쇼는 현재 인도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꼽힙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대규모 기획전과 기획전 사이에 선보이는 네 번째 소장품 특별전은 2000년 이후에 제작된 동시대 현대미술에 주목한 전시입니다.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등으로 다양하지만, 작품 수를 무작정 늘리는 대신 대형 작품 위주로 37점을 선별해 넓은 전시공간에서 작품을 충분히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했더군요.

쩡판즈 〈위대한 인물〉, 캔버스에 유채, 2004쩡판즈 〈위대한 인물〉, 캔버스에 유채, 2004

작품들을 특정 주제로 묶거나 연결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시대 미술의 '최전선'이라 부를 만한 해외의 유명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대부분 국내에선 선보인 적 없는 미공개작들입니다. 작가들의 국적으로 봐도 앞서 소개한 인도 외에 중국과 동남아 작품까지 포함됐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은 것도 특징이죠.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미술품 경매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해외 유명 갤러리 전시를 통해, 그리고 해외 미술을 소개하는 데 열심인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를 통해 해외 작가의 작품을 만날 기회는 있지만요. 그래서 작품을 사올 능력과 의지를 지닌 사립 미술관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드레아 지텔 〈무제(사회 안에서 살 것인가? 바깥에서 살 것인가?〉, 2013안드레아 지텔 〈무제(사회 안에서 살 것인가? 바깥에서 살 것인가?〉, 2013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수집'입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미술 문화유산을 구매해서 소장하고,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미술관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자랑스럽고도 소중한 미술품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가야 하듯, 해외의 훌륭한 미술품도 그만큼 가져와서 우리 미술문화의 일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살찌우는 일이니까요.

미술관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소장품 전시는 그동안 많이 봐왔던, 그래서 익숙한 작품으로 다시 꺼내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죠. 이번 전시는 그런 면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미술을 공부하는 분들, 작가로 활동하는 분들에게도 세계 미술의 최신 흐름을 볼 좋은 기회입니다.



1만여 점에 이르는 국내외 미술품을 소장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해외 미술품 수집에 나섰다고 합니다. 당연히 수집 방향이나 기준, 철학이 있겠죠. 미술관 측에 물었더니 해외 미술품을 수집할 때는 '국제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주목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미술관 측이 밝힌 대로, 그 세 가지 기준을 실제 작품으로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 평일 낮에도 꽤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에 길게 머무르며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더군요.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안복(眼福)을 누리면서 말이죠.

■전시 정보
제목: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FOUR>
기간: 2023년 7월 30일(일)까지
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작품: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등 3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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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퍼시픽이 선택한 현대미술의 ‘최전선’
    • 입력 2023-06-30 07:00:47
    심층K
엘름그린&드라그셋 〈화가, 도판 2〉, 청동, 래커, 스테인리스 스틸, 2022
여기, 한 남성이 페인트 붓으로 거울에 물감을 바르고 있습니다. 웃옷까지 벗어 던지고 작업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죠. 표정에도 아무 망설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캔버스 앞에서 거침없이 붓을 휘두르는 젊고 열정적인 예술가. 미국 미술의 자부심을 한껏 끌어올린 1960년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의 거침없는 액션 페인팅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이 2022년에 내놓은 이 신작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소장품입니다. 이 미술관이 가장 최근에 수집한 해외 미술품 가운데 하나죠. 미술관이 꾸준한 미술품 수집이라는 본령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매튜 데이 잭슨 〈나무(CDF를 따라서)〉, 패널에 목재, 아크릴릭, 우레탄 플라스틱, 섬유 유리, 돌, 자수, 납 등, 2022
또 다른 2022년 작품입니다. 고전적인 풍경화와 정물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는 작가의 의도답게 다채로운 재료로 빚어낸 질감과 색채의 변주가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더군요. 현재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매튜 데이 잭슨(Matthew Day Jackson)의 최신작입니다.

제목의 괄호 안에 보이는 CDF는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유명한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를 가리킵니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눈 속의 떡갈나무〉, 캔버스에 유채, 44×34.5cm, 1827~1828,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
프리드리히의 원작은 세로 44cm, 가로 34.5cm의 작은 그림인데, 매튜 데이 잭슨은 원작의 5배에 이르는 크기로 재현했습니다. 선대 화가의 위대한 유산을 새롭게 다시 불러낸 작가의 의도는 '재현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여러모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못지않게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2022년 최신작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안네 임호프 〈구름 III〉, 캔버스에 유채, 2022
유채 물감으로 어떻게 저런 신비로운 화면을 구현해냈을까요. 청록의 구름과 붉은 구름이 쟁투하듯 서로 뒤엉킨 역동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초점이 흔들린 사진처럼 미묘하게 엇갈리는 긴장감이 화면 가득 흐르죠.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독일의 예술가 안네 임호프(Anne Imhof)의 작품입니다. 세계 미술계에 퍼포먼스, 즉 행위 예술로 이름을 널리 알린 작가이지만, 이 작품에선 작가의 최신 회화 기법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하나의 형상을 두 색상이 겹치게 배치함으로써 여러 층의 경계가 만나고 겹쳐지는 입체적인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미술관이 시대와 긴밀하게 호흡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죠. 꽤 큰 규모의 작품이어서 직접 전시장에 가서 보면 이미지가 뿜어내는 강력하고 신비로운 에너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라킵 쇼 〈조지 스터브스를 따라서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자작나무에 유채, 아크릴릭 등, 2013
선대 화가의 유산에서 영감을 얻은 또 다른 작품입니다. 화면에 빈틈이라곤 찾아보기 힘들 만큼 땅이고 하늘이고 할 것 없이 혼돈으로 가득합니다. 원숭이 한 마리가 왕관을 쓰고 느긋한 자세로 앉았는가 하면, 치타를 말처럼 부리는 원숭이도 보입니다. 하늘에서는 앵무새가 떼 지어 원숭이들을 공격하죠. 영화 <혹성탈출>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이 격렬한 혼란과 폭력성을 배가시키는 건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색채의 사용입니다. 색의 판타지라 불러도 좋을 만큼 실제 작품이 주는 시각적 강렬함이 눈부시더군요. 이미지로는 안 보이지만, 곳곳을 크리스털로 장식해 조명 아래에서 작품을 보면 반짝이는 효과까지 더해져 환상적인 시각적 쾌감을 선사합니다.

조지 스터브스 〈두 인도인과 치타와 수사슴〉, 캔버스에 유채, 1765, 맨체스터 아트 갤러리
이 작품의 모티프가 된 18세기 영국화가 조지 스터브스(George Stubbs, 1724~1806)의 그림과는 분위기가 아주 다르죠. 인도를 식민지로 만든 영국 화가의 이 그림을 인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인도 화가 라킵 쇼(Raqib Shaw)는 이렇게나 새로운 시선과 방식으로 해석했습니다. 라킵 쇼는 현재 인도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꼽힙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대규모 기획전과 기획전 사이에 선보이는 네 번째 소장품 특별전은 2000년 이후에 제작된 동시대 현대미술에 주목한 전시입니다.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등으로 다양하지만, 작품 수를 무작정 늘리는 대신 대형 작품 위주로 37점을 선별해 넓은 전시공간에서 작품을 충분히 여유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했더군요.

쩡판즈 〈위대한 인물〉, 캔버스에 유채, 2004
작품들을 특정 주제로 묶거나 연결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시대 미술의 '최전선'이라 부를 만한 해외의 유명 작가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대부분 국내에선 선보인 적 없는 미공개작들입니다. 작가들의 국적으로 봐도 앞서 소개한 인도 외에 중국과 동남아 작품까지 포함됐을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은 것도 특징이죠.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미술품 경매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해외 유명 갤러리 전시를 통해, 그리고 해외 미술을 소개하는 데 열심인 국내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를 통해 해외 작가의 작품을 만날 기회는 있지만요. 그래서 작품을 사올 능력과 의지를 지닌 사립 미술관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드레아 지텔 〈무제(사회 안에서 살 것인가? 바깥에서 살 것인가?〉, 2013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수집'입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미술 문화유산을 구매해서 소장하고,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미술관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자랑스럽고도 소중한 미술품이 더 넓은 세상으로 뻗어 나가야 하듯, 해외의 훌륭한 미술품도 그만큼 가져와서 우리 미술문화의 일부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살찌우는 일이니까요.

미술관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소장품 전시는 그동안 많이 봐왔던, 그래서 익숙한 작품으로 다시 꺼내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죠. 이번 전시는 그런 면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람객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미술을 공부하는 분들, 작가로 활동하는 분들에게도 세계 미술의 최신 흐름을 볼 좋은 기회입니다.



1만여 점에 이르는 국내외 미술품을 소장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해외 미술품 수집에 나섰다고 합니다. 당연히 수집 방향이나 기준, 철학이 있겠죠. 미술관 측에 물었더니 해외 미술품을 수집할 때는 '국제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주목한다고 합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국내에서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했습니다.

미술관 측이 밝힌 대로, 그 세 가지 기준을 실제 작품으로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 평일 낮에도 꽤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에 길게 머무르며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더군요. 좋은 작품을 감상하는 안복(眼福)을 누리면서 말이죠.

■전시 정보
제목: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FOUR>
기간: 2023년 7월 30일(일)까지
장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작품: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 등 37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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