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문·이과 분리, 이공계 키우고”…효과는?

입력 2023.07.01 (09:10) 수정 2023.07.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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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은, 우수한 교원들을 많이 양성해 국가적 인재들을 키워내는 데 힘쓰고 있죠.

여기서 더 나아가, 교육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교육사업 발전을 위한 획기적 조치>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한 건데요.

교육과정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고등교육 과정을 문과와 이과로 나누고 대학에선 이공계 학과를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는 북한의 경제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입니다.

경제난 극복과 자립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들을 육성하겠다는건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8차 전원회의.

상반기 경제 성과를 결산하고 외교·국방 등 대외전략을 가다듬는 자리인데요.

‘교육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조치’를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해 채택했습니다.

["나라의 교육 구조를 선진교육을 줄 수 있게 고치며 교육 내용과 방법을 세계적인 교육 발전추세에 맞게 개선할데 대한 연구 정형을 보고하고 전원회의의 심의에 제기했습니다."]

이에 앞서 넉 달 전 노동신문은 이미 비슷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신문/2월 20일 : "나라의 교육 구조를 혁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에 대에서 교육과학 전문가들과 기자가 나눈 이야기를 편집했습니다."]

현 통합교육 과정을 지역의 경제 특성과 학생들의 소질, 개성에 맞게 이과, 문과로 나누고,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학과 학과들을 많이 개설할 것을 강조됐는데요.

집중적인 이공계 인재 양성을 들고나온 겁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김정은 정권이 정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과학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한 경제발전이거든요. 그러려면 과학자, 기술자 인재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 교육 구조는 과학자 기술자를 단기간에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거든요. 이과 문과로 분리하고 또 대학교 안에서도 이공 계열 학과를 좀 더 늘리는 대학 구조조정이 핵심적인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이공계 강조는 과학기술을 국가의 핵심 자산으로 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 기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처음이자, 26년 만에 열린 7차 당대회.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 육성을 국가 차원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 中 : "과학기술 강국은 사회주의 강국건설에서 오늘 우리가 선차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중요한 목표입니다. 우리의 자강력을 급격히 증대시키며 모든 부문을 빨리 발전시키자면 과학기술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전국 학교에 컴퓨터와 멀티미디어 설비들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과학기술 자료가 데이터로 보관된 과학기술전당도 들어섰습니다.

[김철/과학기술전당 부총장 : "우리 과학기술전당은 위대한 우리 당이 인민들에게 마련해 준 최신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입니다."]

과학자에 대한 우대도 상당합니다.

평양시에 은하과학자거리를 조성하고 과학자들을 위한 아파트와 편의시설까지 지었습니다.

["은하과학자거리는 천여 세대에 달하는 21개 호, 동의 다층 살림집들, 학교, 병원, 탁아소, 유치원을 비롯한 공공건물들..."]

세계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수상 등 이공계 학생들의 국제적 성과도 이어졌습니다.

지난헤 12월 인도에서 열린 코드쉐프 대회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교 학생들이 7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엔 자체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의지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자립경제 발전 노선으로 선회했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외부의 선진적인 과학기술의 활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과학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그렇기 때문에 과학 기술자들의 역량을 좀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대두된 것 같습니다."]

자력갱생을 내세우며 경제를 이끌어가야 하다 보니 과학, 기술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공대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팀을 이뤄 경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학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금철/김책공업종합대학 실장 박사 : "우리는 새 기술을 목표를 하나 세워도 최첨단수준으로 실질적으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러한 연구목표를 선정하고 진행하고 있으며 이제는 이것이 학부의 하나의 연구 기풍으로 되었습니다."]

이런 연구 덕에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각종 설비를 개발했다는데요.

["지난 시기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많은 첨단설비들이 이 학부의 교원, 연구사들에 의해서 우리의 것으로 개발, 창조되어 나라의 경제발전의 큰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경제발전까지 강조한 만큼 산업현장에서 투입될 과학기술 인재 육성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북한이 지방공장 현대화의 본보기로 삼고 있는 강원도 김화군.

2020년 수해에 따른 큰 피해를 딛고 주택은 물론 공업품 생산 공장까지, 과학화 현대화 재건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강원도 김화군 주민 : "재난에 휩쓸었던 이 김화군이 오늘은 천지개벽 되었습니다."]

새 공장 건설에 투입된 인력의 대부분은 이공 계열 학생과 담당 교수들이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김화군의 공장을 설계하고 설비를 만드는 모든 작업이 평양에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한덕수경공업대학의 교수, 연구자들, 학생들이 전부 다 내려가서 했거든요. 북한의 기본 교육이 졸업 전 3학년 정도 이수를 하면 4학년부터는 각 전공과 연결된 공장기업소에 실습을 나갑니다."]

언뜻 순조로워 보이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인데요.

바로 학생들의 호응 여붑니다.

당과 정치권력이 최고의 가치가 된 북한 사회의 속성상 출신성분이나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이공계 전공을 꺼린다고 합니다.

과학자를 중시한다고 해도 눈앞의 먹고 사는 문제를 만족스럽게 풀기 어렵다는 겁니다.

[장미/평양이과대학 출신/2020년 탈북 : "직업적으로 보면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유리하지 않아요. 불리해요. 예를 들면 검사나 보안원은 뇌물을 받아서 잘 살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과를 택한 연구원이나 과학자들은 뇌물을 받을 데가 없잖아요.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경우는 정치경제학부랑 법학부가 (직장)배치가 굉장히 잘 돼요. 그래서 김대(김일성종합대학) 같은 경우에는 문과 쪽 학부죠. 그런 학부가 인기가 있고..."]

북한은 여전히‘3대 혁명 소조 운동’ 등을 통해 젊고 유능한 이공 계열 학생들을 경제 현장에 보내고 있는데요.

[김정국/김책공업종합대학 학부장 : "우리가 학생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현실에 나가서 단단히 한몫할 수 있는 그러한 실천형 인재들로 키워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형국/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 "지난 시기 우리 과학연구 소조에서는 여러 현장에 나가서 인민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연구성과들을 수십 건이나 내놨습니다. 나라에 없어서는 안될 인재가 되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포부이고 꿈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줘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장미/평양이과대학 출신/2020년 탈북 : "바로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거는 대학교 내에 연구실 등을 꾸리겠다는 말처럼 들려요. 나라에서 꾸려줄 일은 없고 제 생각에는 대학생들한테 부담시켜서 연구소를 꾸릴 것 같아요. 그러면 저희가 돈이 어디 있겠어요. 부모님들한테 전화해서 돈을 가져오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운영이 됐었어요. 그런 식의 정책을 펼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과생들의 삶이 윤택해질까라는 점에 한해서는 의구심이 드네요."]

이와 함께 과학화 현대화 노력이 일부 성과를 거둘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으로선 한계가 뚜렷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적으로 배우는 교육 내용과 지금 북한에서 가르치는 교육 내용이 너무 격차가 심한 거죠. 보통 후진국 경우는 해외에 나가서 끊임없이 연수를 한다거나 유학 하면서 교원의 자질을 높이는데 북한은 지금 스스로가 봉쇄하는 정책에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이 문제에 뒤처지게 되는 거죠."]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강조하며 교육 구조도 바꾸겠다는 북한.

그에 걸맞는 국가 차원의 지원 속에 혁신과 경제 성장을 이룰지, 아니면 또 한 번 말의 성찬에 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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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1 09:10:33
    • 수정2023-07-01 10: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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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북한은, 우수한 교원들을 많이 양성해 국가적 인재들을 키워내는 데 힘쓰고 있죠.

여기서 더 나아가, 교육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의지도 공식화했습니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교육사업 발전을 위한 획기적 조치>에 대한 결정서를 채택한 건데요.

교육과정의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고등교육 과정을 문과와 이과로 나누고 대학에선 이공계 학과를 더욱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변화는 북한의 경제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입니다.

경제난 극복과 자립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들을 육성하겠다는건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8차 전원회의.

상반기 경제 성과를 결산하고 외교·국방 등 대외전략을 가다듬는 자리인데요.

‘교육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조치’를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해 채택했습니다.

["나라의 교육 구조를 선진교육을 줄 수 있게 고치며 교육 내용과 방법을 세계적인 교육 발전추세에 맞게 개선할데 대한 연구 정형을 보고하고 전원회의의 심의에 제기했습니다."]

이에 앞서 넉 달 전 노동신문은 이미 비슷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신문/2월 20일 : "나라의 교육 구조를 혁신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에 대에서 교육과학 전문가들과 기자가 나눈 이야기를 편집했습니다."]

현 통합교육 과정을 지역의 경제 특성과 학생들의 소질, 개성에 맞게 이과, 문과로 나누고,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대학과 학과들을 많이 개설할 것을 강조됐는데요.

집중적인 이공계 인재 양성을 들고나온 겁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김정은 정권이 정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과학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한 경제발전이거든요. 그러려면 과학자, 기술자 인재 수요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현재 교육 구조는 과학자 기술자를 단기간에 많이 양성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거든요. 이과 문과로 분리하고 또 대학교 안에서도 이공 계열 학과를 좀 더 늘리는 대학 구조조정이 핵심적인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이공계 강조는 과학기술을 국가의 핵심 자산으로 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 기조와 관련이 깊습니다.

김 위원장 집권 후 처음이자, 26년 만에 열린 7차 당대회.

김 위원장은 과학기술 육성을 국가 차원의 핵심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김정은/국무위원장/7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 中 : "과학기술 강국은 사회주의 강국건설에서 오늘 우리가 선차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중요한 목표입니다. 우리의 자강력을 급격히 증대시키며 모든 부문을 빨리 발전시키자면 과학기술을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전국 학교에 컴퓨터와 멀티미디어 설비들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과학기술 자료가 데이터로 보관된 과학기술전당도 들어섰습니다.

[김철/과학기술전당 부총장 : "우리 과학기술전당은 위대한 우리 당이 인민들에게 마련해 준 최신 과학기술 보급의 거점입니다."]

과학자에 대한 우대도 상당합니다.

평양시에 은하과학자거리를 조성하고 과학자들을 위한 아파트와 편의시설까지 지었습니다.

["은하과학자거리는 천여 세대에 달하는 21개 호, 동의 다층 살림집들, 학교, 병원, 탁아소, 유치원을 비롯한 공공건물들..."]

세계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수상 등 이공계 학생들의 국제적 성과도 이어졌습니다.

지난헤 12월 인도에서 열린 코드쉐프 대회에서는 김일성종합대학교 학생들이 7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엔 자체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발전 의지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자립경제 발전 노선으로 선회했잖아요. 그러면 아무래도 외부의 선진적인 과학기술의 활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과학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그렇기 때문에 과학 기술자들의 역량을 좀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 현실적으로 대두된 것 같습니다."]

자력갱생을 내세우며 경제를 이끌어가야 하다 보니 과학, 기술인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공대에서는 학생과 교수가 팀을 이뤄 경제 성과를 낼 수 있는 과학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금철/김책공업종합대학 실장 박사 : "우리는 새 기술을 목표를 하나 세워도 최첨단수준으로 실질적으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그러한 연구목표를 선정하고 진행하고 있으며 이제는 이것이 학부의 하나의 연구 기풍으로 되었습니다."]

이런 연구 덕에 외부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각종 설비를 개발했다는데요.

["지난 시기에는 수입에 의존하던 많은 첨단설비들이 이 학부의 교원, 연구사들에 의해서 우리의 것으로 개발, 창조되어 나라의 경제발전의 큰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경제발전까지 강조한 만큼 산업현장에서 투입될 과학기술 인재 육성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북한이 지방공장 현대화의 본보기로 삼고 있는 강원도 김화군.

2020년 수해에 따른 큰 피해를 딛고 주택은 물론 공업품 생산 공장까지, 과학화 현대화 재건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강원도 김화군 주민 : "재난에 휩쓸었던 이 김화군이 오늘은 천지개벽 되었습니다."]

새 공장 건설에 투입된 인력의 대부분은 이공 계열 학생과 담당 교수들이었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김화군의 공장을 설계하고 설비를 만드는 모든 작업이 평양에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대학, 한덕수경공업대학의 교수, 연구자들, 학생들이 전부 다 내려가서 했거든요. 북한의 기본 교육이 졸업 전 3학년 정도 이수를 하면 4학년부터는 각 전공과 연결된 공장기업소에 실습을 나갑니다."]

언뜻 순조로워 보이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인데요.

바로 학생들의 호응 여붑니다.

당과 정치권력이 최고의 가치가 된 북한 사회의 속성상 출신성분이나 성적이 좋은 학생일수록 이공계 전공을 꺼린다고 합니다.

과학자를 중시한다고 해도 눈앞의 먹고 사는 문제를 만족스럽게 풀기 어렵다는 겁니다.

[장미/평양이과대학 출신/2020년 탈북 : "직업적으로 보면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유리하지 않아요. 불리해요. 예를 들면 검사나 보안원은 뇌물을 받아서 잘 살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과를 택한 연구원이나 과학자들은 뇌물을 받을 데가 없잖아요. 김일성종합대학 같은 경우는 정치경제학부랑 법학부가 (직장)배치가 굉장히 잘 돼요. 그래서 김대(김일성종합대학) 같은 경우에는 문과 쪽 학부죠. 그런 학부가 인기가 있고..."]

북한은 여전히‘3대 혁명 소조 운동’ 등을 통해 젊고 유능한 이공 계열 학생들을 경제 현장에 보내고 있는데요.

[김정국/김책공업종합대학 학부장 : "우리가 학생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현실에 나가서 단단히 한몫할 수 있는 그러한 실천형 인재들로 키워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형국/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 : "지난 시기 우리 과학연구 소조에서는 여러 현장에 나가서 인민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연구성과들을 수십 건이나 내놨습니다. 나라에 없어서는 안될 인재가 되자는 것이 우리 모두의 포부이고 꿈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학생들에게 부담을 줘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장미/평양이과대학 출신/2020년 탈북 : "바로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거는 대학교 내에 연구실 등을 꾸리겠다는 말처럼 들려요. 나라에서 꾸려줄 일은 없고 제 생각에는 대학생들한테 부담시켜서 연구소를 꾸릴 것 같아요. 그러면 저희가 돈이 어디 있겠어요. 부모님들한테 전화해서 돈을 가져오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운영이 됐었어요. 그런 식의 정책을 펼칠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과생들의 삶이 윤택해질까라는 점에 한해서는 의구심이 드네요."]

이와 함께 과학화 현대화 노력이 일부 성과를 거둘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으로선 한계가 뚜렷할 거란 전망입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세계적으로 배우는 교육 내용과 지금 북한에서 가르치는 교육 내용이 너무 격차가 심한 거죠. 보통 후진국 경우는 해외에 나가서 끊임없이 연수를 한다거나 유학 하면서 교원의 자질을 높이는데 북한은 지금 스스로가 봉쇄하는 정책에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이 문제에 뒤처지게 되는 거죠."]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강조하며 교육 구조도 바꾸겠다는 북한.

그에 걸맞는 국가 차원의 지원 속에 혁신과 경제 성장을 이룰지, 아니면 또 한 번 말의 성찬에 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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