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역대급 ‘초과 공급’…근데 왜 계속 비싸?

입력 2023.07.03 (06:29) 수정 2023.07.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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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한우 공급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격도 조금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김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한우가 수출길에 오릅니다.

첫 물량은 이달 안에 말레이시아에 도착합니다.

예정된 수출 규모는 한해 6백여 톤, 2천5백 마리 분량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수출 물량보다 10배 가까이 됩니다.

수출 직전 발생한 구제역 악재도 극복했습니다.

[김정희/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 : "한우의 뛰어난 맛은 이미 해외 여러 매체에서도 보도된 바 있듯이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기념행사까지 열렸습니다.

한우 수출에 큰 의미를 두는 이유, 한우가 전례 없는 '초과 공급' 상태라 그렇습니다.

한우 사육 두수는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고, 내년엔 더 늘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궁금해집니다.

공급이 이렇게 많다면, 한우 가격 역시 확 내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20% 넘게 내렸습니다.

그런데 소매가격은 6% 떨어진 게 전부였습니다.

'값이 싸졌다'고 느끼기 힘든 상황입니다.

[김치윤/경기도 가평군 : "(가격을 보시는 거에요? 품질을 보시는 거에요?) 가격을 보죠. 한우가 워낙 비싸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제 가격을 지금 보고 있어요."]

이유는 '유통'에 숨어 있습니다.

한우는 농가에서 소비자까지, 보통 8단계를 거칩니다.

도축, 발골, 정형을 꼭 거쳐야 하고, 단계마다 운송비와 인건비가 붙습니다.

소비자가 내는 한웃값의 48%는 유통 비용입니다.

[김민경/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 "유통업체들이 가격이 하락할 때는 하락 폭만큼 소비자 가격을 하락시키지 않아요. 수익 향상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런 성향이 강해서 연동성이 적을 수밖에 없고요."]

더구나 한우의 유통비용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한우 소비자는 늘 비싼 값을 치르지만,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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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우, 역대급 ‘초과 공급’…근데 왜 계속 비싸?
    • 입력 2023-07-03 06:29:16
    • 수정2023-07-03 07:52:34
    뉴스광장 1부
[앵커]

요즘 한우 공급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가격도 조금 내렸습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체감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지 김준범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한우가 수출길에 오릅니다.

첫 물량은 이달 안에 말레이시아에 도착합니다.

예정된 수출 규모는 한해 6백여 톤, 2천5백 마리 분량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수출 물량보다 10배 가까이 됩니다.

수출 직전 발생한 구제역 악재도 극복했습니다.

[김정희/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 : "한우의 뛰어난 맛은 이미 해외 여러 매체에서도 보도된 바 있듯이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기념행사까지 열렸습니다.

한우 수출에 큰 의미를 두는 이유, 한우가 전례 없는 '초과 공급' 상태라 그렇습니다.

한우 사육 두수는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고, 내년엔 더 늘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궁금해집니다.

공급이 이렇게 많다면, 한우 가격 역시 확 내려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우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20% 넘게 내렸습니다.

그런데 소매가격은 6% 떨어진 게 전부였습니다.

'값이 싸졌다'고 느끼기 힘든 상황입니다.

[김치윤/경기도 가평군 : "(가격을 보시는 거에요? 품질을 보시는 거에요?) 가격을 보죠. 한우가 워낙 비싸잖아요. 그래서 지금 이제 가격을 지금 보고 있어요."]

이유는 '유통'에 숨어 있습니다.

한우는 농가에서 소비자까지, 보통 8단계를 거칩니다.

도축, 발골, 정형을 꼭 거쳐야 하고, 단계마다 운송비와 인건비가 붙습니다.

소비자가 내는 한웃값의 48%는 유통 비용입니다.

[김민경/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 "유통업체들이 가격이 하락할 때는 하락 폭만큼 소비자 가격을 하락시키지 않아요. 수익 향상의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런 성향이 강해서 연동성이 적을 수밖에 없고요."]

더구나 한우의 유통비용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한우 소비자는 늘 비싼 값을 치르지만,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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