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온열질환자 287명…취약계층에 더 지독한 더위

입력 2023.07.04 (06:06) 수정 2023.07.04 (07: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 서울에선 한낮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올들어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287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폭염에도 더위를 피할 수 없는 노동자와 취약계층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윤아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컵밥 골목.

떡볶이와 순대를 뒤집을 때마다 열기가 훅, 하고 올라옵니다.

["어휴…"]

철판 온도는 80도, 노점상의 체온은 40도 넘게 치솟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땀으로 목욕을 했죠. 여름되면 한 5kg 제가 빠지거든요 살이."]

그래도 조리 시간을 맞추려면 선풍기는 틀 수 없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사방이 트여 있기 때문에 에어컨 달아봤자 다 소용이 없어요. 가스가 있기 때문에 불이 다 꺼져버려. 그러니까 밑으로 선풍기를 내릴 수가 없어요."]

사방으로 튀기는 벌건 불꽃, 얼굴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땀이 그냥 비 오듯이 내리니까요. 눈도 너무 따갑고..."]

수건을 두르고 작은 선풍기도 켰지만, 숨 막히는 더위를 쫓을 수 없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더운 날에 쉬시면 안 되는 거예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거래처랑 계약이 잡혀 있고,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앞다워 폭염 대책을 내놨던 쪽방촌은 나아졌을까.

50도를 훌쩍 넘는 집 표면 온도가 고스란히 내부로 전달되는 건 그대로입니다.

[유용근/쪽방촌 주민 : "뜬 눈으로 새우지요. 여름이 더 고역이죠. 제가 또 화상을 입었거든요."]

창문 하나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용근/서울시 영등포구/쪽방촌 주민 : "문이라고 저거 하나 있는데 공기가 통하겠어요. 연탄을 쌓아 놓으니까 탄가루만 들어오죠."]

뙤약볕이라도 차라리 밖이 낫다는 주민들.

더위를 견디지 못한 쪽방촌 주민들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골목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전국의 온열질환자는 287명, 사망자도 2명 나왔습니다.

서민과 취약 계층에 폭염은 재난입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서원철/영상편집:박주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올여름 온열질환자 287명…취약계층에 더 지독한 더위
    • 입력 2023-07-04 06:06:10
    • 수정2023-07-04 07:53:35
    뉴스광장 1부
[앵커]

어제 서울에선 한낮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아, 올들어 가장 더웠습니다.

올여름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287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폭염에도 더위를 피할 수 없는 노동자와 취약계층이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윤아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량진 학원가의 컵밥 골목.

떡볶이와 순대를 뒤집을 때마다 열기가 훅, 하고 올라옵니다.

["어휴…"]

철판 온도는 80도, 노점상의 체온은 40도 넘게 치솟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땀으로 목욕을 했죠. 여름되면 한 5kg 제가 빠지거든요 살이."]

그래도 조리 시간을 맞추려면 선풍기는 틀 수 없습니다.

[곽종수/떡볶이집 운영 : "사방이 트여 있기 때문에 에어컨 달아봤자 다 소용이 없어요. 가스가 있기 때문에 불이 다 꺼져버려. 그러니까 밑으로 선풍기를 내릴 수가 없어요."]

사방으로 튀기는 벌건 불꽃, 얼굴도 빨갛게 익었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땀이 그냥 비 오듯이 내리니까요. 눈도 너무 따갑고..."]

수건을 두르고 작은 선풍기도 켰지만, 숨 막히는 더위를 쫓을 수 없습니다.

[최석준/서울 영등포구/철공소 운영 : "(더운 날에 쉬시면 안 되는 거예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거래처랑 계약이 잡혀 있고,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앞다워 폭염 대책을 내놨던 쪽방촌은 나아졌을까.

50도를 훌쩍 넘는 집 표면 온도가 고스란히 내부로 전달되는 건 그대로입니다.

[유용근/쪽방촌 주민 : "뜬 눈으로 새우지요. 여름이 더 고역이죠. 제가 또 화상을 입었거든요."]

창문 하나 열기도 쉽지 않습니다.

[유용근/서울시 영등포구/쪽방촌 주민 : "문이라고 저거 하나 있는데 공기가 통하겠어요. 연탄을 쌓아 놓으니까 탄가루만 들어오죠."]

뙤약볕이라도 차라리 밖이 낫다는 주민들.

더위를 견디지 못한 쪽방촌 주민들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골목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올 여름 전국의 온열질환자는 287명, 사망자도 2명 나왔습니다.

서민과 취약 계층에 폭염은 재난입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서원철/영상편집:박주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KBS는 올바른 여론 형성을 위해 자유로운 댓글 작성을 지지합니다.
다만 이 기사는 일부 댓글에 모욕・명예훼손 등 현행법에 저촉될 우려가 발견돼 건전한 댓글 문화 정착을 위해 댓글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