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어도 그대로”…승강기 점검 현장 돌아보니

입력 2023.07.04 (06:47) 수정 2023.07.04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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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나홀로 승강기 수리를 하다가 추락해 숨진 20대 노동자가 남긴 마지막 말은 "혼자서는 못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고 후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현장에선 달라진 게 있을까요?

황다예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20년 경력의 승강기 수리기사 김모 씨.

장비를 짊어지고 홀로 작업 현장으로 향합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가방이... 10kg에서 한 15kg."]

한 층씩 내려 갈 때마다 온몸이 덜컹거립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각층의 도어 개폐 장치에 대한 이상 유무를 점검하면서…"]

컴컴한 통로에서 의지할 거라곤 안전벨트와 안전봉 뿐.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오래된 승강기 같은 경우에는 한 줄로만 되어있거나 아예 난간대가 없는 현장도 있습니다."]

사방이 위험인 작업 환경, 지켜봐 줄 누군가가 절실합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2명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긴 하는데 각각 1대씩 점검하고요..."]

고장 수리 때는 혼자 장비를 옮기면서 사고 원인을 찾아 수리하고, 민원도 받아야 합니다.

점검 작업 중에도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다른 승강기로 이동해 꼭대기 층에 있는 기계실부터 방문해야 합니다.

20층으로 올라오는데 걸린 시간만 10여분, 그만큼 업무강도는 세지는 겁니다.

할당량을 채우려면, 눈으로만 점검해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1인이 안에서 대기를 하고 있고, (밖에서) 수동운전으로 해 내린 다음에 또 한명이 (근데 지금 한 명밖에 없는데 어떻게...?) 일단 오늘은 육안점검으로..."]

이 업체에선 지난달 20대 노동자가 홀로 승강기를 수리하다 숨졌습니다.

경찰은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선 노동자들이 나홀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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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죽어도 그대로”…승강기 점검 현장 돌아보니
    • 입력 2023-07-04 06:47:39
    • 수정2023-07-04 06:57:07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달 나홀로 승강기 수리를 하다가 추락해 숨진 20대 노동자가 남긴 마지막 말은 "혼자서는 못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고 후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현장에선 달라진 게 있을까요?

황다예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20년 경력의 승강기 수리기사 김모 씨.

장비를 짊어지고 홀로 작업 현장으로 향합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가방이... 10kg에서 한 15kg."]

한 층씩 내려 갈 때마다 온몸이 덜컹거립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각층의 도어 개폐 장치에 대한 이상 유무를 점검하면서…"]

컴컴한 통로에서 의지할 거라곤 안전벨트와 안전봉 뿐.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오래된 승강기 같은 경우에는 한 줄로만 되어있거나 아예 난간대가 없는 현장도 있습니다."]

사방이 위험인 작업 환경, 지켜봐 줄 누군가가 절실합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2명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오긴 하는데 각각 1대씩 점검하고요..."]

고장 수리 때는 혼자 장비를 옮기면서 사고 원인을 찾아 수리하고, 민원도 받아야 합니다.

점검 작업 중에도 고장 신고가 들어오면 다른 승강기로 이동해 꼭대기 층에 있는 기계실부터 방문해야 합니다.

20층으로 올라오는데 걸린 시간만 10여분, 그만큼 업무강도는 세지는 겁니다.

할당량을 채우려면, 눈으로만 점검해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김○○/승강기 수리기사/음성변조 : "1인이 안에서 대기를 하고 있고, (밖에서) 수동운전으로 해 내린 다음에 또 한명이 (근데 지금 한 명밖에 없는데 어떻게...?) 일단 오늘은 육안점검으로..."]

이 업체에선 지난달 20대 노동자가 홀로 승강기를 수리하다 숨졌습니다.

경찰은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선 노동자들이 나홀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예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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