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노마스크’…국경 통한 왕래는 언제쯤?

입력 2023.07.05 (06:00) 수정 2023.07.0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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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포착된다는 점인데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체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북한의 방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걸까요?

■ RFA "북한 당국, 이달 들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미국 국제방송청 산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시간 1일, 북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지난달 30일 주민들에게 '7월 1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 지시는 도내의 각급 공장, 기업소,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해제 조치의) 배경은 2차 감염을 고려한 대책"이라며 "규찰대까지 동원해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단속함에 따라 피부병과 눈병 등 2차 질병이 확산하게 됐다"고 RFA에 밝혔습니다. 즉, 북한 당국이 더운 여름철 마스크 착용 탓에 피부병과 눈병이 확산함에 따라 임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30일 보도된 북한 류원신발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지난달 30일 보도된 북한 류원신발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

실제 지난달 30일자 노동신문에는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이번달 들어서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3일 보도된 평양영예군인교육도서인쇄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지난 3일 보도된 평양영예군인교육도서인쇄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

다만 코로나19 방역 현장이나 의료기관, 또는 논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북한 마스크 착용 현저히 줄어…방역 완화 필요성 있을 것"

통일부도 북한의 방역 관련 변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드릴 만한 정보는 없다"면서도 "3일자 노동신문부터 마스크 착용이 현저하게 많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히 부분적으로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방역 해제 동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봐야 한다"며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여나 국경 개방 등 여러 동향이 분명히 있고 3년 반 가까이 강도 높은 방역을 한 만큼 이를 풀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지 않나 추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위드 코로나' 준비하는 북한?…국경 왕래는 언제쯤?

북한이 전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위드 코로나'에 나선 것이라면, 실제 국경 개방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전문가들은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오는 9월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즈음까지는 국경 개방을 준비해 왕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만큼 위드 코로나, 국경 개방쪽을 선택한 것 같지만 완전한 '엔데믹(endemic,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선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 관영매체들의 관련 보도가 없는 만큼 시범적인 조치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앞으로 1~2주 정도가 고비로, (코로나19 확산이) 감당 가능한 정도라고 판단하면 국경을 열 것이고 아니면 9월 아시안게임 때까지 미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올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패럴림픽 등 장애인 대회 등에도 출전 준비를 하는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장애인 탁구 선수들의 사진 / 출처 :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홈페이지북한 장애인 탁구 선수들의 사진 / 출처 :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홈페이지

북한의 장애인 복지단체인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장애자선수들은 창공 높이 람홍색 공화국기를 휘날릴 그날을 그리며 훈련에 구슬땀을 바쳐가고 있다"며 "(선수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승의 단상에서 장중한 국가의 주악을 들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기를 우러러 보게 될 그 순간"이라며 국제대회 출전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3년 넘게 잠궈놓았던 빗장을 풀 준비를 하는 북한. 이번 '노마스크' 조치가 그 첫 걸음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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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포착된다는 점인데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체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북한의 방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걸까요?

■ RFA "북한 당국, 이달 들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미국 국제방송청 산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현지시간 1일, 북한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지난달 30일 주민들에게 '7월 1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 지시는 도내의 각급 공장, 기업소, 주민들에게 전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해제 조치의) 배경은 2차 감염을 고려한 대책"이라며 "규찰대까지 동원해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단속함에 따라 피부병과 눈병 등 2차 질병이 확산하게 됐다"고 RFA에 밝혔습니다. 즉, 북한 당국이 더운 여름철 마스크 착용 탓에 피부병과 눈병이 확산함에 따라 임시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지난달 30일 보도된 북한 류원신발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
실제 지난달 30일자 노동신문에는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이번달 들어서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난 3일 보도된 평양영예군인교육도서인쇄공장 사진 / 출처 : 노동신문
다만 코로나19 방역 현장이나 의료기관, 또는 논에서 농약을 살포하는 등의 경우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북한 마스크 착용 현저히 줄어…방역 완화 필요성 있을 것"

통일부도 북한의 방역 관련 변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드릴 만한 정보는 없다"면서도 "3일자 노동신문부터 마스크 착용이 현저하게 많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히 부분적으로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방역 해제 동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봐야 한다"며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여나 국경 개방 등 여러 동향이 분명히 있고 3년 반 가까이 강도 높은 방역을 한 만큼 이를 풀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지 않나 추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위드 코로나' 준비하는 북한?…국경 왕래는 언제쯤?

북한이 전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위드 코로나'에 나선 것이라면, 실제 국경 개방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전문가들은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오는 9월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즈음까지는 국경 개방을 준비해 왕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만큼 위드 코로나, 국경 개방쪽을 선택한 것 같지만 완전한 '엔데믹(endemic, 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선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 관영매체들의 관련 보도가 없는 만큼 시범적인 조치라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앞으로 1~2주 정도가 고비로, (코로나19 확산이) 감당 가능한 정도라고 판단하면 국경을 열 것이고 아니면 9월 아시안게임 때까지 미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올해 아시안게임에 이어, 패럴림픽 등 장애인 대회 등에도 출전 준비를 하는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장애인 탁구 선수들의 사진 / 출처 :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홈페이지
북한의 장애인 복지단체인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장애자선수들은 창공 높이 람홍색 공화국기를 휘날릴 그날을 그리며 훈련에 구슬땀을 바쳐가고 있다"며 "(선수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승의 단상에서 장중한 국가의 주악을 들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기를 우러러 보게 될 그 순간"이라며 국제대회 출전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3년 넘게 잠궈놓았던 빗장을 풀 준비를 하는 북한. 이번 '노마스크' 조치가 그 첫 걸음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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