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안으로 들어간 ‘앤디 워홀’ 작품? 남다른 ‘대표님의 영장심사’

입력 2023.07.0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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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심사 법정 앞에 등장한 '앤디 워홀'?

노끈으로 묶은 서류 더미, 보자기로 싸맨 증거 문서...

영장심사 법정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피의자를 구속시킬지 말지 결정하는 곳이다 보니, 피의자 측과 검찰 측의 '증거' 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법정 안으론 보기만 해도 무거운 서류 더미들이 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오늘(6일) 오전 열린 한 구속영장 심사 법정 안으로, 그림 세 점이 들어갔습니다.

그중 하나는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대표적인 작품인 '꽃' 에디션입니다.

앤디 워홀의 꽃 에디션 중 한 작품은 지난해 5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천584만 달러, 우리 돈으로 206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비싼 그림을, 왜 검찰 직원들이 포장지 하나 싸지 않고 '덜렁' 들고 들어간 걸까요?


■ 알고보니 모두 가품..."자금세탁의 증거"

이 '명작'들이 들어간 곳, 서울 강남구 한 갤러리 대표 남 모 씨의 구속 영장 심사 현장이었습니다.

남 씨의 갤러리, 지난 5월 발생한 SG 증권발 폭락 사태와 연결된 곳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의 자금세탁 창구로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갤러리가 아니라, 갤러리로 '가장'한 곳에서 작품을 거래하는 척 꾸며 자금을 옮겼다는 건데요.

오늘 법정에 들어간 그림도 모두 진품이 아닌 '위조품'이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유명 작품의 사진을 찍어 인쇄한 위조품"이라며 "해당 갤러리의 그림들이 자금 세탁에 이용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영장 심사에 직접 가지고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남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중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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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6 18: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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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장심사 법정 앞에 등장한 '앤디 워홀'?

노끈으로 묶은 서류 더미, 보자기로 싸맨 증거 문서...

영장심사 법정 앞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피의자를 구속시킬지 말지 결정하는 곳이다 보니, 피의자 측과 검찰 측의 '증거' 다툼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법정 안으론 보기만 해도 무거운 서류 더미들이 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오늘(6일) 오전 열린 한 구속영장 심사 법정 안으로, 그림 세 점이 들어갔습니다.

그중 하나는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대표적인 작품인 '꽃' 에디션입니다.

앤디 워홀의 꽃 에디션 중 한 작품은 지난해 5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천584만 달러, 우리 돈으로 206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비싼 그림을, 왜 검찰 직원들이 포장지 하나 싸지 않고 '덜렁' 들고 들어간 걸까요?


■ 알고보니 모두 가품..."자금세탁의 증거"

이 '명작'들이 들어간 곳, 서울 강남구 한 갤러리 대표 남 모 씨의 구속 영장 심사 현장이었습니다.

남 씨의 갤러리, 지난 5월 발생한 SG 증권발 폭락 사태와 연결된 곳입니다. 주가조작 일당의 자금세탁 창구로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진짜 갤러리가 아니라, 갤러리로 '가장'한 곳에서 작품을 거래하는 척 꾸며 자금을 옮겼다는 건데요.

오늘 법정에 들어간 그림도 모두 진품이 아닌 '위조품'이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유명 작품의 사진을 찍어 인쇄한 위조품"이라며 "해당 갤러리의 그림들이 자금 세탁에 이용됐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영장 심사에 직접 가지고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본시장법 위반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남 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중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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