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냈는지 제출”…전교조 ‘검열’ 반발

입력 2023.07.07 (16:12) 수정 2023.07.0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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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어제(6일)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내용을 시험에 낸 적이 있는지 묻는 내용입니다. 일선에서는 문제 검열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하태경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

■ 전교조 "교육 자주성 침해…통제 시도 규탄"

하태경 의원이 보낸 공문을 보면 올해 1학기 국어, 사회(역사 포함) 교과 기말고사 시험 문항 중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문제 출제 여부를 제출해달라고 돼 있습니다.

오염수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면 시험 문항의 원문을 공문으로 제출해달라며 제출 기한을 12일까지로 정했습니다.

이에 전교조는 "교육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의무 사항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권리 조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 조항을 이유로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보여주지 말라'는 주장이야말로 비교육적이며 정치 편향적 의도"라면서 "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려는 시도야말로 정치적 편향이며 학생들을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전교조는 "교육을 통제하려는 일부 의원들의 시도를 규탄하며 교육과 무관한 일로 학교의 행정력을 낭비하는 자료 제출 요구 중단을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의 사회 교사는 "문제를 낼 때 다양한 사회 현상의 사례들을 제시하고 쟁점이 되는 문제도 낼 수 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외교, 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의 문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사는 하태경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 자주성, 전문성을 훼손하면서 그렇게 요구하는 건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호하고 권리를 신장시키는 쪽으로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하태경 의원 "오염수 방류 반대 유도 문제 제보 있어서 확인 차원"

오염수 관련 시험 문제 자료 요구를 왜 했는지 하태경 의원에게 물었습니다.

하 의원은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유도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익명의 제보가 있어서 확인해 보려고 자료를 요구했다"고 답했습니다.

하 의원은 "제보가 사실인지 확인해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전교조의 '교육의 자주성 침해' 주장에 대해선 "학교 시험 문제는 학생들이 다 보는 건데 그것을 왜 공개를 못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조경태 의원, 세월호·박원순·손석희 관련 도서 제출 요구

앞서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공문을 통해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정치사 인물 관련 도서 보유 현황'을 요구했습니다.

공문에서 제시한 작성 예시에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전직 대통령과 윤석열 현 대통령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손석희 전 JTBC 사장의 이름과 함께 '세월호', '새마을운동'과 같은 단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조 의원은 해당 인물들에 대한 저서를 포함해 해당 인물들이 저술한 도서가 있으면 표시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전국 모든 대학들에도 요구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조경태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

이에 대해 전교조 사서교사위원회는 "조경태 의원실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명백한 도서 검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서교사위원회는 "학교별로 무슨 도서를 구매했는지, 검열에 가까운 현황 조사 행위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학교 검열이야말로 학교가 정치나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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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7-07 1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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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어제(6일)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전국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내용을 시험에 낸 적이 있는지 묻는 내용입니다. 일선에서는 문제 검열이라는 반발이 터져나왔습니다.

하태경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
■ 전교조 "교육 자주성 침해…통제 시도 규탄"

하태경 의원이 보낸 공문을 보면 올해 1학기 국어, 사회(역사 포함) 교과 기말고사 시험 문항 중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문제 출제 여부를 제출해달라고 돼 있습니다.

오염수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면 시험 문항의 원문을 공문으로 제출해달라며 제출 기한을 12일까지로 정했습니다.

이에 전교조는 "교육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의무 사항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권리 조항"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 조항을 이유로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보여주지 말라'는 주장이야말로 비교육적이며 정치 편향적 의도"라면서 "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려는 시도야말로 정치적 편향이며 학생들을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으로 키우겠다는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전교조는 "교육을 통제하려는 일부 의원들의 시도를 규탄하며 교육과 무관한 일로 학교의 행정력을 낭비하는 자료 제출 요구 중단을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고등학교의 사회 교사는 "문제를 낼 때 다양한 사회 현상의 사례들을 제시하고 쟁점이 되는 문제도 낼 수 있다"면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외교, 환경, 지속 가능한 미래의 문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사는 하태경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 자주성, 전문성을 훼손하면서 그렇게 요구하는 건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호하고 권리를 신장시키는 쪽으로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하태경 의원 "오염수 방류 반대 유도 문제 제보 있어서 확인 차원"

오염수 관련 시험 문제 자료 요구를 왜 했는지 하태경 의원에게 물었습니다.

하 의원은 "일본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유도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익명의 제보가 있어서 확인해 보려고 자료를 요구했다"고 답했습니다.

하 의원은 "제보가 사실인지 확인해서 문제가 없으면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며, 전교조의 '교육의 자주성 침해' 주장에 대해선 "학교 시험 문제는 학생들이 다 보는 건데 그것을 왜 공개를 못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 조경태 의원, 세월호·박원순·손석희 관련 도서 제출 요구

앞서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공문을 통해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현대정치사 인물 관련 도서 보유 현황'을 요구했습니다.

공문에서 제시한 작성 예시에는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전직 대통령과 윤석열 현 대통령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손석희 전 JTBC 사장의 이름과 함께 '세월호', '새마을운동'과 같은 단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조 의원은 해당 인물들에 대한 저서를 포함해 해당 인물들이 저술한 도서가 있으면 표시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같은 내용의 공문을 전국 모든 대학들에도 요구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공문
이에 대해 전교조 사서교사위원회는 "조경태 의원실의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명백한 도서 검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서교사위원회는 "학교별로 무슨 도서를 구매했는지, 검열에 가까운 현황 조사 행위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학교 검열이야말로 학교가 정치나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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